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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 블랙베리 추락 어디까지?

2012.06.29

블랙베리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의 추락세가 심상치 않다. 회계연도 기준 2013년 1분기(2012년 3~5월) 실적 때문이다. 매출 28억달러에 순손실 5억1800만달러라니, 너무 초라한 성적 아닌가. 지난 분기 42억달러의 매출을 낸 것에 비하면 약 3분의 1이 떨어진 것이고, 전년 동기 49억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43%가 줄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형편없는 성적이다.

하드웨어 판매량 감소가 주 요인이다. 이번 분기에 RIM은 7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지난 분기에는 1100만대를 팔았다. 야심차게 밀었던 플레이북은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도 26만대밖에 팔리지 않았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급격한 성장만큼 블랙베리가 하락세를 걷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빠른 하향세는 예상치를 넘어서는 것이기에 충격을 더한다. 공격적으로 나섰던 태블릿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고, 주력인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블랙베리 볼드 9900’ 이후 ‘블랙베리10’의 출시를 앞두고 신제품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는 블랙베리10에 대한 대기 수요일 수도 있고 QNX로 운영체제가 바뀌는 것, 풀터치 스크린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RIM은 5천명의 직원을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직원의 30%에 이르는 규모다. 1천만달러의 비용을 줄이고 블랙베리10에 집중하겠다는 제스처로도 읽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랙베리10의 출시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당초 5월 열린 블랙베리월드에서 올해 안에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는 내년 1분기 이후로 연기된다고 밝혔다. 개발단계에서 기능이 늘어나는 것만큼 개발 규모가 늘어나 완벽을 기하기 위해 내년으로 미룬다는 설명이지만, 매출 규모 축소와 관계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RIM은 최근 스마트폰의 흐름에 대해 되돌아보는 모습이다. 지난 6월27일 국내에서 열린 열린 어드밴스드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세미나에서도 애플이나 안드로이드로 넘어가는 스마트폰 수요를 당장 막기보다 기존 기업 시장에서 갖고 있던 MDM이나 BYOD에 대한 경험을 멀티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블랙베리 모바일 퓨전’을 발표한 바 있다. 당장 단말기 시장을 따라잡지는 못해도 엔터프라이즈의 기본 인프라를 꼭 쥐고 블랙베리10 이후 역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남은 숙제는 블랙베리10이 기업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얼마나 즐거운 스마트폰이 될 것이냐는 점과, 블랙베리의 강점이자 약점인 BIS 요금제에 대한 정책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블랙베리의 다음 분기도 썩 밝지 않다. 신제품이 없는 앞으로의 두 분기 동안 블랙베리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RIM으로서는 남은 카드가 별로 없다. 블랙베리10 앞에서 RIM도, 소비자들도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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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