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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오피스SW 경쟁, 애플·MS·구글 삼파전?

2012.06.08

구글이 모바일 오피스 앱 제공 회사인 퀵오피스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퀵오피스에 따르면 이 앱은3억대의 기기에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 지원 OS는 iOS, 안드로이드, HP 웹OS, 심미안 플랫폼 입니다. 구글은 “퀵오피스 기술을 구글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구글은 구글 독스라는 SaaS(Software as a Service)형 오피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웹브라우저를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하지만 구글독스는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모바일에 최적화시켜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예 모바일 관련 전문 업체를 인수한 것이죠. 애플이 iOS와 함께 ‘아이워크’라는 브랜드로 ‘페이지, 넘버, 키노트’라는 오피스 제품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폰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모바일 오피스 대응이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구글이 관련 업체를 인수하면서 이제 애플, MS, 구글 간에 모바일 오피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셈입니다.

이들은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 같은 플랫폼 위에 생산성 분야의 애플리케이션까지 확보하면서 기업 시장은 물론 개인들의 생산성 앱 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MS의 2012년 3분기(1월~3월) 실적을 보면 전체 174억700만달러 중 오피스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분야가 58억1400만달러를 차지했다.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와 서버 분야의 매출은 아직도 오피스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오피스 제품군은 효자인 셈입니다. (물론 패키지 판매 위주의 오피스 팀 때문에 서비스 제공 시장에 제대로 대응못했다는 평도 있기는 합니다.) 생산성 도구를 장악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가져갈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OS 제공 업체 입장에서는 오피스 시장을 결코 놓칠 수 없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각 회사의 행보는 약간씩 다릅니다. 애플의 경우 자기가 직접 폰을 제조하면서 ‘아이워크’라는 오피스 제품군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나눠줄 법도 한데 그렇지 않습니다. 직접 개발하는 앱이 많지는 않지만 알짜배기들은 자신들이 직접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윈도우폰이나 안드로이드용 ‘아이워크’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사 플랫폼에서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이 변할까요? 그간 애플의 행보를 본다면 그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다른 운영체제를지원한다고 해서 경쟁력까지 가져갈지는 미지수지만 말입니다.

이에 비해서 구글과 MS는 애플과 다릅니다. 두 회사는 직접 휴대폰을 제조하지 않고 라이선싱을 합니다. 노키아 단말에 제공된 모바일용 MS 오피스는 사용자에겐 무료입니다. PC나 노트북 사용자들에게 유료로 판매되는 것과 비교해 모바일 분야에서는 사용자가 지갑을 열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조사들에게 라이선싱을 하는 전략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기기에서 전혀 다른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죠.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 중에서 iOS용과 안드로이드용 MS 오피스를 선보일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거리입니다. 상당히 많은 루머들 중 하나는 일단 iOS용으로 우선 제공될 거라는 것이죠.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견해에 대해서 “루머는 루머일 뿐”이라고 일단 침묵모드로 돌입했습니다. 기업과 개인 고객들은 iOS와 안드로이드 지원 MS 오피스 출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윈도우폰을 선택하지는 않지만 MS의 모바일 오피스 제품은 사용하겠다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가 나오면 과연 모바일 분야 오피스 제품군들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오피스 제품을 제공하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대한 늦게 안드로이드나 iOS용 오피스를 출시하기를 기도할 것 같습니다.

구글의 경우는 생각해 볼 게 더 많습니다. 퀵오피스는 안드로이드 분야 1위 오피스 앱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왜 구글에 회사를 팔았을까요? 잘 나가는 회사가 왜 백기투항을 했을까요. 이런 결정을 유추해 보려면 안드로이드 시장의 특수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 1위 제조사는 삼성전자입니다. 절대 강자로 등극했습니다. 그 뒤를 HTC나 LG전자, 팬택 등이 뒤따르고 있고 중국의 화웨이나 ZTE 같은 업체들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습니다. 또 아주 작은 중소업체들도 이 시장에 발을 담갔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HTC, 모토로라 모빌리티, 최근 ZTE 등은 하나의 오피스 제품 소스를 가져다가 자사 기기에 최적화시켜서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인프라웨어가 인수합병했던 보라테크(삼성전자 훈민정음 개발팀)의 ‘폴라리스’ 오피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안드로이드 시장은 상당히 많은 사전 설치(프리로드) 제품들이 있습니다. 통신사가 제조사를 통해 자사의 서비스나 앱이 사전 설치되도록 하고 있고 제조사 또한 자사 스마트폰의 차별화 요소로 다양한 앱들을 프로로드 시킵니다.

폴라리스 오피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조사들은 자사의 폰에 최적화된 오피스 제품군을 기획해서 보라테크에 요구를 합니다. 보라테크는 각 제조회사에 해당 인력들을 파견해서 그들의 요구에 맞도록 지원을 합니다. OS와 애플리케이션을 밀결합시켜서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이죠. 단적인 예로 애플이 iOS에서 트위터를 기본적으로 설치해서 고객에게 제공했죠. 다양한 서비스에 트위터가 매끄럽게 연동돼 있다보니 사용자들은 그만큼 편하게 재잘거릴 수 있게 된 것이죠. 안드로이드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들을 사전 설치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안드로이드 시장은 일반 휴대폰 시장과 그리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다양한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넘쳐난다는 것이죠.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1위에 오르자 애플 iOS용 앱 제조사들이 미리 프리로드시켜 달라고 줄을 섰다는 소리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퀵오피스가 밝힌 3억대의 디바이스에 자사 앱이 설치돼 있지만 제조사들은 전혀 다른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퀵오피스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인 것이죠. 특히 이들 업체는 기존 제조사들의 요구를 수용해서 커스터마이징해줄 준비들이 잘 안 돼 있고 경험이 일천합니다. 기존 밀착형 지원 방식의 옳고 그름을 논외로 하더라도 각 나라별 제조사에 인력을 파견해서 그들의 요구를 빠르게 수용하고 대응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죠. 순수하게 앱 장터에 제품을 올려놓는 방식을 취합니다. 이 때문에 기능은 좀 떨어지지만 제조사들과 밀착된 회사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제조사들 입장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최적화시킨 퀵오피스를 수용할까요?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라이선싱을 하겠다고 했을 때 지금처럼 자신들을 밀착 지원해줄 업체를 버리고 구글의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대형 제조사들이 독자적인 행보를 하더라도 구글이 퀵오피스를 인수합병하면서 중소 제조사들은 오히려 환영할 듯 보입니다. 삼성전자나 HTC, LG전자나 팬택 같은 제조사 이외에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수많은 기기 업체들이 존재합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커스트마이징하고 다양한 앱들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몇몇 제조사들 이외에 중소기기업체들은 이런 능력이 떨어집니다. 이들에게 운영체제와 생산성 앱이 모두 제공된다면 이들은 환호성을 지를 수 있게 됩니다.

구글 입장에서도 안드로이드 시장이 선발 제조회사 몇개로 과점화되는 상황은 막지는 못하더라도 향후 이들과 대항할 수 있는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죠. 물론 그들이 크더라도 구글의 전략을 충실히 따라준다는 전제 아래서요. 이번 퀵오피스 인수는 구글이나 안드로이드 기반 저가 기기를 개발하는 진영 모두 아쉬울 게 없는 카드입니다. 다만 이 경우 퀵오피스가 무료로 제공될 경우입니다.

모바일 기기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이 기회를 엿보고 생산성 앱이나 서비스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인수합병이 예상되고 있고 협력 또한 광범위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의 퀵오피스 인수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바일 분야 생산성 도구 분야의 1위 업체는 과연 누가될까요? 운영체제 업체들이 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것인지, 그 강자를 제조사들이 인수합병해서 범용 OS 업체들의 대항마로 올라설 수 있을지 흥미롭습니다.

구글은 자사가 소프트웨어를 모두 담당하는 레퍼런스폰을 주기적으로 선보였습니다. ‘넥서스’ 시리즈입니다. 구글이 퀵오피스를 인수해서 어떻게 폰에 최적화시킬지는 아마도 다음번 레퍼런스 폰이 나와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운영체제의 경쟁 넘어로 이제 모바일 오피스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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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현장 소식을 전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꿉니다. 현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