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판매 늘리려면, 메타정보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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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이걸 인터넷에서 찾는 정보 이용으로 바꾸면 어떨까. ‘정보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쓰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 정도가 제격이겠다. 이번엔 책에 적용해보자. 누구도 사지도, 읽지도 않는 책이라면 일기장이나 수첩에 지나지 않을까.

카 미칸 닐슨북 아시아태평양 매니징 디렉터는 “좋은 메타데이터는 책 판매량을 늘린다”라며 “누구나 출판할 수 있는 전자책 시대에는 검색엔진을 통해 발견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카 미카는 6월20일부터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의 ‘디지털 변환기 국제출판계의 대응전략’ 세마나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카 미칸 닐슨북 아태지역 매니징 디렉터

▲카 미칸 닐슨북  아시아태평양 매니징 디렉터

그는 출판사가 책 판매를 늘리고, 매출을 올리는 데에 “책을 얼마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책을 발견하는 쪽이 독자이든 서점이나 중간 유통상인 총판이든 상관없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독자는 자기 기분과 취향, 목적에 맞는 책을 고를 수 있고, 서점은 매대에 올리거나 입고할 적당한 책을 찾기 좋게 하려면 말이다.

카 미칸은 이것이 막연한 이론이 아니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2011년 가장 많이 팔린 책 10만종을 조사해보니, 메타데이터 표준에 맞지 않은 책에 비해 판매량이 98%, 즉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책 메타데이터 표준 중 하나인 BIC 기본 사항을 다 채우지 못한 책은 한 종당 1113부 팔렸는데, BIC 항목을 완벽하게 채운 책은 평균 2205부 팔렸습니다.”

두 자료의 결과가 우연히 들어맞은 경우는 아닐까. 카 미칸은 고개를 저으며 “그 연결고리는 경험으로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카 미칸은 출판사를 위한 책 메타데이터와 서점 판매 현황을 분석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러한 현상을 줄곧 지켜봤다.

닐슨북은 현재 도서 소매 판매 실적을 측정·분석하는 ‘북스캔’과 전자 주문과 영업 관련 메시징 통합 서비스 ‘북넷’, 서지 정보 제공 서비스 ‘북데이타’를 서비스하는데 북스캔은 영국과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뉴질랜드, 인도, 북데이타는 100여개국의 서적상과 출판사, 도서관에서 쓰인다. 닐슨북 서비스는 월 또는 연 단위와 같이 정기적으로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방식인데 영어로 쓰인 책만 서비스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가운데 북스캔이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는 2011년 영국 기준, 16억파운드, 2억900만권으로 영국 도서 시장의 90%에 해당하며, 관리하는 ISBN 수로 따지면 100만개 이상이다. 메타데이터와 판매실적을 비교한 자료에 쓰인 책 10만종도 닐슨북의 북스캔의 서비스 범위에 포함되는데 판매액으로 따지면 영국 도서 시장의 91%, 판매량으로 따지면 87%를 차지하는 규모다.

카 미칸은 닐슨북이 관리하는 책의 메타데이터는 사실 새로운 건 아니라고 말했다. “메타데이터란 용어는 등장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메타데이터 자체는 책이 발명된 초기부터 있었습니다.” 바로 제목, 지은이와 같은 정보가 메타데이터에 해당한다. 책이 두루마리 형태에서 지금처럼 넘겨 읽는 방식으로 바뀌면서는 페이지 수라는 정보가 생겼다. 그는 “재고 정보나 서지 정보도 메타데이터”라며 메타데이터가 새롭거나 어려운 개념은 아니라고 말했다. 지금은 여기에 ISBN, 주제, 출판 일자, 주석, 서평, 저자 정보, 목차, 표지 이미지 등이 추가됐다.

닐슨북은 현재 도서 메타데이타를 ONIX를 이용해 취합하고 서점 등에 공급하고 있다. ONIX는 2000년 마련된 표준안으로, 영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지금은 전세계에서 쓰인다. ONIX는 EPUB 가이드라인에서 메타데이타 등록 방식으로 제안돼, 종이책과 전자책의 메타데이타를 서점과 출판사가 등록하고 교환하는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카 미칸은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형태로 책이 만들어지면서 책 시장의 물리적인 장벽이 무너져 한국 책이 나이지리아, 남극에서도 읽히는 때가 온 만큼 메타데이타도 국제 표준이 필요하다”라며 “ONIX는 정보를 담는 봉투와 같은 것으로, 출판사와 서점이 이 봉투에 맞게 정보를 담고 주고 받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제 책은 발견해 읽는 시대입니다. 질이 좋고 일관성이 있으며,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메타데이타는 판매부수를 올립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께 ONIX를 도입하려고 우리말 지침서를 제작했지만, 현재 서점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메타데이타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으며, 출판사들은 서점마다 다른 방식으로 메타데이타를 이중, 삼중으로 제작해 주는 상황이다. 이 상황은 종이책과 전자책 시장 모두에 해당한다.

ONIX란,
ONline Information eXchange의 약자로, 도서 메타데이타를 교환하는 표준이다. 구성 항목은 200개가 넘지만 주로 20개 정도가 쓰인다. 책이나 출판사, 서점마다 작가, 지은이, 저자, 글쓴이 등 같은 항목을 두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걸 통일했다고 볼 수 있겠다. 외국에서는 출판사가 XML 형식으로 된 ONIX 파일을 만들면, 닐슨북과 같은 곳이 이 정보를 서점에 제공하는 식으로 쓰이는데 국내는 유통사마다 다른 방식을 쓴다.

ONIX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출판유통진흥원이 2003년에 제작한 안내서(1, 2)와 BISBISG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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