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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앱 개발자 108명의 ‘1박2일’

2012.04.01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KT 리더십 아카데미, 40여개 모바일 벤처에서 108명의 앱 개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KT의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인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 3기 워크샵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3월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이번 워크샵에서는 2.5대1의 경쟁률을 뚫고 3기에 선발된 총 40개 팀의 발대식 행사와 지원 프로그램 안내 및 네트워킹 파티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스마트폰의 시대, 모바일 업계에 생태계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KT뿐만 아니라 여러 통신사와 공공기관, 지자체에서 저마다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진행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개발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개발자와 기업 담당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원주 KT 리더십 아카데미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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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 3기 워크샵에 108명의 모바일 앱 개발자들이 참석했다.

짦은 발대식 행사가 끝나고 KT 에코노베이션팀에서 아키텍트 프로그램의 지원 방안과 그 동안의 성과를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는 KT가 우수 앱 개발사를 대상으로 6개월 간 창업 및 사업 활성화를 지원해 우수 벤처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선발된 팀에게는 창업 지원과 전문가 컨설팅, 마케팅 홍보지원, 사무공간 지원, 번역·현지화 및 글로벌 마켓 진출을 위한 제반 활동 등 다양한 지원이 제공된다.

2010년 처음 실시한 1기에는 총 39개팀이 참여해 6개월 동안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20개 팀이 실제로 창업까지 어어졌으며, 이 가운데 5개팀이 벤처 인증을 받았다. 지금까지 1기 참여 팀에서 총 90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으며, 1기 지원팀 가운데 인터랙티브 전자책 플랫폼을 개발한 ‘모글루’는 GS샵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2011년에 선발된 2기 46개 팀은 더 나은 성과를 올렸다. 총 31개팀이 창업으로 이어졌으며 이 가운데 4개팀이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 지금까지 모두 154개의 앱이 출시됐다. 2기부터는 한중일 앱마켓 교류 프로젝트인 오아시스(OASIS)를 통해 중국과 일본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2기 선정 팀 가운데 리얼바이트는 ‘편한가계부’ 앱을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올해의 아이폰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아이디어박스가 출시한 AOS게임 ‘플랜츠워’는 앱스토어 무료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앱스토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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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호 KT 에코노베이션팀 매니저가 아키텍트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진행되는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 3기는 3월5일까지 모집 공고를 받았는데 2.5대 1의 경쟁률을 거쳐 총 40개 팀이 선발됐다. 1~2기에서 앱 개발자를 양성하는 데 집중했다면 3기부터는 사업화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KT의 클라우드 인프라인 유클라우드가 최대 6개월 동안 무상으로 지원된다. 가상 서버 2대와 스토리지 100GB, CDN 1TB를 개발 기간 3개월과 상용 후 3개월까지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매월 1회 정기모임을 실시해 개발사간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성과 발표와 달리 1, 2기 참여 업체들의 성과가 과연 KT의 훌륭한 지원 덕분이었는지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았다.

쉬는 시간에 만난 한 아키텍트 1기 선정 회사의 대표는 “1기 때에는 프로그램이 안착하지 못해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했다”라며 “개발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 요금을 지원해주거나 어워드를 통해 몇몇 회사에 상금을 지원해주는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KT 에코노베이션팀에서 아키틱트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원동호 매니저도 “1기 때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여러 개발자들의 의견을 듣고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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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팀들이 팀 소개를 하고 있다.

에코노베이션 프로그램 안내가 끝나고 아키텍트 1, 2기에 선정됐던 업체들의 사례 발표와 올해 3기에 선정된 업체들의 팀간 소개 시간이 이어졌다.

서너 명씩 짝을 지어 무대에 올라온 각 팀의 개발자들은 이번 아키텍트 3기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KT의 에코노베이션 프로그램에 대해 바라는 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쉬는 시간 중간 중간 만난 개발자들도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에 지원한 계기와 KT에 바라는 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려줬다. 개발자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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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는 개발 과정에서 직접 다양한 단말기에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KT가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다양한 테스트 단말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가끔은 출시되기 전의 단말기도 제공되는 경우가 있어서 좋습니다.”

– 윤지환 리토스 실장(사진 오른쪽)

“직접적인 지원도 지원이지만 훌륭한 개발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 LYL스튜디오 일동

“스타트업 입장에서 간과하기 쉬운 세무 지원이나 창업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 유용합니다.”

– 창업 준비중인 한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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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임 개발을 하고 있는데 요즘 모바일 개발자를 충원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우리 회사가 디자인과 기획 쪽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 쪽에 장점이 있는 회사와 힘을 합쳐서 공동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 송태승 인트스톰 대표(사진 왼쪽)

“KT 아키텍트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원 프로그램이 지방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개발 공간 제공 뿐만 아니라 창업 컨설팅을 받거나 다른 개발사들과 교류를 하려고 해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방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 여상모 비투앱스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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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친구들이 모여 창업을 하기에는 임대료가 너무 비싼 것이 현실입니다. 사무실 지원에 가장 관심이 많은데, 경쟁이 치열할 것 같습니다.”

– 정태규 시드랩(사진 왼쪽)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소셜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어서 국내 시장에 진출할 때 KT를 통해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플레이어스’ 개발자들

한편으로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이처럼 다양한 개발자들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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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향 KT 에코노베이션팀 팀장은 “지원팀들을 살펴보면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이미 개발 업체를 꾸려서 자리매김한 팀까지 매우 다양하다”라며 “창업 지원부터 해외 진출을 위한 번역과 마케팅 지원까지 필요로 하는 부분도 모두 다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1주일에 2회 정도 각 팀을 직접 찾아서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3기부터는 40팀으로 선발 인원을 줄인 것도 보다 실질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설명했다.

KT가 이처럼 개발사들의 의견을 직접 들으며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변화다. 모바일 개발사에서 근무하다가 직접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참가자는 “과거 피처폰 시절에는 작은 개발사에서 직접 통신사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라며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작은 개발사들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원동호 KT 에코노베이션팀 매니저는 “KT의 입장에서는 아키텍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모바일 개발사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창구가 하나 더 생긴 셈”이라고 설명하며 “실제로 아키텍트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이 된 개발사가 KT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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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용 크로스다이얼 대표.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니 자극이 됩니다.”

다양한 지원책을 떠나서 KT가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개발자가 한데 모일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이날 워크샵 최고령 참가자(72세)이기도 한 박찬용 크로스다이얼 대표(2기 선정업체)는 1968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이번 워크샵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했다”라며 “KT 아키텍트를 통해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자극이 되고, 국내 모바일 시장에 대한 정보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옥향 팀장은 “4월부터는 개발자 생태계 펀드 40억원을 마련해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며 “KT가 직접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외에도 개발자들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중기청의 글로벌 앱 지원센터 등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연결해주는 코디네이팅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키텍트에 참여한 팀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면 메일로 소식을 전해옵니다. 이렇게 조금씩 성과가 나올 때 에코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부터는 KT와 각 개발자들의 관계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끼리도 서로 네트워크를 연결해줄 수 있도록 월 1회 이상 정기모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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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 3기 참가자들이 발대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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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마치고 네트워킹 파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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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