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SW대학,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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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25일 NHN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육성하겠다’라며 팔을 걷어부쳤다.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총 1천억원을 투자해 교육기관을 만들고, 기업 업무 환경에 맞는 실무형 SW 개발자를 육성하겠다는 통큰 계획이었다.

시작 당시 가칭 ‘SW아카데미’였던 이 계획은 약 6개월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NHN NEXT 학교’로 점점 실체를 갖춰나가고 있다. 오는 4월 교수 채용과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홍보를 앞두고 있으며, 9월에는 정식으로 학생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평철 NEXT 학장과 박순영 학사행정팀 부장을 만나 구체화된 교육 철학과 NEXT 진행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평철 학장에게선 ‘SW인재 양성’에서 더 나아간 ‘어떤 SW인재를 길러낼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방향을 박순영 부장에게선 NEXT가 어느 정도 준비됐는지 들을 수 있었다.

김평철 학장은 “차세대(NEXT)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려고 한다”라며 “지금은 검색, 포털, 게임, 클라우드, SNS를 차세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로 부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 분야만 계속 가르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와 SNS, 게임 분야가 앞으로 영원히 유행하지는 않을 터였다. 언젠가 이들 SW도 사양길을 걷게 될 텐데, NEXT는 교육도 IT 변화에 맞춰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김평철 학장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하면 그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교육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김평철 학장이 말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는 기업 기능을 수행하는 솔루션이 아닌, 최종 사용자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솔루션이나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효율성을 따지는 솔루션이 아니라 친구 관리나 음악 콘텐츠를 공유하는데 사용되는, 사람들 간 관계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SW 말이다.

그렇다보니 서버나 시스템 분야의 기업용SW 개발자보다는 소비자를 위한 SW 개발자 육성에 더 집중되는 분위기다. 박순영 부장은 “개교 첫 해 NHN NEXT가 주목하고 집중해서 키워나갈 인재는 시스템이나 서버를 다룰 줄 아는 기업용SW 개발자가 아닌, 바로 최종 사용자가 직접 마주하는 SW를 만들어내는 개발자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NHN NEXT의 첫 해 전공과목은 웹프로그래밍, 사용자인터페이스(UI) 프로그래밍, 모바일 프로그래미나, 게임 프로그래밍, 게임 서버 프로그래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엔 디자인 사용자경험(UX)이나 제작 분야로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김평철 학장은 “기업용SW 개발자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NHN NEXT은 최종 사용자와 접하는 SW쪽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과 마주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교육안은 여기서 나왔다.

NHN NEXT의 교육과정은 변화무쌍하다. 매년 똑같은 과목과 실습과제가 주어지지 않는다. 변화하는 IT 흐름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실제 개발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는 것처럼 NHN NEXT 내부에서 이뤄지는 과제도 일반 회사에 들어갔을 때 접하는 환경과 똑같다. 교육환경과 개발환경의 차이가 없다.

이는 교수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NHN NEXT는 교수진도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디자인 스쿨이라면 비평가가 아닌 직접 디자인을 해본 경험이 있는,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는 교수들을 NHN NEXT의 전임교수로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살아있는 IT 환경을 NHN NEXT로 옮겨왔다.

그 결과 학생들이 NHN NEXT에 입학하고 수업 듣는 과정은 일반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수업 듣는 과정과 많이 달라 보인다. 우선 입학신청은 크게 전공과 비전공 분야로 나뉜다. 비전공 분야는 전산학, 소프트웨어,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같은 SW개발을 위해 필요한 학문을 공부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전공은 해당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을 위한 입학 과정이다. 전공 분야를 선택한 지원자는 포트폴리오 면접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약 지원자가 개발한 SW가 없다면, NHN NEXT가 제출하는 시험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합격된 이후에는 전공자나 비전공자 구분 없이 교과과정이 진행된다. 입학 첫해 1년은 3학기다. 봄, 여름, 가을에 수업이 진행된다. 주로 강의 중심이다. 단, 전공 합격자는 ‘과목 이수 인증제’를 통해 ‘기존에 들었기 때문에 다시 들을 필요는 없다’라는 전임교수의 판단이 있으면 일부 과목 수강을 대체해 졸업을 앞당길 수 있다.

각 과목별 점수는 교수 재량이나,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혼합됐다. 단순히 성적만 보는 게 아니다. 학생 수업 태도와 자세도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즉, 입학했다고 해서 모두가 졸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NHN NEXT 교육과정을 따라잡지 못한다고 평가를 받으면 학교를 나가야 한다. 박순영 부장은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졸업자격취득 예상률로 75% 정도를 생각하고있다”라며 “이 말은 25%의 학생들이 졸업을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졸업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2학년이 되면서 점차 실습 중심의 프로젝트로 수업이 진행된다. 일반 기업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도 학생들을 적극 참여시켜 현장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학년을 마치면 인턴십을 가야 한다. 이 인턴십은 채용면담이 조건에 포함된 인턴십이다. NHN NEXT는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학생들을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실제 개발자로 대해서 일할 수 있게 계약을 맺어 진행할 예정이다. 인턴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졸업이 이뤄진다. 인턴기간 동안 성적에 따라 해당 회사에 취직하거나 다른 회사로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다. NHN NEXT를 나왔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NHN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평철 학장은 “졸업한 학생들에게 NHN 입사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며 졸업생 실력이 뛰어나면 물론 NHN에서 일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학생들이 NHN NEXT를 졸업하고 나갔을 때 사회에서 개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인재로 키우는 데 목표가 있다”라고 말했다.

초창기엔 이런 현장 중심의 교육 철학이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 김평철 학장이 SW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나섰을 때, 많은 언론들이 NHN NEXT의 행보를 ‘현장과 떨어진 교과서 중심의 대학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 아니냐’라고 다룬 적 있다.

이에 대해 김평철 박사는 “대학 교육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학문 교육도 필요하고 현장 교육도 필요합니다. 굳이 모든 교육기관이 현장교육 중심으로 SW인재를 육성할 필요는 없을 뿐이지요. 다양한 교육방법을 존중합니다. 그 중에서 NHN NEXT에선 다른 교육기관들보다 실습을 더 중요시했을 뿐입니다. 확대해석은 곤란합니다.”

현재 NHN NEXT의 모집 학생 수와 전공과목 같은 기본적인 커리큘럼을 비롯해 수강신청 방법, 졸업이수조건 같은 학사 운영 제도는 거의 준비가 끝난 상태다.

2013년 첫 해에 입학하는 학생들 전원은 2년간 전액 장학금이 지급되며, 수업에 사용할 노트북이 무료로 제공된다. 교수 1인당 평균 15명의 학생들이 웹 프로그래밍, 사용자인터페이스(UI) 프로그래밍, 모바일 프로그래밍, 게임 프로그래밍, 게임 서버 프로그래밍 중 2과목 이상을 전공 신청해 배우게 된다. 교수진과 각 전공과목의 구체적인 교육 과정은 오는 9월 학생 모집을 받기 전에 완료될 예정이다.

김평철 학장은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키워내겠다고 말하지 않겠다”라며 “다만 개발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그 꿈을 소중하게 지켜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 NEXT는 2013년 정식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