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자책 담합 의혹, 판결은 내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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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전자책 가격 담합 의혹을 풀려면 내년 6월까지 기다려야겠다.

미국 지방법원 뉴욕 남부지구는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애플과 주요 출판사의 전자책 가격 담합 사건에 관한 재판을 내년 6월3일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월22일 전했다. 내년에 치러질 재판에서 배심원 없이 애플이 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주요 출판사들과 전자책 가격 담합을 모의했는지에 대한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로써 애플의 ‘대리점 계약 모델’에 관한 평가는 1년뒤에 이루어지게 됐다.

애플이 이번 소송에 휘말린 것은 애플 앱스토어의 가격 산정 방식을 전자책 서점인 아이북스스토어에 그대로 들여오며 시작됐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월터 아이작슨에게 부탁해 출간된 전기 ‘스티브 잡스’를 보면 이 사건을 얼추 알 수 있다.

“우리는 대리점 모델로 가겠습니다. 당신들이 가격을 정하면 우리가 그중 30퍼센트를 가져가는 거지요. 물론 고객들의 부담이 커지겠지만 어쨌든 그게 당신들한테도 좋은 방식 아닙니까?” 단, 우리보다 더 싸게 파는 곳이 있으면 우리도 그 가격에 팔도록 보장해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랬더니 그들은 아마존에 가서 “대리점 계약에 서명하지 않으면 책을 공급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지요.

얼핏 보기에는 이러한 방식을 취할 경우 아이북 스토어의 책값이 아마존의 책값보다 높아질 게 분명했다. […] “그렇지 않을 겁니다.” 월트 모스버그가 아이패드 출시 행사에서 이에 대해 물었을 때 잡스는 대답했다. “책값은 똑같아질 겁니다.”

‘스티브 잡스’ 37장 ‘아이패드: 포스트 PC 시대로’ 중 ‘출판과 저널리즘’에서
(문단 순서는 책과 다르게 바꿨다)

미국 법무부는 위와 같은 정황을 실제로 포착해 애플과 사이먼앤슈스터, 해치트북그룹, 피어슨 PLC 펭귄그룹, 맥밀란, 하퍼콜린스 등 5개 출판사가 전자책 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하고 올 4월11일 미국 지방법원 뉴욕 남부지구에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날 텍사스를 비롯한 미국 내 16개 비슷한 이유로 애플과 사이먼앤슈스터, 피어슨 PLC 펭귄그룹, 맥밀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의문은 미국에서만 나온 건 아니었다.

출간 시기에 따라 할인율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도서정가제를 허용하지 않는다. 각 유통사가 자유롭게 책값을 책정할 수 있다. 그런데 애플은 2010년 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출판사가 직접 가격을 정하는 대리점 계약 모델 방식을 내놨다. 그리고 같은 책이 애플에서 파는 가격보다 다른 서점에서 더 싼 값에 팔려선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 결과 전자책 가격은 점차 올랐다. 지난해 8월 애플과 5개 출판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전자책 가격은 최대 절반 가까이 올랐고, 페이퍼백으로 8.82달러에 팔리는 ‘카이트러너’는 전자책 값이 12.99달러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 덕분인지 애플은 뒤늦게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는데도 아마존의 시장점율을 90%에서 65%로 낮췄다.

5개 출판사 중 해치트북그룹, 하퍼콜린스, 사이먼앤슈스터는 미국 법무부와 지난 4월 합의했다. 합의안 중에는 5년간 전자책 유통사가 자사의 전자책을 할인하는 걸 막아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그리고 애플과 맺은 최혜국 대우 조항도 파기해야 한다. 하지만 맥밀란과 피어슨 PLC 펭귄그룹, 애플은 합의 대신 소송을 선택했다.

3개 회사가 소송전을 선택한 게 옳은 길이었는지는 1년 뒤 판가름난다.

한편, 우리나라는 1월26일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을 일부 개정해 7월27일부터 전자책도 도서정가제에 포함된다. 출판사는 전자책 서지정보에 정가를 표시하고, 판매 사이트는 그 가격을 표시해야 하며, 발간되고 18개월이 지나지 않으면 10% 이내에서만 할인해 팔아야 한다.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22조(간행물 정가 표시 및 판매)

① 출판사가 판매를 목적으로 간행물을 발행할 때에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하 “정가”라 한다)을 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간행물에 표시하여야 한다. 정가(定價)를 변경할 때에도 또한 같다.  <개정 2012.1.26>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전자출판물의 경우에는 출판사가 정가를 서지정보에 명기하고 전자출판물을 판매하는 자는 출판사가 서지정보에 명기한 정가를 구매자가 식별할 수 있도록 판매사이트에 표시하여야 한다.  <신설 2012.1.26>

③ 간행물을 판매하는 자는 간행물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9조제2항에 따른 재판매가격유지 대상저작물에 해당할 때에는 정가대로 판매하여야 한다. 다만, 간행물을 판매하는 자는 독서 진흥과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스스로 제공하는 할인방법을 통하여 간행물을 정가의 10퍼센트 이내에서 할인하여 판매할 수 있다.  <개정 2012.1.26>

④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간행물에 대하여는 제3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개정 2012.1.26>
1. 발행일부터 18개월이 지난 간행물
2. 도서관이나 사회복지시설에 판매하는 간행물
3. 저작권자에게 판매하는 간행물
4. 발행일부터 18개월이 지난 종이 간행물과 내용이 같은 전자출판물
5.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간행물

애플 로고
이미지 출처: 애플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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