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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뛰쳐나온 게임, 복합 문화상품으로

2012.04.06

현재 전세계 게임콘텐츠는 다른 분야와 융합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22일 새 시리즈를 출시한 ‘앵그리버드’는 출발점인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캐릭터상품과 영화는 물론 TV 비디오 시리즈 제작까지 영역을 넓혔다. 전세계에서 팔려나간 ‘앵그리버드’ 캐릭터상품은 2천만개에 이르고 상품의 종류만 해도 2만여종에 달한다.

미국 비디오게임 시장은 덩치가 더 크다. 현재 3편까지 제작된 슈팅게임 ‘기어스오브워’ 시리즈는 전세계에서 18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게임 판매뿐만 아니라 피규어나 티셔츠 등 수익을 모두 더하면 1조1000억원에 이른다. 게임 판매보다 확장된 콘텐츠에서 얻은 수익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랜드의 힘이다.

‘게임테크2012’ 기조연설을 위해 지난 3월28일 한국을 찾은 ‘기어스오브워’ 시리즈의 아버지 로드 퍼거슨 에픽게임즈 감독은 “게이머들이 게임 프랜차이즈를 잘 이해하고 몰입하도록 하기 위해 게이머들의 시선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게이머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내용물을 담고, 강력한 브랜드로 포장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2만여종의 상품으로 기획되고 있는 ‘앵그리버드’와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오스오브워’는 잘 짜인 복합 문화상품이 됐다.

국내 게임콘텐츠의 융합 전략은 어떨까. 우선 스포츠분야와 호흡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이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엔씨소프트는 아홉 번째 프로야구 구단을 창단했고, 넥슨도 올해부터 롯데 자이언트 구단을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넷마블은 2012년 하반기 야구게임 ‘넷마블 마구마구’ 뒤를 잇는 두 종의 ‘마구 시리즈’를 추가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넥슨과 엔씨가 프로야구 구단과 손잡고, 넷마블이 야구게임에 주력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일까. 게임콘텐츠가 다른 분야와 융합한다는 점에서 브랜딩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다는 점이 보탬이 된다.

넥슨 기업홍보실 관계자는 “우선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 활동과 병행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라며 “넥슨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넥슨을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넥슨은 올해 프로야구 시즌 동안 두 차례에 걸쳐 롯데 자이언츠 구단과 함께 ‘넥슨 스페셜 데이’를 열 계획이다. 넥슨 스페셜 데이는 넥슨의 대표 캐릭터 ‘다오’, ‘배찌’가 롯데 자이언트 마스코트 ‘아라’, ‘누리’와 손잡고 벌이는 롯데 자이언트 팬을 위한 축제 한 마당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그라운드에서 직접 야구와 대면한다면, 넷마블은 게임 속에서 야구와의 접점을 넓힌다. ‘마구 시리즈’ 브랜드와 야구 기록정보 사이트 ‘마구스탯’이 넷마블의 2012년 주요 야구게임 전략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올해 ‘마구’ 브랜드를 기반에 둔 신작 두 종은 넷마블이 야구게임의 모든 장르를 포섭하게 된다는데 의미가 깊다”라며 “다양한 장르를 게임 플랫폼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년 전 서비스를 시작한 기존 ‘넷마블 마구마구’는 캐주얼 야구게임으로, 올해 나올 게임 ‘마구 더 리얼’과 ‘마구 감독이 되자’는 각각 리얼 야구게임과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게임 시장에 자리 잡을 계획이다. ‘넷마블 마구마구’로 시작한 캐주얼 게임이 야구와 융합해 야구게임 브랜드로 확대된 사례다. 넷마블은 ‘마구’ 브랜드를 10년을 이어갈 브랜드로 가꾸겠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자회사 앤트리브소프트가 보유한 온라인게임 타이틀 ‘프로야구 매니저’를 엔씨 다이노스 구단과 연계할 수 있게 됐다. 넥슨은 롯데 자이언츠 구단을 응원하는 야구 팬을 게임 넥슨 팬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구상하고 있고, 넷마블도 야구를 이용해 세 개나 되는 온라인게임 ‘마구’ 브랜드를 확보했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 열 기업이 부럽지 않다. 국내 게임 업체는 우선 야구와 손잡았고, 국내 프로야구 분위기도 괜찮다. 국내 프로야구는 올해는 700만 관중 기록을 넘볼 작정이다. 야구에서 시작한 게임콘텐츠의 영토확장이 야구 팬과 게임 마니아를 설레게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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