소만사가 메이드인USA를 꿈꾸는 이유
2007. 10. 02 사람들 |
‘ISV 임파워먼트 랩’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2006년 5월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스티브 발머 사장이 방한했을 때 밝힌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의 하나로 향후 3년간 60개 국내 혁신적인 역량을 가진 소프트웨어 기업을 선정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 중 5개 업체를 별도로 선발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중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기 출범식에서는 1기 업체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소만사(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 김대환 사장의 사례가 발표됐다. 소만사의 해외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최일훈 전무를 만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유재성 사장은 지난 9월 7일 열린 이노베이션 센터 2기 출범식에서 “전세계 IT 시장에서 1% 밖에 안되는 국내 상황만을 탓하고 있어야 할까요? 이제 전세계를 대상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활동하는 꿈을 꿔 봅시다. 이노베이션 센터는 바로 이런 꿈의 출발점입니다”라고 밝혔다.
국내의 열악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만을 보고 한탄하기 보다 이제 해외를 대상으로 새롭게 생각하고 과감히 도전해보자는 격려의 말이었다.
그래서 과감히 도전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 1기 업체로 선정돼 북미 지역에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성과도 얻고 소만사를 방문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1년간 지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소만사는 1997년 설립돼 98년 5월 내부기밀 유출방지 솔루션인 ‘메일-아이 1.0(Mail-i 1.0)’을 선보이면서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10년째 한우물을 파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 시장 점유율 65%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소만사는 지난 2006년 6월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나서 반년이 지난 후 2007년 1월부터 멕시코 주정부 두 곳, 미국 LA 지역의 센터뱅크, 미연방정부에 물품을 조달하는 프라임컨트랙터인 ‘텔로스(TELOS)’에 메일-아이 제품을 2억원 가량 수출했다. 수출액만 보면 아직까지는 미약한 수준이다.
소만사 최일훈 전무는 “국내 시장은 글로벌 IT 시장의 1%이고 대기업 위주로 형성돼 있습니다. 패키지소프트웨어 업체가 살아 남는 방법은 글로벌 시장밖에 없습니다. 이제 시작인데 출발이 좋습니다”라고 현재의 성과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소만사의 북미 지역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꾸준히 노크해 왔다. 일본 시장은 2000년 진입을 위해 타진해 봤지만 리셀러나 채널 발굴과 진입하는 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려 포기했다. 중국은 웹키퍼라는 보안 제품을 들고 진출을 모색했지만 SW에 대한 제값 받기가 힘들었고, 중국 특유의 장벽을 넘기도 어려워 아예 소프트웨어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미국 시장 진출은 하우리USA 권석원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안티바이러스 업체인 하우리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하우리USA는 하우리의 국내 사업이 여의치 않으면서 공중 분해됐다. 하지만 당시 권석원 대표가 쌓은 인맥과 확보한 채널들이 있어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었고, 그런 경험들과 메일-아이라는 제품이 어울어져 수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일훈 전무는 “미국 시장은 전세계 소프트에어 시장의 7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인 셈이죠. 미국 시장은 상당히 넓기 때문에 수많은 관련 매체에 제품 인지도 제고를 위해 엄청난 마케팅 비를 투자해야 합니다. 또 관련 전시회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전시회에 참여해 실제 고객이 관심을 보였더라도 구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고객들은 지속적인 제품 개발 계획과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한지 파악한 후에 제품을 구매합니다. 미국 내 채널 확보가 그만큼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개인 대상의 제품의 경우 미국 내 인지도 높은 인증 기관을 거쳐 높은 평점을 받으면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만 기업 대상의 제품은 제품의 경쟁력은 물론 지속적인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인증마크도 대표적인 곳 5군데 정도에서 받아야 그마나 명함을 내밀 수 있다. 소만사는 국내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에게 알맞는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부터 복잡한 설정 방식도 단순하게 바꿨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 버전을 단순히 영문 버전으로 옮기지 않아도 된다.
국내에서 제품을 공급하면 미국 사업은 소만사USA 대표가 담당한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소만사 김대환 사장도 인터뷰 자리에 동석했다. 그는 “의지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기업이 하나둘이 아니다. 최종 사용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지만 미국의 채널을 어떻게 확보해 관계를 맺어가느냐가 제품 경쟁력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대환 사장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기업을 공개하고 나서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1년간 열심히 투자를 합니다.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도전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단기간 성과가 나지 않아 주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다보니 씨앗을 제대로 뿌려보기도 전에 다시 철수합니다. 이런 상황이 악순환 되다보니 미국은 물론 해외 시장 전문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해외 진출은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라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도움을 줬을까?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자금은 지원하지 않는다. 최일훈 전무는 “해외 전시회에 참여할 때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보안과 IT 컨플라이언스 관련한 전시회가 100개가 넘는데 이중 10여곳을 갑니다. 행사장에 가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로고를 쓸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니 단순히 로고를 쓰는 데 무슨 도움이란 말인가? 최일훈 전무는 “가트너에서 CEO급들을 초청하는 엑스포 행사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으로 참여했는데요. 일단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회사를 모두가 알기 때문에 로고 자체가 갖는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단순히 로고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수출 담당자에 대한 교육과 미국 내 전시회 참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미디어에 홍보를 하면서 파트너들에 대한 인지도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네트워크에 합류한 것 자체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소만사는 북미 시장 진출 첫해지만 좀더 장기적인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최일훈 전무의 발언은 상당히 도발적이면서 자극적이다. 그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간판을 달고는 소프트웨어 수출이 어렵습니다”라고 단언한다. 해외에 수출을 하면서 무슨 말인가? 최 전무는 미국 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벤처 기업들이 성장하는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제품 경쟁력과 서비스 경쟁력으로 인지도를 확산한 후 벤처캐피탈을 통해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규모를 키우고 나서 미국 현지에 소프트웨어 연구소를 세우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로 성장해야 합니다. 아마도 메이드 인 USA 제품이 되겠죠. 트렌드마이크로라는 대만 회사도 미국에 진출 한 후 이런 전략을 폈습니다. 이런데도 마케팅에서 시만텍에 미리는 것 보십시오” 라고 말했다.
소만사도 해외 진출을 꿈꾸는 국내 수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체 중 하나다. 이제 첫 발걸음을 내딛였을 뿐이다. 그들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들의 성과들이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좋은 선례와 노하우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마라톤 같은 경주에서 이제 출발점을 떠난 소만사가 어떤 기록을 달성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