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위기의 SW 산업, 오픈소스가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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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초 미국의 CIO인사이트라는 잡지는 ‘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오픈소스 10대 분야’로 운영체제와 고객관계관리(CRM), 전사적자원관리(ERP), 모바일 컴퓨팅과 통신,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애플리케이션 개발, VoIP 텔레포니, 웹브라우저, 가상화, 보안 등을 소개했다. ( 관련 기사 : 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오픈소스 10대 분야)

최근 IDG는 가트너 보고서를 인용해 ‘윈도우 vs. 리눅스, 서버 정면대결 재점화’라는 기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리눅스가 유닉스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긴 하지만 진정한 경쟁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가 될 것이라는 것. 가트너는 2008년 200억 달러 규모였던 윈도우 서버 매출액이 2012년까지 220억 달러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리눅스는 같은 기간 내 90억 달러에서 120억 달러까지 그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소스의 성장세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지만 국내 상황은 해외만큼 뜨겁지 않다. IT 분야에서 유행처럼 번진 대부분의 바람이 우리나라를 강타했지만 오픈소스 만큼은 여전히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터닷넷은 1월부터 ‘오픈소스를말한다’라는 시리즈 인터뷰와 관련 기사를 통해 통해 국내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종사자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이번 포럼 참석자들은 국내 기반을 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점에서 그동안 해외 오픈소스를 국내에 이식해 오던 전문가들과는 차이가 있다.

이번에 열린 블로터포럼에는 오픈소스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제공 업체인 유엔진의 장진영 사장, 오픈소스 DBMS인 큐브리드의 정병주 사장, 리치인터넷아키텍처(RIA) 개발 플랫폼인 ‘eXria’를 오픈소스화한 토마토시스템의 박상국 이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오픈소스 분야를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오픈소스를 제공하는 개별 기업들의 역량 못지않게 다양한 오픈소스들이 하나의 스택으로 만들어질 때 그 영향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운영체제와 DBMS, 미들웨어,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개발 플랫폼, 개발 툴 등이 매끄럽게 통합(인티그레이션) 돼 있어야 고객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오픈소스 업체들의 연대가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인터뷰 도중 나온 의견 중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육성이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돌파구’라는 견해는 이전까지 듣지 못했던 시각이라는 점에서 귀가 쫑긋한 것이 사실이다.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주장과 대비되면서도 오히려 그 가능성은 좀더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과거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스타 기업’ 몰아주기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될성 싶은 기업에 정부가 집중 투자를 단행해야 된다는 주장이었다. ERP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AP의 경우 모국인 독일에서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특정 업체에 지원하기보다는 사회적인 공적 영역에 투입하면서 동시에 우리나라 IT 기술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된다면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일자리도 더욱 많이 창출되는 등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은 주목할 만했다.

이제 씨앗을 뿌리고 있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 날짜 : 2009년 2월 24일(화) 오후 4시
  • 장소 : 블로터닷넷 회의실
  • 참가자 : 유엔진 장진영 사장, 큐브리드 정병주 사장, 토마토시스템 박상국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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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 반갑습니다. 바쁘실텐데 참석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회사 소개를 하면서 시작해 볼까요?

큐브리드 정병주 사장(이하 큐브리드 정병주) : 큐브리드는 원래 상용 DBMS 업체였습니다. 2006년 중순에 상용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했습니다. 소스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라이선스료를 받지 않고 서비스 제공료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지난 2008년 9월 30일 NHN의 자회사인 서치솔루션에 인수됐습니다. 그 후 NHN이 국내 개발자 대상으로 처음으로 개최한 컨퍼런스인 ‘NHN DeView 2008’을 통해 오픈소스 다시 태어났습니다.

유엔진 장진영 사장(이하 유엔진 장진영) : 백일밖에 안됐다구요? 엄청 오래된 줄 알았습니다.(웃음) 하나 둘 국내 기반의 오픈소스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스택’들이 쌓여가고 있어 좋습니다. 저희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한 9년 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토마토시스템 박상국 이사(이하 토마토 박상국) : 저희는 RIA 관련 개발 플랫폼인 ‘eXria’를 지난해 중순에 오픈소스화 했습니다. 개발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큐브리드의 경우 NHN 인프라 DBMS로 들어가면서 안정화도 되고, 성능도 많이 개선됐을 것 같은데요?

큐브리드 정병주 : NHN이 서비스하는 네이버의 경우 포털 1등이고, 서비스 중 일부에 실제 적용돼 있습니다. 서비스 적용에 필요한 요구들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타깃은 인터넷 서비스 분야입니다. 인터넷 서비스에 최적화된 DBMS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죠.

토마토 박상국 :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습니다. 오랫동안 이 분야에 종사한 장진영 사장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특히 유엔진의 경우 회사 대 회사 협력을 통한 외부 개발자와의 공동 프로젝트 전개로 유명하시잖아요.

유엔진 장진영 : 제품 특성이나 속성상 협력이 용이한 모델이 있는 것 같습니다. BPM은 기업용 제품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은 이들이 한정될 수밖에 없지만 모든 기업 내 활동이 프로세스의 관리라는 점에서 기업용 SW 업체들은 궁극적으로 BPM 솔루션을 보유하고 싶어합니다. 특히 자신만의 특화 솔루션을 확보할 경우 기존 고객들에게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룹웨어 업체나 협업 업체들이 BPM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ossbloterforum-uengine판매 포인트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듀얼 라이선스 체계였습니다. 모든 소스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식과 소스를 사용한 회사가 형태를 바꿔서 제공할 땐 돈을 받는 방식이죠. 후자의 경우엔 저희에게 일정량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된느 것이죠.

그런데 전자는 돈이 안되고, 후자는 그런 돈까지 아까워하는 듯 보였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들 자체가 여유자금이 없었고, 선투자도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개발자 공유 전략이었습니다. 최소한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는 핵심 엔지니어 한 명은 있기 마련입니다. 이들을 BPM 엔진 개발 커뮤니티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면 그 소스를 가져다가 그 위에 어떤 부가 기능을 얹어서 개발해도 돈을 받지 않는 것이죠. 솔루션명도 바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여 파트너는 적은 인력 투입으로 전문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고, 저희도 지속적인 제품 성능 개선과 문제 해결이 가능해 프로젝트가 커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모두 윈윈하는 것이죠.

제가 보기엔 그런 면에서 RIA 개발 툴 분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데요.

토마토 박상국 : 네 그런 가능성을 보고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저희도 듀얼 라이선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솔루션 파트너들이 상용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할 경우 저희 RIA 툴을 가져다가 제품을 만들고 나서 그 이익을 나눕니다.도서관시스템과 전자문서관리, 골프장ERP 분야에 이미 적용됐습니다. 저희는 이런 전략을 킵인(Keep In)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툴을 가져다가 각사에 맞는 유저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수익을 나누는 것이죠.

오픈소스화를 선언한 이유는 개발자들을 다수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개발자를 확보하려면 선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여건상 무한정 늘릴 수 없습니다. 우리의 자산을 공개하면 외부의 개발자들이 주목을 하게 되고, 이들과 자연스럽게 협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죠. 개발자들의 여건이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힘든 구조긴 하지만 이 방향이 맞다고 봅니다.

유엔진 장진영 : 오픈소스를 지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전 개인적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연구 개발에 투여되는 노력을 분산시키지 말고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집중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잘 나가는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해도 아주 실력있고, 유능한 개발자들은 소수입니다. 이 개발자들이 국내 시장을 놓고 유사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각 사에 흩어져서 경쟁해 봐야 외산 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들이 전업 오픈소스 개발자로 한 분야에 집중을 하면 그 성과는 대단할 겁니다. 이렇게 쌓은 성과를 협력을 통해 나누자는 것이죠.

실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가 BPM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대형 IT 서비스 업체와 인력 파견업체와 함께 일을 하게됩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유엔진도 성장을 하고 인력 파견업체도 성장합니다. 전 이런 성장을 계단식 성장이라고 보는데요. 대형 IT 서비스 업체는 해당 프로젝트의 문서작업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유엔진은 개선된 코드가 남습니다. 인력 파견 업체는 오픈된 소스를 활용하면서 각 산업에 맞는 수많은 컴포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엔 오픈소스라면 관심도 안가지고 있다가 프로젝트 후반이 되면 그 코드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개발자는 자신의 이름을 코드에 남기고 싶어합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저희는 커미터가 하나 둘씩 생깁니다. 오히려 이런 커미터가 관련 제품을 다른 곳에 소개하기도 합니다.

물론 개방한다고 해서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무조건 스스로 자라나지 않습니다.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아파치재단만 보더라도 관리가 철저합니다. 그곳에 IBM, 오라클의 최고의 개발자들이 참여합니다. 핵심 개발자 이외에 외부의 수많은 사용자들이 검증과 테스트를 담당하고, 질문과 응답을 하게 됩니다.

기업들끼리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블로터닷넷 : 큐브리드는 어떻습니까? 개발자들의 관심이 좀 있나요?

ossbloterforum-cubrid큐브리드 정병주 : 저희는 시작한지 얼마 안된 회삽니다. 처음에 잘될까, 개발자들이 참여해 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 오픈소스 생태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외부 개발자 10여 명이 참여를 해줬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장을 제대로 안만들어줘서 그렇지 우리나라 안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계기가 됐습니다.

저희는 DBMS 엔진은 GPL을 따르고 그 외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BSD 라이선스를 따릅니다. 가져가 사용해도 소스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우리는 시스템소프트웨어다보니 개발자가 늘면 늘수록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호텔이나 항공사들은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하지 않습니까? 소프트웨어도 타 산업군에서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걸 배워야한다고 봅니다.

저희는 신생 도전자이기 때문에 수익모델보다는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어떻게 늘릴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토마토 박상국 : 네, 저희도 지난해 중순에 오픈소스화를 선언하고 움직이고 있는데요. 단시일 내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해 하나씩 하나씩 이뤄가야 한다고 봅니다.

블로터닷넷 : 개발자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번엔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있나요? 커뮤니티 활성화가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큐브리드 정병주 :  저희는 응용 개발자와 오픈소스 개발자와 접촉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개발 회사에서는 많은 관심을 표명해주고 있습니다. 무료의 DBMS 엔진을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올해 개발자 지원 전담팀도 만들어 개발자들과의 접촉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이제 시작이라서 거창한 활성화 방안보다는 자주 접촉하겠다는 각오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유엔진 장진영 : 앞서 커뮤니티 협력 내용을 밝혔으니 이번에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성화가 잘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나름의 생각을 밝혀보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만점인 집단지성의 상징인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가 국내에서 잘 안되는 경우랑 똑같다고 봅니다. 정보를 생산하는 이들이 1%가 안되고 나머지는 소비만 합니다.

문제는 시장 자체의 크기도 너무나 작다는 겁니다. 나머지 99%가 참여할 수 있도록, 흥미를 쓸 수 있도록 엄청난 양의 정보나 참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죠. 아마도 이런 경향은 정보를 오픈하는 순간 그 쓰임새가 다 했다고 해서 구조조정당했던 경험들 때문인 듯 보입니다. 자신만의 무기를 모두 내보일 수 없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인터넷에서 검색만하면 다 나옵니다. 무기라고 쥐고 있어봐야 무기가 안되는 시댑니다.

우리나라는 집단지성 모델도 성장하지 못하고 웹2.0이라는 대세도 따르지 못합니다. 그런 대세가 기존의 틀들을 못꺾고 있습니다. 큰 위기가 아닐 수 없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매니지드된 커뮤니티라도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잘 개발하는 친구들과 제휴하고 협력하려면 우선 나를 내세우지 말아야겠더라구요.

세계화 문제가 있습니다. 지식 수요 자체가 많은 곳에 정보도 오픈하고 해야합니다. 아니면 인위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선행해야 됩니다. 그 선행된 투자가 성과를 이뤄내는 시점이나 장소가 중요하죠. 전자와 후자가 결합돼야 좋은데요. 그러려면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번역해서 될 문제는 아니구요. 핵심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내용과 특징드을 잘 표현해야 됩니다. 두 개가 병행되지 않으면 국제적인 커뮤니티로 성장하기사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토마토 박상국 : 이제 씨앗을 뿌리고 있는 와중이라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사회적인 문제들이 있긴 했지만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의 관심사를 집중된 영역에 표출할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장이 아직은 부족하고 수도 적다고 봅니다. IT 분야는 더 하겠지요. 몇개의 커뮤니티가 이런 시도를 단행하고 지속적으로 도전을 하다보면 들풀처럼 퍼져나가지 않을까 합니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해외는 씨뿌리고, 물주고 키워서 열매를 맺은 경험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열매만 보고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고 하는데요. 과정이 있어야 결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블로터닷넷 :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좀 기다려 달라는 말씀으로 알아듣겠습니다. 오픈소스 기여도에 대해 한국의 위상이 상당히 낮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국내는 왜 상대적으로 오픈소스 바람이 안불까요?

유엔진 장진영 : 리눅스 파운데이션을 봐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체 중 100위 안에 드는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오픈소스 사용 기업으로는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이 10위안에 듭니다. 열매만 따먹고 기여는 안하는 것이죠. 아직까지 오픈소스의 가능성을 주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해외를 보면 100명 미만의 아주 작은 기업들이 오픈소스 분야에서 상당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직원의 70%가 커미터로 참여하는 곳도 있습니다. 남들이 안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놓다보면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 기회도 늘어나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시니어 그룹에서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밑의 그룹이 회사의 자산을 오픈하자고 했을 때 강력히 반대합니다. 시니어 그룹의 거부반응을 극복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ossbloterforum-tomato토마토 박상국 : 저는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계속 시간 문제를 말했지만 정말 흘러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제 세대만 보더라도 주입식에 사지선다형이었습니다. 뭔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가 가진 견해를 내놓고 경청하면서 또 자신만의 반대논리를 펼치는 경험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오픈소스는 누군가 하나의 성과를 던지면 그 성과에 제 의견을 내서 더 키우고 또 다른 이가 참여하면서 또 키우면서 점점 개선되고 하는데요.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세대가 쉽사리 그런 가능성에 주목하겠습니까?

상상력이 많이 부족하고 지식을 나누는데 익숙치 않습니다. 토론도 잘 안되고요. 다만 세대가 바뀌고 있으니 너무 부정적이지 만은 않습니다.

유엔진 장진영 : 참여보다는 비판, 공유 보다는 소유, 개방보다는 폐쇄가 국내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토마토 박상국 : 밑바닥이 깊으면 물이 계속 나오지만 깊이가 얕으면 물이 안나옵니다. 뿌리가 깊지 못한 세대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기 혁신을 통해서 리더가 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자신의 것을 내놨다간 밑천이 들어나기도 하니까 손쉽게 내놓지도 못합니다.

그렇지만 제 바로 후배들만 보더라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누군가 씨앗을 뿌리다보면 열매가 열릴 것으로 봅니다.

블로터닷넷 : 다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오픈소스하면 대부분 상용 소프트웨어와 경쟁하겠지만 또 수많은 오픈소스 커뮤니티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분야에서 경쟁을 자신하시나요?

토마토 박상국 :  큐브리드의 경쟁자는 포스트그레큐엘을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DB나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 인수된 MySQL인가요?

큐브리드 정병주 : 오픈소스 DBMS의 대표주자는 MySQL과 포스그레큐엘을 들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DBMS도 있지만 각 진영마다 차별화를 가져가고 있다고 봅니다. 저희는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각 진영과는 협력하면서 서로 경쟁도 하겠지요. 그렇지만 국내 상황만을 놓고본다면 아직은 경쟁보다는 협력에 무게를 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시장을 함께 키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은 급선무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시장 자체가 너무 작은 상황이라고 봅니다. DBMS 진영 뿐아니라 타 오픈소스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자체를 키우는데 더 주력할 예정입니다.

유엔진 장진영 : 레드햇도 제이보스를 통해서 BPM 사업을 합니다. 또 상용 BPM 업체도 오픈소스화 한 경우도 있습니다. IBM이나 오라클, EMC 등은 상용 업체를 인수합병한 경우가 많습니다. BPM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절묘하게 결합된 영역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픈소스를 통한 BPM 프로젝트 성공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저희는 개별 솔루션개발과 타 솔루션에 탑재되는 임베디드 형태 모델을 모두 지향하고 있지만 임베디드 BPM으로 전략적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토마토 박상국 : RIA 쪽은 워낙 쟁쟁한 상용 업체들이 있습니다. 어도비시스템과 마이크로소프트죠. (편집자 주 : 어도비도 플렉스를 오픈소스화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의 차별화 전략은 철저하게 국제 표준을 따른다는 겁니다. 엑스리아 개발 사상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거든요. 그동안의 수많은 경험들이 녹아들었습니다. 공개된 기술들을 응용하면서 그 깊이가 쌓였습니다. 깊이가 깊어지면 질적인 변화도 동반할 거로 봅니다. 전세계 어느 개발자가 개발하더라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번째는 손쉽게 플러그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응용 프로그램 개발사들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죠. 표준을 따르기 때문에 상당히 유연합니다.

블로터닷넷 : 오픈소스화를 선언했을 때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유엔진 장진영 : 기업 시장쪽에선 개발 프레임워크 오픈소스인 스프링(www.springsource.org)의 선례가 있었습니다. 국내 금융권에서 많이 사용했는데요. 금융권이 어떤 고객입니까? 안정화와 표준화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발자 수급도 편해야 합니다. 제품을 선택할 때 그 어느 곳보다 치밀합니다. 그런 곳에서 사용해보고 잘 돌아가니까 오픈소스에 대해 믿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BPM이 오픈소스라서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고객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오픈소스라서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합니다. 책임지고 서비스할 회사가 바로 옆에 있다는 그 사실에 고객들이 만족해 합니다. 오픈소스는 서비스할 전문 회사가 고객 옆에 있느냐 없느냐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토마토 박상국 : 해외에 기반을 둔 오픈소스는 믿을만한데 국내 기업들이 제공하는 오픈소스는 아직까지 못믿겠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극복해야 될 과제지요. 고객들은 제품 자체의 신뢰성과 함께 기술지원 체계가 마련돼 있는지 묻습니다. 고객들은 여전히 오픈소스하면 책임을 안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체계 마련이 신뢰성 확보에 중요한 만큼 이 분야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큐브리드 정병주 : 몇  년 전만해도 상용 SW만을 구매했던 고객들이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저희들의 경우 오히려 격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06년의 서비스 모델 당시에도 잘한 선택이라고 했던 고객들이 소스가 공개되자 더 잘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포털 고객들은 오픈소스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떤 업종이던 인터넷 서비스에 투자를 하는 만큼 그 활용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봅니다.

블로터닷넷 :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유엔진 장진영 : 만약 학자들이 그 어떤 학자들의 논문도 못보고 스스로 연구해서 모든 것을 검증해야 했다면 이만큼 과학이 빠르게 발전했을까요? 학회나 인터넷 같은 모임과 소통의 통로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발전이 상당히 더뎠을 겁니다. 과학 분야에서 정보를 나누고 검증하고 새롭게 쌓아가는 것은 너무나 일반적인 일입니다. 소프트웨어 분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오픈소스에 투자를 하면 할수록 성과는 많아지고 서로 공유하다보니 풍성해지는 것이죠. 고품질의 제품이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고객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그동안은 열악한 환경에서 소수의 개발자들이 제품을 개발하다보니 품질도 고객 눈높이에 안맞았고, 투자대비효과도 떨어지다보니 고객들이 외면했습니다. 당연히 시장이 안 큰 것이죠. 이런 악순환을 바꿀 좋은 소재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주셨으면 합니다.

토마토 박상국 :  기업용 오픈소스 개발 업체에 대한 지원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커뮤니티 지원쪽이긴 하지만 예산도 작고 여러곳으로 분산됩니다. 오히려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새로운 스택을 만들 수 있는 곳에 지원을 하면 좋지 않을까요? 오늘 모인 큐브리드나 유엔진, 토마토시스템 같은 업체들이 각 제품들을 서로 연동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하나의 스택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뭔가 구심점이 있어야 살이 붙지 않겠습니까?

블로터닷넷 : 예전 몇몇 국산 업체 대표들이 스타 기업에 지원을 집중하자는 주장을 펼친 바 있는데요. 그 경우와 유사해 보입니다. 시장을 인위적으로 재편해야 되는데 정부가 하긴 힘들지 않을까요?

유엔진 장진영 : 특정 기업에 몰아주는 건 세계적으로도 선례가 없습니다. 많이 쪼개서 나눠줘야죠. 다만 상용 업체와 오픈소스 진영은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오픈소스는 서로 모이게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특정 업체가 소유권을 행사하면서 시장을 교란하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아피치재단에 수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참여하는 이유도 특정 업체가 세계의 지식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오픈소스 진영에선 도덕적해이(모러헤저드)가 발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발자들은 죽도록 일하고 라면 먹는데 대표이사만 이익 챙겨보십시오. 소프트웨어가 망가집니다.  오픈소스는 철저하게 실력 중심입니다. 제가 소스를 공개했다고 하더라도 더 잘하는 이가 나와서 커뮤니티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더욱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모델입니다. 서로 함께 성공의 길로 가는 것이죠.

작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고용도 많이 됩니다. 자꾸 하나의 큰 회사를 키워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은 상당히 위험해 보입니다. 그런 기업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지식을 함께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합니다.

큐브리드 정병주 : 스택전략은 파급효과도 크다고 봅니다. 개별적으로 고객을 접촉하지 않고 함께 만들어가면 더 빠른 시간안에 시장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정부도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토마토 박상국 : 말이 나오 김에 큐브리드와 유엔진, 토마토의 오픈소스를 엮으면 어떨까요? 재미난 시도가 될 것 같은데요.

유엔진 장진영 : 개별 기업들이 진행하는 스택 이외에 정부에서도 오픈소스 스택을 통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지원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면책 조항을 넣어 해당 공무원이 책임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시도가 없으면 아예 접근할 수도 없습니다.

블로터닷넷 : 장시간 많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굳이 사회자가 끼어들지 않더라도 서로가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기자 입장에서도 조금은 시간을 가지고 오픈소스 진영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 모임을 통해 국내에 멋진 오픈소스 스택도 등장했으면 합니다.

정부의 예산들이 커다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적으로 힘을 합쳐 함께 만든 자산을 함께 공유해 각 기업과 공공 기관에 적용하고 그 경험들이 또 쌓이면 그에 맞게 사회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죠.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과는 좀 다른 시각의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속에서 한정된 예산을 사용해야 하는 정부로서도 씨앗을 뿌리는데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