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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기술 벼리는 이베이와 월마트

2012.05.07

“정보유통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검색 정보 중 하나는 상품정보”라는 말이 있다. 바로 NHN이 자회사 NHN비즈니스플랫폼을 통해 오픈마켓 서비스 ‘샵N’을 내놓으며 출시 배경으로 설명한 이야기다. 이 말은 허투루 들을 게 아닌 듯싶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야지’라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행위 중 하나가 바로 검색이기 때문이다. 정작 검색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노릇이 아니다. 오죽하면 소셜쇼핑 사이트가 오픈마켓이랑 상품 구성은 같지만 몇 개씩만 골라 파는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을까.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최대 e상점으로 꼽히는 이베이와 월마트가 검색엔진을 직접 만드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베이는 2013년 ‘카시니’라는 검색 엔진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시니가 이베이가 만드는 첫 검색엔진은 아니다. 이베이는 10년 전부터 검색 기술을 보유했다. 이때 만들어진 게 ‘보야거’란 검색 엔진이다.

보야거를 두고 이베이가 새 검색엔진을 만드는 까닭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2008년 이베이 최고기술책임자가 된 마크 카지는 ‘아이팟’이란 단어로 보야거를 테스트했다. 아이팟은 애플이 만든 MP3플레이어다. 그런데 검색 결과에는 자동차가 검색 상단에 올라왔다.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이후 마크 카지는 검색 기술 인력을 기존 3배가 넘는 150명 이상으로 늘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의 기술자도 영입했다.

보야거가 검색 질의어와 상품 이름이나 카테고리 등으로만 매칭했다면, 카시니는 여기에서 더 나아간다. 소비자가 과거 이베이에서 무엇을 사고 검색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해서 보여준다. 이를테면 ‘HP’를 검색했을 때 카시니는 마력을 뜻하는 ‘horsepower’의 약자인지 휴렛패커드의 약자를 입력한 건지 알아낼 수 있다. 그동안 이 소비자가 주로 관심을 둔 분야를 파악해 낸 덕분이다. 이른바 맞춤 검색으로 볼 수도 있겠다.

카시니는 판매중인 상품 설명도 모두 조사한다. 제목과 목록은 물론이다. 그리고 검색 질의어를 상품 사진과 연결해 보여준다. 여기에도 소비자의 계정정보를 이용하는데 카시니는 판매자 정보도 검색 알고리즘에 반영한다.

월마트 검색 엔진 예시

▲월마트에서 ‘뒤뜰의자’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검색결과. 상품 이름이나 소개에 일치하는 단어가 없어도 의미가 비슷한 단어를 찾아 상품을 보여준다.

이제 곧 검색 엔진 출시를 앞둔 이베이와 달리 월마트는 이미 새 검색엔진을 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5월4일 밝혔다. 10~15명 남짓한 개발자가 9개월도 안 되어 만들었다고 하는데 월마트가 코스믹스라는 검색 회사를 2011년 4월 인수한 사실을 따져보면 얼추 이 인력을 바탕으로 준비한 걸 짐작할 수 있다.

월마트의 상품 검색은 이베이만큼 똑똑한 모양이다. 월마트 랩에 있는 마난드 라자라만은 “‘뒤뜰의자’라고 검색했을 때 월마트 검색은 그 단어가 간이의자나 정원의자와 비슷한 뜻이라는 것을 안다”라며 “새로운 검색 기술은 사람들이 상품을 묘사할 때 사용하는 단어와 구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검색 질의어가 상품 설명이나 이름, 카테고리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게 상품 검색 1단계라면, 월마트는 의미를 파악하는 검색을 내놓았다는 뜻이 된다. 두 회사의 상당히 재미있는 검색 기술은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을까. 특히 이베이가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옥션과 지마켓을 인수한 만큼, 이 두 사이트에 적용될 지 주목된다.

이에 관한 대답은 옥션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베이코리아는 검색 팀이 지마켓과 옥션, 어바웃 등 3개로 나뉘어 플랫폼의 특성에 맞춰 검색 엔진을 운영한다고 옥션쪽이 설명했다. 각자 독립 사이트로 운영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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