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人] 이재후 책임연구원 “도전, 자전거 출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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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정해진 건 아니지만, 하나라도 어릴 때 시작하면 좋은 게 있다. 자전거도 그 중 하나다. 어릴 때야 자전거 뒷바퀴에 보조바퀴도 달면서 배울 수 있지만, 중장년이 돼 자전거 배워보겠다며 보조바퀴를 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운동신경도 한몫한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좀 더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

이재후 마인드웨어웍스 책임연구원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처음으로 자전거로 출퇴근하겠다고 나섰다. 보조바퀴도 없이 말이다. 계기는 단순했다.

“지난해 회사를 이직했는데, 집 앞에서 회사까지 자전거 도로가 잘 구축돼 있더군요.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통비도 아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지요. 결심한 그 날로 회사 근처 자전거 집을 찾아 ‘미니벨로’라는 바퀴 20인치에 이르는 작은 자전거를 구입했습니다. 집까지 타고 올 생각에서였죠.”

문제는 그가 구입한 날 전까지는 자전거를 거의 타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어렸을 때 3번 정도 자전거 탔던 기억을 더듬으며, 서점에서 개그맨 김병만이 저술한 ‘달인, 자전거를 말하다’를 한 권 구입해 글로 자전거를 익혔다. 페달에 두 발을 올리는 일도, 핸들을 조정해 방향을 조정하는 법도 책이 가르쳐줬다. 다른 사람들에게 손 내밀어 도움을 청할 법도 한데, 부끄러움에 끝내 혼자 자전거를 익히기를 고집했다.

“자전거 구입 첫 날, 자전거를 끌고 가는건지 타고 가는건지 구분이 되지 않더군요. 한 3시간 정도 걸려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 다음날 포기하지 않고 똑같이 자전거를 끌고 출근했습니다.”

그의 집 앞 홍재천에서 사무실까지의 거리는 약 8km. 자동차로 약 20분, 대중교통으로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 고생해서 자전거 출퇴근을 고집하기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더 효율적인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가 쓰러지고, 어쩔 땐 넘어지기 싫어 버티다가 긁히면서도 자전거 출퇴근을 포기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바퀴가 20인치인 작은 자전거를 산 이유입니다. 자전거가 쓰러져도 발로 디뎌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말이지요. 그리고 천천히 달렸습니다. 무리해서 속도감을 느끼려 하지도, 안전하게 타고 다니는데 신경썼습니다.”

이재후 책임연구원 뜻대로 자전거가 움직이게 만드는 데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페달 밟기와 핸들 조작이 수월해지면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바퀴 28인치에 24단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구입한 일이었다. 최근까지도 출발할 때와 멈출 때가 다소 불안하긴 해도, 사고가 일어난 적은 없다. 출퇴근 시간이 남들과 조금 다른 게 도움이 됐다. 이재후 책임연구원이 일하는 마인드웨어웍스는 출퇴근 시간이 개인 자율에 달려 있다. 그는 새벽2시 퇴근, 10시 출근으로 자전거 도로가 비교적 한가할 때를 이용한다.

늦은 밤에 주로 자전거를 타다보니 오싹한 경험도 몇 번 있었다. 새벽에 홍제천쪽 한 호텔 앞에 폭포가 있는데, 장마철 그 구간을 지날 때면 자전거 벨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왔다. 새벽 2시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었다.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싸한 기분이 들길 몇 차례, 이제는 대담하게 밤길을 자전거로 다닌다.

“오히려 저녁에 도로에 사람이 없으니 자전거 타기가 훨씬 수월하더군요. 처음엔 어두워질 때 자전거 타는 게 겁이 나 일찍 퇴근하기도 했는데, 라이트도 달고 자전거도 점점 익숙해지면서 밤에 타는게 편해졌습니다.”

자전거 출퇴근이 거듭될 수록 배는 들어갔고 종아리 근육은 단단해졌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올 땐 위험해서 자전거를 한동안 타지 못했지만, 그 때를 빼면 한결같이 자전거 출퇴근을 강행한 덕이다. 이재후 책임연구원의 다음 목표는 지금보다 자전거 실력이 좀 더 붙어 MTB 자전거로 바꾸는 것이다.

“40대에 자전거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저도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닌데, 일단 해보니까 타게 되더군요. 나이 생각하지 말고, 어렸을 때 안 타봐서 못 탄다고 두려워하기 전에 일단 질러놓고 자전거 배울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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