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책] 삐그덕거리는 조직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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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잘 나가는 회사’의 비결은 따로 있나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알고보면 크게  다른 내용도 없다. 이 말 저 말 길기만 하다. 성과시스템에 따른 보상이 적절하게 이루어져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자연적으로 시장이 요구하는 아이디어 제품을 쏟아내는 것. 진짜 내용은 빼고 일반적인 내용만 공개를 해서 그런가. 사업적 기반이 탄탄한 대기업이 높은 연봉을 제시하니 인재들이 몰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이 히트를 치니 그런가.  그 뭔가 다른 것은 없는가.

이같은 의문 속에서 기업 성장의 배경에 새로운 요소가 제시됐다. 비공식 조직이 바로 그것이다. 비공식 조직은 기업이 일반적으로 정해진 흐름에 따라서 일을 하는 것 이외의 것들, 즉 가치, 구성원, 관계와 행동 등 공식성을 띠지 않는 것들을 지칭한다. 그렇다면 공식 조직은 무엇인가. 공식 조직은 업무 프로세서 등 이성적 접근법에 따라 논리적으로 진행하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존 카젠바흐와 지아 칸은 조직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오며, 기업의 상황과 변화에 맞는 경영기법을 해당 기업에 컨성팅 해 온 인물들로 지금까지의 연구 업적을 토대로 비공식 조직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소개한다.

대외적으로 드러난 것 이외에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연구한 결과, 이들은 기업과 조직문화 속에서 공식 조직과 비공식 조직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 조직이 서로 유기적으로 발휘될 때에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비공식 조직 보다 공식 조직을 앞세워 일을 해왔다면 속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앞으로는 비공식 조직과의 균형과 조화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공식 조직과의 균형을 위해 비공식 조직이 동원될 때, 전체적인 구조가 완성된다. 그리고 새로운 수준의 성과가 이뤄진다. 이는 마치 그네를 미는 것과 같다. 그네를 미는 사람과 타는 사람이 모두 힘을 합쳐야만 그네를 최고 높이로 밀어 올릴 수 있다.”

지금은 그 존재가 사라진 한 포털 서비스의 홈페이지 서비스. 해당 기업은 2000년도 인터넷 홈페이지 서비스 제공 당시 적지 않은 문제들과 마주쳤다. 하드웨어 시스템의 부족과 서비스 완성도의 결여로 인한 복합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그런데  당시 이용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상황을 다소 진정시킬 수 있었던 것은 ‘홈페이지 마스터 클럽’이라는 외부이용자 그룹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의 설명 보다 이용자간 질문과 답을 할 수 있게 함으로 해서 보다 친근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이다. 이성적인 접근 방법을 취함으로 해서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관계를 감성적인 방법으로 풀어, 서비스에 대한 이용불만과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데 주력함으로 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 서비스는 직원들의 업무지원과 묻고답하기 게시판 코너의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결합돼 만들어 낸 서비스로 지금은 네이버의 지식인과 같은 초기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사례도 기업내부의 공식 조직과 외부의 비공식 조직 간의 결합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보여준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공식조직 vs. 비공식 조직

대부분 잘 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위기 상황에서 경영진과 직원들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처리하는가 하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문제 해결점을 찾기도 한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움직일 수 있지만 그것으로 해결이 안되는 상황과 마주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순간에 직원들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결과에 따라서 기업의 평가가 결정된다. 이러한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하여 조직은 몸을 피하려고 하고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하지만 예측이 불가능한 일들, 프로세서 범위를 벗어난 것들에 대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이에 조직은 그대로 얼어버리고 만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녹여내는 것이 비공식 조직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논리에 반하는 개념으로 ‘마술’과 같은 존재로 비공식 조직을 표현한다.

이 둘 중 하나만 튀어나와서도 안된다. 이 둘은 서로 파트너와 같은 관계로 설정돼 움직여야 한다. 경영진의 몫이며, 직원들의 참여가 있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강제적인 통합이나 간섭은 오히려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

“조직이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이미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 좀 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추가하면서도 비공식 조직의 변화되는 역할을 인지하고 비공식 조직에 건강하고 긍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활동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고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공연을 가진 바 있는 오르페우스 오케스트라는 1972년에 결성된 후 1999년에는 그래미상까지 수여받을 정도로 명망이 높다. 이런 팀에 특이하게도 지휘자가 없다. 어떻게 지휘자 없이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작단계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들은 그것을 해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라고 할 수 있는 지휘자가 없는 비공식 조직으로 이름을 널리 알려 왔다.

이들은 지휘자에게 모든 결정이 집중되는 것을 대신해서 연주자들이 서로 리더십을 공유했다. 이처럼 공식성보다 비공식성이 더 강했던 것은 이들에게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효율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키면서도 리더십을 공유’하는 일은 이들의 철학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철학을 지키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공식적인 조직을 어떻게 끌어들여 나갈 것인지, 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직면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 길이 궁금해진다. 비공식적 조직으로 출발, 공식적인 조직과의 유기적인 결합을 요구받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만을 강조해서는 결코 장기적인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음을 이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느낀다.

저자는 이렇게 처음 비공식 조직 형태로 출발했지만 공식 조직의 기능들을 투여하는 것과 맞물려서 많은 기업들이 공식 조직을 통한 성장을 해왔다면 미래를 향한 기업들은 비공식 조직의 활용을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조직은 사람에 의해 움직인다. 사람은 ‘이성’과 ‘감성’을 갖추고 있다. 어느 것을 더 우월하게 사용하는가에는 차이가 있다. 기업은 이성적 논리에 의한 공식 조직을 앞세워 지금까지 왔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더 많이 더 멀리 나가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가치를 높여주어야 한다. 이제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해졌다.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라

“가치의 중요성을 반대는 조직은 없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가치를 활용하여 조직 전략을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에 반영시키는 곳은 많지 않다. 더구나 조직의 가치를 구성원 모두의 행동과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하는 곳도 많지 않다. 많은 리더들은 아직도 사업계획서 속에 있는 단어들 몇 개만 있어도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회를 놓치면 그 손해는 더욱 커진다.”

처음 이 책 제목을 읽으며 ‘비공식 조직’을 공식적인 조직 이외의 ‘인맥’으로 생각을 했는데, 책은 공식 조직 이외의 다른 ‘경영도구’들을 펼쳐놓고 무엇이 좀 더 강한 무기가 되어 기업경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최근 국내 기업의 경영자와 직원간의 관계설정을 위한 노력들을 보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정해진 업무시간 내에서도 비공식적인 활동을 촉진함으로 해서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자유스럽게 내도록 하고, 대외적인 봉사활동을 장려하는 것들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 있지 않나 판단해도 지나침이 없는 듯하다.

모두 세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첫 파트에서는 공식조직과 비공식 조직에 대한 개념을 살펴보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기업과 직원의 성과에 대하여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파트에서는 이 두 조직간의 영향력과 변화를 위한 조건을 알아본다.

이 책에서 앞 부분에 등장하는 홈데포의 사례는 몇가지 생각을 던져준다.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가치와 구성원, 습관과 행동 등 비공식 조직에 의해 성장한 홈데포가 회사의 성장에 따라서 요구되어지는 업무 프로세서와 일관성 등 공식조직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통해 이 두 조직간의 차이를 가깝게 느끼게 될 것이다.

경영전문가 톰 피터스는 자신의 책 ‘미래를 경영하라’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일찍이 지적한 바 있다. 조직이 다른 조직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를 이야기하면서 그 중 하나로 고객 조직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 솔루션 판매는 순전히 관계 게임이다. 또다시 말하지만 ‘보조’ 기능은 없다. 사람들이 텃밭을 서로 공유해야 한다. 그토록 보기 힘든 ‘시너지’의 비밀은 관련 조직의 모든 사람들이 권위의식을 버리고 서로 밀접한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직간 서로 경쟁하면서 고객 확보와 매출 증가를 위해 애쓰지만 정작 그것이 누구를 향한 것인가라고 할 때, 답을 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전략을 펼치지 못한다. 가치에 대한 공유가 되어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엔론사와 같이 일부 엘리트의식에 젖은 경영진의 경영전략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이 말의 의미를 더 가깝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이익창출을 통해 생존하며 성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여러 경영시스템을 도입, 회사를 운영하고 직원들을 관리하고 제품을 생산하여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한다. 기업은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이 프로세서를 운영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변화를 필요로 하는 지금,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공식조직에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어떤 것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가를 진단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만족하는 순간, 기업은 정체는 시작된다. 2005년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연설에서 남긴 그 말 한 마디가 더 생각이 난다. 변화를 향한 외침이 강한 대학이었는지 톰 피터스도 이 대학의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치고 변화를 이야기해 왔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존 카젠바흐는 1954년 이 학교를 졸업했다.

경영, 비공식조직에 주목하라
존 카젠바흐, 지아 칸
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