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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러 노트북’, 이카루스의 날개였나

2009.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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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천원짜리 초저가 노트북 생산은 끝내 인도의 열망이었을 뿐이었나. 11억 인도 국민의 염원을 달고 날아오른 ’10달러 노트북’ 프로젝트가 태양에 닿기도 전에 녹아내릴 ‘이카루스의 날개’로 전락할 운명에 처했다.

인도 인적자원부가 내놓기로 한 10달러짜리 교육용 초저가 노트북 프로젝트가 출발 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생산 비용이 애당초 계획보다 10배 가량 비싼 걸로 드러난데다, 보급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인도 인적자원부는 2월3일(현지시각) 인도 티루파티에서 열리는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국가교육 과제’ 출범식에서 ‘10달러 노트북’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하드웨어 사양도, 가격도 여전히 미궁 속을 헤매고 있다.

무엇보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노트북 단가가 애당초 발표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걸로 나타났다. <BBC> 보도에 따르면, 애당초 인도의 저가 노트북 1대당 생산 비용은 500루피(10.33달러) 정도로, 공식 발표가 예정된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국가교육 과제’ 출범식 연설문 초고에도 생산 비용이 ’10달러’로 돼 있었는데 나중에 ‘100달러’로 수정됐다는 것이다.

100달러란 가격도 물론 지금 상황에선 아주 싼 가격이다. 저개발국가 정보격차 해소를 내건 OLPC도 애당초 ‘100달러 노트북’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초창기 실제 제작 단가는 기대치의 2배인 190달러에 이르렀다. 인도정부 주장대로 100달러 수준에서 교육용으로 활용 가치가 있는 노트북을 양산한다면 그것으로도 최소한의 성과는 거둔 셈이다.

허나 문제는, 구체적인 사양조차 여전히 안갯속이란 점이다. 유일하게 확인된 사실은 메모리 용량이 2GB라는 것 뿐, 어떻게 웹에 접속하는지 운영체제는 무엇인지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와이파이, 이더넷 등의 사양이 경로를 알 수 없는 정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 떠돌아다닐 뿐이다.

이런 정황들로 <아스 테크니카>는 일부 전문가들의 추측을 빌려 “인도 정부 관료들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인도 총선을 겨냥해 민심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잘못된 성명서를 만들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한술 더 떠 <아스 테크니카>는 “1일 천하에 그친 가격 약속, 공개 안 된 기술 사양 등을 감안하면 이 프로젝트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며 “짐작컨대 인도식 저가 노트북은 소문만 요란하고 실현 가능성은 없는 ‘베이퍼웨어'(Vaporware)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이제 열쇠는 인도 정부에 넘어갔다. 인도 인적자원부는 꿈같은 초저가 노트북이 담긴 상자를 열 것인가.

asadal@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