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터넷 “신뢰로 기존 포털 검색 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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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줌은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있고 그걸 잘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새로운 포털과 새로운 검색 서비스가 등장했다. 줌인터넷은 포털 서비스 의 공개 시범서비스를 9월 시작했다. 지난 2월22일에는 자체 검색엔진을 탑재한 검색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검색 서비스의 이름은 ‘검색줌’이다.

검색줌은 유난히도 긴 태아기를 보냈다. 검색줌이 검색 서비스로 형태를 띠기 시작한 때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루’라는 블로그 검색 서비스가 이글루스를 서비스하던 온네트에서 출시됐다. 이용자의 관심도를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는 게 나루의 차별점이었다.

나루를 만든 이가 지금 줌인터넷의 박수정 대표이사 사장이다.

박수정 줌인터넷 사장

▲박수정 줌인터넷 대표이사 사장

박수정 사장은 온네트를 창업하고 2009년 3월 온네트엠엔에스를 분할 설립했다. 그해 6월 이스트소프트와 합작법인으로 이스트엠엔에스를 설립했다. 이스트엠엔에스는 이후 이스트인터넷과 합병해 지난해 10월 줌인터넷이 됐다.

“2006년과 2007년 나루를 내놓으며 검색엔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의 조직이 계속 이어져 검색줌으로 연결됐습니다.” 이렇게 따져보니 검색줌은 올 2월에 나왔지만, 7년의 준비 기간을 보낸 셈이다. 인큐베이터에서 보낸 세월이 길다니 검색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줌검색에 대해 박수정 사장이 말한 특장점은 5년 전 출시된 나루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만큼 나루의 검색 알고리즘에 대한 박수정 사장의 철학이 확고하다는 뜻이리라.

“검색줌의 차이점은 사람들이 각 검색 서비스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때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금 이용자들이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지금 차이점을 부각하면 공염불로 비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대신 박수정 사장은 줌검색의 알고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를 공개했다.

“줌검색은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였느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블로그 검색할 때부터 관심도라는 속성에 집중했어요. 어떤 문서를 긴 시간 봤다, 그 문서에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또는 그 문서를 누군가에게 추천한다와 같은 행위를 유심히 봅니다. 그리고 문서에 대해 사람들이 보이는 관심을 끌고, 관심받는 문서를 검색 결과 상단에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심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람들이 웹문서에 보이는 관심의 종류부터 다양하기 때문이다. 나루에서 이 관심도는 온네트가 출시한 RSS리더기 ‘피쉬’를 통해 파악했다. 박수정 사장은 검색줌에서 관심도를 측정하는 도구는 공개하지 않았다.

줌닷컴 검색

박수정 사장은 관심도를 강조하며 검색줌은 속도에도 신경 쓴다고 말했다. 만들어진 지 오래된 웹문서와 최근 문서에 보인 관심이 같다면 당연히 후자에 더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점점 TV를 보며 검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으로 새로운 문서와 키워드가 만들어지고 있고요. 과거에는 새로운 웹문서가 만들어져 소비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길었던 것과 비교됩니다.”

이용자의 관심도와 속도, 이 두 가지와 더불어 박수정 사장은 글쓴이의 명성도 반영할 계획이다. 퍼온 글로 가득한 블로그와 직접 생산한 콘텐츠가 쌓인 블로그에 점수 차를 두겠다는 이야기다. 이른바 스팸성 블로그처럼 검색 서비스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는 가리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방해가 되는 거짓 정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짓 정보 또는 정보 왜곡 현상을 흔히 ‘어뷰징’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이 거짓 정보는 서비스의 신뢰도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낸다. 박수정 사장이 줌검색을 서비스하며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어뷰징이다.

“다른 포털 검색을 이용한 어뷰징을 걸러내는 게 큰 숙제입니다. 한 곳에서 엉뚱한 문구가 인기검색어로 등장하면 나머지 검색 서비스에서도 해당 문구가 인기검색어로 오르는 현상이 있습니다. 인기검색어가 될 만한 이유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말이죠.”

이러한 어뷰징은 해당 인기검색어를 보여주지 않는 나머지 검색 서비스가 마치 기술이 없는 서비스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2006년 나루 이후 줌검색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이제 6년째이니 더디게 걸어도 될 듯하지만, 박수정 사장은 아직 멀었다고 한다.

“기존 서비스를 넘어서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미가 있지요. 현재 국내 여느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의 수준까지는 왔지만, 아직 목표치의 30~40%밖에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줌닷컴

줌 첫 화면. 화면 구성은 이용자 몫이다.

박수정 사장이 줌검색의 목표치를 높게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박수정 사장은 “줌은 검색광고 외에 다른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집중하지 않는다”라고 대답을 대신했다. 배너광고 없이 검색광고로 수익을 만들기 위해 검색줌의 신뢰도와 서비스 질에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는 터다.

이 철학은 줌의 첫 화면 구성으로 이어졌다. 줌을 방문하면 크롬이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오페라 웹브라우저와 비슷한 구석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이용자가 자주 가는 웹페이지를 위젯 형태로 줌 첫 화면에 넣도록 했다. 줌을 웹브라우저의 시작 페이지로 만들려는 노림수로 볼 수 있다. 일단 줌을 실행하고 줌 바깥으로 이동하려면 줌검색을 이용하는 모습을 그리는 듯하다.

바깥 정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서비스, 인터넷의 관문 역할이 바로 줌이 인터넷 소비 행태에서 차지하고 싶은 위치이기도 하다. 박수정 사장은 “우리는 시작 페이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라며 “A에서 클릭하면 A로 떨어지고 B에서 클릭하면 B로 떨어지지만, 우리 사이트에서 클릭하면 다 바깥으로 나간다”라고 말했다.

다음과 네이버가 검색 결과에 내부 콘텐츠를 보여주는 모습은 지탄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미 내부에 상당한 콘텐츠가 쌓인터라 검색 결과로서 쓸모있는 재원으로 쓰이는 상황이다. 후발주자 줌은 자체 콘텐츠가 없기 때문에 선발 업체의 정책을 비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도 ‘시작 페이지가 되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라는 박수정 사장의 말로 갈음할 수 있겠다.

기존 포털의 검색 서비스와 궤를 달리하겠다는 검색줌이 모범생 틈에 낀 이단아가 되지는 않을까. 2월22일 자체 검색엔진을 탑재한 검색줌이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2주가 지났을 무렵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벌써 검색 광고 매출이 발생했다고 줌인터넷은 밝혔다.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다.

검색줌 앞길이 마냥 탄탄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수정 사장은 뜻밖에도 앞날의 걱정 대신 블로고스피어와 인터넷 여론에 대한 제언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결국, 양질의 검색 서비스는 이용자가 만든 웹문서에 바탕을 둔 까닭이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나라 블로거는 글을 쓰며 링크를 잘 활용하지 않습니다. 블로그와 블로그 사이에도 링크가 없지요. 누군가 A라는 화제를 던지면 그 글을 읽고 ‘내 생각은 이렇다’라고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이 많아져야 사회적 담론이 형성될텐데 말입니다. 그런게 시민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화는 장치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박수정 사장은 줌을 들고 해외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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