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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오라클 특허 공방 600일 “합의는 없다”

2012.04.03

구글과 오라클이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1년 6개월 넘게 끌어온 안드로이드 특허 소송의 승패는 결국 법원의 손으로 넘어갔다. 4월16일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릴 공판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의 합의를 중재해온 폴 S. 그리윌 행정판사는 4월2일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양측과 변호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합의 협상에서 양립할 수 없는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라며 “더 이상 협의가 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글과 오라클의 합의 노력이 사실상 끝났음을 밝히고 법원의 판결을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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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과 구글의 특허 전쟁은 2010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라클이 “안드로이드가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라며 구글을 연방법원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에서 자바 기술을 수정해 이용했지만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않았다는 것이 소송의 골자다. 소송 시점을 전후해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두 기업의 특허 분쟁은 모바일 업계의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처음에 구글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법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법원에 오라클의 제소를 기각할 것을 요청했다(2010년 10월). 그러자 오라클의 맹공을 시작했다. 오라클 쪽은 구글이 5건의 특허권과 수십 건의 자바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오라클이 입은 손해 규모가 최대 61억달러, 우리돈으로 약6조4천억원(당시 환율)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혐의를 부인하던 것에서 배상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구글쪽 변호사는”오라클이 제시한 금액은 (과거 자바 라이선스 권리를 소유하고 있던) 썬이 1년에 자바 라이선싱 프로그램 전체를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보다 10배는 더 많다”라며 반박했다(2011년 6월).

분위기는 조금씩 구글에 유리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윌리엄 앨섭 판사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배상액은 너무 과하다”라며 “1억달러를 시작으로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배상액을 조정하라”라고 주문했다(2011년 7월). 배상액 논의가 61억달러에서 1억달러 수준으로 60분의 1 토막 나는 순간이다.

오라클이 침해를 주장한 자바 관련 저작권 일부가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도 구글에게 희소식이 됐다. (2011년 9월) 오라클은 당초 저작권과 더불어 5건의 특허 침해 혐의를 주장했지만 현재 특허 침해로 논의가 되고 있는 특허는 2건에 불과하다. 오라클은 61억달러에서 한 발 물러나 20억달러 상당의 배상금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양측의 격차는 컸다.

법원이 나서 합의를 중재했지만, 양측의 입장은 60억달러와 1억달러라는 액수 만큼이나 간극가 컸다. 법원이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두 래리를 불러 협상 테이블에 앉혔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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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오라클이 중재 절차를 밟는 동안 공판은 수 차례 연기돼 왔다. 결국 법원이 2011년 4월16일을 공판일로 확정하자 구글이 마지막 카드를 제시했다. 2건의 특허 침해 혐의에 대해 2011년까지에 해당하는 보상금 280만달러를 오라클에 지급하고, 이 가운데 1건의 특허에 대해 올 12월까지 안드로이드 매출의 0.5%를, 다른 1건에 대해 2018년 4월까지 매출의 0.015%를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2012년 3월).

이는 사실상 구글이 그 동안 안드로이드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을 공개한 것과 다름이 없다. 가디언은 구글이 2011년까지의 특허 침해에 대해 보상금으로 제시한 280만달러가 2011년 이후 지급하겠다고 밝힌 0.5+0.015%의 라이선스 요율로 계산됐다고 가정하고 역산할 경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안드로이드의 총 매출이 5억430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구글이 애플 iOS 기기에 구글 맵과 검색엔진을 공급하며 벌어들인 매출의 20%에 불과하다. 구글이 자사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보다 아이폰에서 4배나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신통찮은 안드로이드 매출을 공개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오라클에 “우리가 안드로이드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적으니 오라클도 이 정도 받으면 만족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그러나 처음 61억달러를 생각했던 오라클이 겨우 280만달러에 만족할 리가 없다. 결국 양측을 중재하던 그리윌 판사가 합의 협상 종료를 선언하고 법원에 판결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2012년 4월)

과연 1년8개월을 끌어온 구글과 오라클의 공방은 어떤 결론을 맺게 될까. 오픈소스로 공급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미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확실한 점은 처음 오라클이 소송을 제기할 당시와 비교해 훨씬 구글에 유리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법원이 1억달러 상당의 조정안을 냈던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 선에서 배상액이 결정날 것으로 예상되며(적어도 61억달러는 아닐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이 안드로이드의 미래에 끼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오라클의 안드로이드 특허 공판은 오는 4월16일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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