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여자’가 아니라 ‘개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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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주도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다음과 함께 국내 대표 기술자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열린 컨퍼런스 ‘디브온’, ‘자바개발자행사 2012’, ‘구글 오픈소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자 개발자를 발견하기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일 정도로 힘들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행사들만 갖는 공통점이 아니다. 전세계 개발자 행사에서 ‘여성’을 마주하기 쉽지 않다.

2009년 샌프란시스코 소재 ‘오렌지 랩’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5%, 컴퓨터과학 분야 학사학위를 받은 여성 비율은 11.8%다. 이 뿐 아니다. 실리콘밸리 소재 회사 여성 임원 비율은 8.5%, 여성이 경영하는 벤처회사 비율은 4.3%, 오픈소스 개발자 중 여성이 참여하는 비율은 2%에 그친다고 한다. 이 수치는 2009년이나 2012년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구글과 애플의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서 전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선호하는 흐름은 거세졌지만, 막상 이 속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자 개발자를 찾기 어렵다.

국내도 이런 분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통계청이 실시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11월1일 기준 국내 전체 인구 4799만1천 명 중 여성 인구는 2415만 명으로 50.3%를 넘게 차지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를 채 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자 개발자가 개발 환경에서 마냥 소수민족 지위만 갖고 있으란 법은 없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자 개발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전수현 여자개발자모임 운영자와 게임회사 론탭과 자바개발자협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정현 서버 개발자, 채용공고에 ‘여성개발자를 우대합니다’라고 명시할 정도 여자 개발자 영입에 적극적인 회사로 알려지니 온오프믹스의 양준철 대표와 만나 어떻게 하면 여자들이 맘놓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에 고민해 봤다.

포럼 참가자들은 불만이 아닌 모범 대안이 제시돼야 많은 회사들이 좋은 사례를 보고 따라갈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정 회사 개발자나 기획자는 여자 개발자를 하대한다’, ‘다수의 여자개발자들이 술과 담배로 인해서 개발환경을 떠나고 있다’라는 식의 불만을 나누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에서 여자개발자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오히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지, 개발자나 기획자는 여자 개발자를 어떻게 대해야 의사소통이 잘 되는지 그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일시 : 2012년 3월7일 4시30분
  • 장소 : 블로터 아카데미
  • 참석자 :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이정현 론탭 서버 개발자 겸 자바개발자협회 대외협력위원, 전수현 여자개발자모임 운영자, 이지영 블로터닷넷 기자

이지영 : 우선 각자 맡아서 진행하고 있는 일과 어떻게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됐는지를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이정현 : ‘와인드업’이라는 온라인 야구 게임 개발 업체 론탭에서 일하고 있다. 서버 개발자로, 게임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게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엔진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게임 개발의 꽃은 클라이언트 개발이 아닌 서버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4살 때 처음으로 컴퓨터를 만져봤다. 8비트 컴퓨터를 처음 접한 뒤 푹 빠졌다. 혹시 재믹스라는 대우전자에서 만든 가정용 게임기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게임 롬팩을 꽂으면 게임이 실행되는데, 재믹스를 가지고 베이직 코딩을 해서 게임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 5살 때부터 직접 코드를 짜서 게임을 즐겼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렇게 코딩을 하는 작업도 게임을 하기 위한 과정이란 것을 알게 됐다. 그 뒤 컴퓨터 학과로 대학을 진학한 뒤 게임 개발자를 구하는 회사를 알아보다가 현재에 이르게 됐다.

전수현 : 여재개발자모임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잠시 쉬면서 영어공부 중이다. 외국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게 목표다. 참고로 재믹스, 롬팩하는 부문에서 웃음이 나왔다. 나와 너무나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개발자들은 ‘개발해야겠다’라는 일종의 계시를 받고 개발 환경에 뛰어들게 되는 것 같다.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오라클 제고관리 솔루션을 사용하다가 ‘아, 이런 기능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개선하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개발자와 얘기를 나누는 도중에 에디트 플러스의 검은색 바탕과 흰 글씨를 접하고 거기에 푹 빠져버렸다. 그 뒤 순식간에 필이 꽂혀서 컴퓨터 공학으로 편입하고 라이선스도 땄고,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됐다.

양준철 : 이벤트 플랫폼 업체인 온오프믹스의 대표로 있다. 7살에 MSX2를 접했다. 재믹스 팩을 꽂으면 게임이 되고, 하드디스크가 아닌 테이프에 저장을 하고 키보드만 달랑 있는 그 MSX 말이다. 이것과 TV를 연결하면 화면이 보이고, 저장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녹음기가 있기 때문에, 코딩을 하려면 녹음이랑 플레이를 누른 상태에서 해야 저장이 됐다. 전수현 개발자가 검정색 화면과 흰 글씨에 꽂혔다면 난 녹색 화면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시작으로 개발의 길을 걷게 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다니던 학교가 정보통신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PC통신 전용선이 들어와 모두 천리안에 의무가입하게 됐다. 그 이후 개발보다 서버가 더 재미있다고 느꼈다. 통신이 뜨면서 해커가 떴고, 해커가 되기 위해서 서버를 계속 연구했다. 사설 게시판(BBS)을 개발하면서 5학년 때 리눅스 서버를 접하게 됐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꾸준히 커뮤니티 활동을 했다. 서버 관련 공부를 계속하던 중 개발자 선배들이 “너만은 개발자가 아닌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라며 “개발과 서버를 다룰 줄 아는 기획자가 되라”라는 조언을 해줘 경영으로 길을 틀었다. 당시 선배들은 기술을 얼마든지 배울 수 있지만, 인문학은 시기가 지나면 배울 수 없다며 인문학 중심으로 공부하기를 권유했다. 그 다음부터 경영을 중심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학교도 경영하기 주전공 컴퓨터공학이 부전공이다. 개발에 흥미를 갖고 시작했지만, 시스템 엔지니어, 개발자, 기획자,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최고경영자가 됐다.

이지영 : 각자 회사에서 일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양준철 : 개발자들에게 있어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은 일상적이지 않는가. 커뮤니티 활동을 초등학교 때부터 하면서 이를 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어 아쉬었다. 온오프믹스도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잘 하기 위한 방법으로 만들게 됐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나도 굉장히 ‘개발자스러운’ 시작을 한 것 같다.

이정현 : 입사할 때부터 내 성향이 잘 담긴 곳에 들어가게 됐다. 취업을 준비할 당시에 ‘대기업에 들어가야지’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냥 대기업은 들어가기 싫었다. 그렇게 큰 기업에 들어가게 되면 내 말은 하나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랄까. 지금 회사는 대기업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 개발자에게 주는 책임 범위가 상당히 자율적이다.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개선할 점 같은 의사소통이 팀장과 바로 이뤄진다. 내가 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게 잘 반영된다.

양준철 : 그건 이정현 개발자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오늘 모인 주제인 ‘여자 개발자들이 일하기 힘들어 한다’라는 점에서 다른 여자 개발자들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한 경험을 누렸을 수 있다. 사석에서 이정현 개발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사람을 낯설게 대하지 않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 능력은 개발자 여부를 떠나서 상대방에게 호의적으로 다가간다. 일부 여자 개발자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전수현 : 첫 직장으로 10년 된 회사에 입사 했을 때, 이 세상 프로그램 다 만들겠다는 포부로 입사했다. 참고로 그 회사가 10년 동안 뽑은 여자 개발자는 한 명도 없었다. 내가 최초이자 처음인 셈이다. 노력을 많이 했다. 담배가 싫었지만, 선배 개발자들이 담배 피우면서 하는 깨알 같은 얘기를 듣기 위해 흡연실 출입을 자처했다. 한마디, 한마디 나에게 득으로 작용할 것이 뻔한데 피하기 싫었다. 6개월 뒤 실망스러운 일을 경험했다. 같이 입사한 남자 동기가 2명인데, 그들 모두 2개의 프로젝트를 맡아 활약하고 있었다. 나는 전화와 유지보수 일만 맡았다. 가끔 다른 여직원이 하는 경리 일을 도와주기도 했다. 퇴사를 결심하면서, 다른 동기와 차별하는 듯한 처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선배들은 “네가 조금이라도 회사를 오래 다니게 하기 위해서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애초에 말했다면 뭔가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회사에 다른 여자 개발자가 있었더라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은 ‘여자개발자모임’을 만든 계기가 됐다.

양준철 : 배려가 독으로 작용했다. 남자 개발자의 경우 여자를 접할 기회가 드문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여자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상상속의 ‘여자는 공주님’이라는 식으로 이해해서 자기 방식으로 잘해주려다 보니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

이정현 : 남자 개발자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 남자가 화를 내면, ‘얘 왜 갑자기 이렇게 기어올라’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반면, 여자가 화를 내면 ‘생리 시작했나?’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물론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여자도 똑같이 화가 나서 화를 낼 때가 있다. 단순히 생리주기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 좀 속상하다.

이지영 : 그런 오해 외에 의사소통 문제로 속상한 경우는 없는가. 저번 자바개발자행사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니 상당수 여자 개발자들이 기업에서 불이익을 받는것으로 보였다. 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이정현 : 과거에 다녔던 한 회사에서 회식 문화가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 회사에 여자 개발자가 3명 있었는데, 다른 두 개발자는 밤 늦게 술 마시면서 회식하는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개발하면서 밤샘하는 일은 허다하다. 야근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프로젝트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밤을 새워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위해선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수인데, 그 과정에서 남자 개발자들은 술을 선호한다. 다른 여자 개발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 점심으로 회식을 옮겨보기도 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을 회식 장소로 정해보기도 했다. 피치못해 술자리가 이어질 때 다른 개발자는 불참을 선언했다. 결국 그들을 제외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졌다.

전수현 : 까페에 올라오는 글을 살펴보면 회식 문화가 괴롭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이들 모두 마시기 싫은 술을 억지로 강요받거나, 분위기에 어울려야 하는 걸 어떻게 다뤄야 할 지 모르고 있다. 사실 여자들끼리 의사소통은 커피숍에서 커피만 있어도 무한 수다가 가능하다. 물론 술자리에 무조건 불참하는게 답은 아니지만 뭔가 대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양준철 : 개인 경험으로는, 술자리에서 단 한번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발생하느냐가 향후 회식 문화를 바꾸는 것 같다. 보통 어른들은 무조건 술을 거절하는 사람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 차라리 잔을 받되, “제가 이 잔은 받지만 사정이 있어서 더 이상 술은 받지 못한다. 이애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의사를 전달하면 되려 강권하지 않는다. 보통 많은 여자 개발자분들이 회식을 두려워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에 회식에 참가하지 않기보다는 우선 참가하고 난 뒤, 일단은 잔을 받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이 서로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 개발자들은 술이 좀 들어가면 과장이나 부장이 형이 될 수 있는 친숙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이런 시간을 통해 서로 개발의 고충을 나누면서 의사통을 전달한다.

전수현 : 그런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다만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해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신입이면서 단호하게 그 자리에서 술을 못마신다고 말한 여자 개발자가 어디 있겠는가. 이해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탐탁치 않게 여기시는 분들도 많아 걱정이다. 사실 양준철 대표가 있는 회사면 걱정 안 할거다.

지금은 좀 변하기도 했지만 일부 회사는 여전히 여자개발자를 개발자로 대우 안하는 경우도 있다. 여자라서 일 외에 청소를 시키고, 커피 심부름 시키는 경우다. 남자 후임이 들어왔을 때 후임으로부터 무시 받았다고 하소연하는 여자 개발자 글도 여자개발자모임 까페에서 많이 접했다.

양준철 : 주로 여자개발자모임 까페에 올라오는 글에는 이 점을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개발자 자신의 성격이 무엇인지, 앞뒤 사정 없이 자신이 ‘여자’이기 때문에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은가.

전수현 :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여자’라서 차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들이 거짓말도 100줄 넘게 사연을 말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정현 : 전수현 운영자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 그렇다면 혹시 겪었던 차별이 잘 해결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전수현 : 물론 있다. 사장이 여자 개발자 채용을 거부했지만, 뚝심 있게 회사 남아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해 사장으로부터 칭찬을 들은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인식의 전환을 이뤄낸 사례도 여러 번 접했다.

양준철 : 그렇다면 해결책으로 이런 방안은 어떨까 싶다. 전수현 개발자와 이정현 개발자 얘기 들으면서 생각나는 게 있는데, 두 사람이 남자 개발자와 여자개발자가 원활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백서 같은걸 집필했으면 좋겠다. 그럼 서로 오해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남자 개발자들도 여자 개발자들을 많이 어려워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오해없이 의사소통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 멋지지 않는가.

그리고 선례가 중요한 것 같다. 그건 남자건 여자건 똑같지만, 여자 개발자를 뽑았는데 그 사람이 일을 잘하고 착실하면 그 회사가 여자 개발자에 갖고 있는 인식은 좋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정현 : 원론적이긴 하지만 옳다고 본다. 그 점에서 개발자를 언급할 때, 남자와 여자를 나누는 일부터 줄여나가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렇게 접근하면 여자와 남자를 구분하는 게 아니라 개발 환경 전체 개선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물론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있다.

이지영 : 차이에 기반한 평등과 그냥 평등을 좀 구분해야 할 것 같다. 여자 개발자를 남자 개발자들과 똑같이 대한다고 해서 차별이 없는 것은 아닐 것 같다. 배려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여자와 남자 개발자 간 차이를 인정해야 할 부문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정현 : 성 차이에서 비롯되는 본질적인 체력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사람 차이라고는 해도 여자는 생리 기간에 작업하기가 좀 힘들다. 몸의 변화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야근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밤 새우고 2~3시간만 자도 충분한 남자와 달리 여자는 체력 회복에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차이는 서로 이해했으면 한다.

그런데 사실 이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아니다. 개발환경 문제에서 비롯된다. 일부 회사는 야근을 감행하는가하면, 또 어떤 회사는 야근 문화가 없다.

양준철 : 야근을 하는 것은 시스템 문제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를 나눠 얘기할 순 없긴 한데, 대부분 여자들은 복리후생에 민감하다. 업무 강도에 문제가 아니라 회사 프로젝트가 무엇이냐에 따르 근무환경이 달라지는 데 이 점에서 여자와 남자가 받는 부담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이정현 : 결론은 남자와 여자 모두 성별을 떠나서 어떻게 하면 좀 더 개발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느냐에 달린 것 같다.

양준철 : 토론이 진행되면서 계속 고민을 해봤다. 사실 지금까지 얘기한 여자 개발자가 겪는 어려움은 모든 개발자들이 다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 차별이 계속 얘기가 나오는 것은 어떻게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지 모른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여자 개발자에게 어떻게 대우하는게 좋은 회사인지에 대한 사례가 더 많이 전파됐으면 좋겠다.

즉, 우리 회사는 이래서 좋지 않다고 말하기보다는, 이렇게 하면 좋아진다고 접근하는 게 더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주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우리의 여성 개발자들도 다 엄마입니다” 같은 캠페인 어떤가. 그리고 커뮤니티에서 나온 이야기를 단순한 불만 토론의 장이 아니라 공론의 장으로 만들 필요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