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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가 카카오톡 품질에 손대고 있다”

2012.06.14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을 불거진 mVoIP 논란이 결국 망 중립성 이야기로까지 이어졌다.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과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 주최로 ‘보이스톡 논란과 망 중립성’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카카오톡의 이석우 공동대표를 비롯해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 박석철 SBS 전문위원,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조성주 청년유니온 전 정책기획팀장 등이 패널로 나섰고 구본권 한겨레신문 기자가 사회를 맡았다.

망 중립성에 대한 포럼이지만 이동통신사 관계자나 입장을 대변할 있는 참여자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2시간여 뜨겁게 진행됐던 망 중립성 포럼의 현장을 전한다.

Q.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은 물론 애플의 페이스타임도 제한하겠다는 이통사 움직임이 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 스마트폰이 도입되기 시작한 2009년 이미 mVoIP가 요금제에 따라 제한적으로 차단 중이었다. 이를 더 확대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데이터 통신을 통해 통화하지만 이미 데이터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이용자 입장에서 이것을 막는 것은 문제다.

이동통신사는 주파수를 이용한 서비스 사업자일 뿐 망을 갖고 있는 통신사가 배타적 독점권을 갖고 있는 음성서비스에 다른 사업자 참여를 막는 것은 시장 지배적 권력 남이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 보이스톡 시작 첫날은 음성 패킷의 손실율이 0에 가까웠다. 하지만 서비스 개시 3일 이후 54요금제 이하는 아예 통화가 안됐다. 여론 때문인지 며칠 전부터는 차단이 풀렸는데 SK텔레콤의 경우 손실율이 16.6666%로 늘어났다. 걸리지만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손실율이 여전히 0에 가깝다. 이통사들의 의도적인 품질 손대기가 시작됐다.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 : 소비자 입장에서 통신망은 고속도로같은 국가 기간망이다. 가입자들은 통행료처럼 정해진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보이스톡으로 수익률이 떨어진다는데 그간 이통사들이 데이터 명목으로 거둔 수익을 투명하게 공개한 뒤에 이야기하자.

이통사들은 카카오톡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하려고 하지 않고 자기들이 망을 갖고 있다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업자들에 훼방 놓고 있다.

▲박석철 SBS 전문위원 :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은 통신사 기반 서비스보다 매우 불편하다. 그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불과하다. 이동통신사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앞으로 PC에서 하던 일들이 모바일로 옮겨지면서 클라우드와 네트워크를 빼놓을 수 없는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위축될 수 있다. 이미 요금으로 운영자금과 수익을 충분히 뽑아내고 있는데 더 큰 수익을 내기 위해 떼쓰는 것도 문제다.

▲조성주 청년유니온 전 정책기획팀장 : 어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외에 애플의 페이스타임까지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카카오톡의 적극적인 이용층 대부분이 비정규직과 경제 상황이 어려운 20~30대다. 옷이나 식비보다 스마트폰 요금을 더 많이 내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실제 통신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검증되지도 않은 서비스를 통신사가 알아서 먼저 차단한 셈이다. 통신사와 콘텐츠 업체의 싸움으로 몰고가는 분위기인데 실질적인 피해자는 소비자다. 앱을 차단하고 제한하고 품질을 떨어뜨리는 최근의 상황은 민주주의와도 맞지 않는다.

Q. 이동통신사들의 mVoIP 차단에 문제는 없는가.

▲이석우 : 이통사들은 문자메시지 수익처럼 통화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살제 카카오톡의 mVoIP는 음성 통화의 품질을 넘을 수 없다. 문자 채팅 중 잠깐 목소리로 대화하는 수준의 가벼운 용도다. 통화 수익에 큰 영향 끼치기 어렵다.

우려하는 부분은, 보이스톡을 내놓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익 급감에 대한 이야기로 요금 인상을 도마위에 올렸다. 서비스 업체로서 요금제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은 아니지만 카카오톡을 핑계로 요금 인상을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금 상황은 중국요리집에 자장면 배달 전화가 오면 통신사들이 전화 덕분에 자장면을 팔았으니 수익을 나눠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미 카카오는 적자임에도 막대한 망 이용 요금을 내고 있다. 이용자들도 요금을 내고 있다. 결코 무료통화가 아니다.

어찌보면 15년만에 찾아온 기회다. 대기업만 할 수 있던 PC 통신 사업이 인터넷으로 바뀌면서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새로 시작하는 기업들에 기회를 주던 것처럼 이동통신 분야도 네이트 등 제한적인 모바일 서비스에서 누구에게나 개방되는 앱스토어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응휘 :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이통사는 통화 건당 수익을 가져가지만 mVoIP 앱들은 다른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통신사들이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걱정된다. 곧 LTE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VoLTE를 시작할텐데 경쟁이 공평하지 않다. 또한 앱 개발사가 망 사업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재 상황으로는 서비스의 혁신이 뒤따르지 못한다. 산업 발전 저해 요소다.

이동통신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트래픽이 얼마나 늘었고 그 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갔나 정확한 데이터를 보고 이야기하자. 새 기술이 나올수록 트래픽당 단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어지 보면 망 투자 비용을 함께 내자는 투정이다.

무임승차 이야기도 나오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망 사업자도) 네이버, 다음에 무임승차한 것 아닌가? 이미 이 사업자들은 망 이용료를 종량제로 내고 있지만 망 사업자는 이들에게 콘텐츠 이용료를 100원도 내지 않고 있다.

▲김기창 : 언젠가는 지금의 mVoIP 이상의 서비스가 나오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망 차단이 이런 기술 개발을 늦추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재래식 음성 통화 기반의 사업이 이미 기울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개선하려는 노력보다 일단 막고 보자는 방향을 잡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일반 전화는 거는 사람만 요금내지만 인터넷전화는 사실상 받는 사람도 데이터 이용료를 내고 있다. 이런 구조가 싫다면 아무도 쓰지 않는 조용한 망을 원하는 것인가?

▲박석철 : 비슷하게 방송계에서는 스마트폰에서 방송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방송을 제대로 보기 위해 큰 화면의 TV 앞에 앉는다.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경험이 재미를 더할 뿐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다. 본래 서비스에 경쟁되지 않는데 요금제에 따라 이용자를 차별하고 서비스 품질도 조정하는 것은 심각하다.

Q.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김기창 : 유럽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는 시장이다. 유럽 연합은 각 국가의 시장 상황에 맞게 규제를 조정하라는 것이 기본이다. 이를 통해 네덜란드는 망 중립성을 구체적으로 입법화했다. 국가 이익에 반하는 특정 요소가 아니라면 규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단골로 이야기하는 영국의 경우는 망 중립성을 입법화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한정된 시장 내에 굉장히 많은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굳이 규제하지 않아도 망 중립성 자체가 경쟁의 한 요소다. 한국은 3개 통신사 뿐이고 그 사이에 의미있는 경쟁은 없다. 오히려 담합이 의심될 정도로 요금과 서비스 내용이 비슷하다.

게다가 이미 약관을 통해 정해진 mVoIP 정책을 어기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율이라는 것은 법을 지키고 어기는 것도 자율에 두겠다는 뜻인가?

▲이석우 : LG유플러스의 발표에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불편한 진실이 있다. 아직 LG유플러스는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다. 통화가 어렵고 3개 통신사 중 패킷 손실율이 가장 높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장 경쟁에 맡긴다는 이야기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전제는 자유로운 경쟁이 우선돼야 한다. 그 기본룰은 망 중립성이다.

▲전응휘 :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그 동안 수수방관이 아니라 굉장히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으며, 요금제 가이드라인 자체를 국가가 제시하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과 마케팅 비용 등으로 법을 넘나들며 제한하고 있다. 엄격하게 규제해야 하는 독과점 시장이기 때문인데 갑자기 이 문제에 대해서만 시장에 맡기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규제와 자율의 기준이 무엇인지 정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역무위반이다. 이걸 방치하는 방송통신위원회도 그 존재와 역할이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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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