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마음에 드는 친구에게 음악 테이프를 선물했다. 내가 좋아하고, 친구가 좋아할 법한 노래를 골라 테이프에 담았다. 요샛말로 해서 플레이리스트지만, 예전엔 이런 말도 없었다. “들어봐, 내가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어”라고 음악 테이프를 건넨 건 아니었다. 그저 “들어봐” 이 한 마디면 됐다.
그때는 테이프 하나 온전하게 만드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올 때 DJ 멘트가 섞이지 않게 해야 했다. 마우스 클릭 몇 번 하면 파일이 곧바로 복사되는 그런 때가 아니었다. 만약 집에 있는 카세트가 테이프 두 개를 넣고 동시 녹음이 가능하면 행운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기댈 곳은 라디오밖에 없었으니까.
인터넷이라는 게 발전하면서 감수성이란 게 사라진 것 같지만, 20년 전에 테이프로 건네던 음악 선물은 ‘공유하기’로 바뀌어 더 편해졌다. 나 혼자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누기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단추 한 번 누르면 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친구와도 나누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서비스들은 유튜브의 API를 활용해 음원을 사지 않고,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다.
뮤즈어라이브 ‘뮤즈랑’(muzrang)
뮤즈어라이브는 K팝 차트를 보여주던 ‘뮤즈랑’에 7월2일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기능을 덧붙였다. ‘월간 윤종신’이나 ‘한 음악 블로거가 꼽은 ‘여름에 듣기 좋은 추억의 영화음악’ 등을 주제로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하면 누구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게 했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 음악은 ‘뮤즈랑’에서 검색해 고르면 된다.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 API를 쓰는데 검색 결과는 유튜브 영상 속 이미지나 사운드클라우드 로고로 나타난다. 이중에서 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으면 마우스로 끌어 오른쪽 플레이리스트에 넣거나, ‘더하기’(Add) 단추를 눌러 추가하면 된다.
음악을 다 골랐으면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설명을 넣고 앨범 재킷 만들 듯이 이미지를 씌우면 된다. 뮤즈어라이브가 미리 마련한 이미지나 구글 검색으로 알맞은 이미지를 찾아서 넣을 수 있다. 또는 내 컴퓨터에 저장한 이미지에서 고르는 것도 가능하다.
‘뮤즈랑’은 프레이리스트 만드는 게 간단해서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다른 사람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내가 듣기 편한 데 있다. 첫화면이나 ‘인기있는’(Popular)란 페이지로 가면 남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볼 수 있다. 이중에서 나중에 듣고 싶은 건 하트모양의 ‘좋아요’ 단추를 누르면 된다.
플레이리스트는 마음에 드는데 한 두곡만 바꾸면 좋겠다 싶으면 ‘뒤섞기’(Remix) 단추를 눌러 추가하거나 뺄 수 있다. 혼자만 듣기 아까우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해당 플레이리스트 웹페이지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원가입하지 않아도 ‘뮤즈랑’에 올라온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지만, 공유하거나 좋아요 단추 누르기 또는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려면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해야 한다.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 사용자들의 인구 통계학 정보를 분석해, 해당 아티스트들을 선호하는 팬들의 구체적인 특징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뮤즈랑 소셜차트를 서비스하며 확보한 데이터 분석 비결을 가지고 아티스트가 궁금해하는 팬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도 있다”라고 말했다.
뮤즈랑은 아이폰 응용프로그램(앱)과 페이스북 앱으로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플레이리스트 목록 페이지. 공유하기 단추를 눌러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알리거나, 즐겨찾기에 등록하고, 플레이리스트를 수정하는 게 가능하다.
▲유튜브 영상 클립을 끌어다 붙이는 식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원하는 곡이 검색되지 않으면, 직접 URL을 입력해 넣을 수도 있다. 이때 추가할 수 있는 음악은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라온 곡이어야 한다.
▲플레이리스트마다 이미지를 넣게 돼 있는데 이미 마련된 것 또는, ‘이미지 검색’ 단추를 눌러 구글에서 찾아서 넣을 수 있다.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톡톡플러스 ‘뮤직:톡’(music:talk)
음악은 듣고 싶은데 뭘 들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특히나 그냥 듣고 싶을 땐 조금 막막하기도 하다.
‘뮤직:톡’에선 그냥 음악을 듣고 싶을 때 또는 답답할 때, 즐거울 때, 행복할 때, 상쾌할 때 등 기분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나눠 들을 수 있다. ‘뮤직:톡’ 이용자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 장르와 기분, 상황을 골라야 한다.
가요, 팝, 발라드 R&B, 힙합, 일렉트로닉, 댄스, 록, 인디음악, 재즈, 클래식, CF/OST, 기타 중에서 맞는 장르를 고르고, 이 플레이리스트는 즐거움, 설렘, 행복, 상쾌, 편함, 그냥, 답답, 우울, 멘붕, 스트레스 중 어떤 기분일 때 들으면 좋은지, 그리고 일이나 공부할 때 또는 출퇴근, 커피마실 때, 휴식이나 명상할 때, 드라이브할 때, 여행, 운동, 술 마실 때 중 어떤 상황에 맞는 음악인지 고를 수 있다.
이렇게 정해진 카테고리를 선택하는 건 나보다 다른 이용자가 꺼내듣기에 좋은 방법이다. 인디음악이 듣고 싶으면 먼저 장르에서 인디음악을 고른다. 그리고 화면 왼쪽에 보이는 플레이리스트 목록에서 제목 또는, 이름을 클릭할 때마다 바로 옆에 보이는 노래들을 보고 마음에 드는 걸 고르면 된다. 그리고 해당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노래를 클릭해, 유튜브 영상을 불러와 감상하면 된다.
나중에도 듣고 싶은 플레이리스트는 별표를 클릭하거나, 노래 한 곡만 마음에 들면, ‘+’ 단추를 눌러 ‘마이뮤직’에 담거나 내가 만든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다.
‘뮤직:톡’은 회원가입하지 않아도 플레이리스트를 틀 수 있지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려면 트위터, 구글플러스 계정을 연동해야 하며, 아이폰 앱에는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기능이 없다.
- 아이폰 앱 ☞내려받기
▲플레이리스트는 차트, 아티스트, 장르, 기분, 상황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다.
▲플레이리스트를 다른 이용자가 수정할 순 없지만,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알마테르 ‘사운딕’(soundig)
주위에 음악 취향이 내 마음에 드는 친구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 친구 덕분에 모르던 노래도 알게 된다. 나는 음악 차트 톱100을 내려받아 듣는데 그 친구는 듣도보도 못했지만, 내 마음에도 쏙 드는 곡을 듣고 있다.
알마테르가 모바일 앱으로 서비스하는 ‘사운딕’은 딱 이런 친구를 부러워하는 이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 알마테르는 ‘사운딕’을 쓰는 이용자끼리 서로 ‘팔로우’하면 골라둔 곡을 따라듣게 했다. ‘뮤즈랑’과 ‘뮤직:톡’이 특정 주제로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나눠 듣게 한 것과 조금 다르다.
‘사운딕’은 ‘뮤즈랑’, ‘뮤직:톡’과 마찬가지로 유튜브의 API를 써서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들려준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라온 음악을 검색해 이용자가 자기 플레이리스트에 넣게 했다. 플레이리스트에 음악을 담을 땐 순서대로 쌓이는데 그 중에 듣고 싶은 곡만 골라 재생목록에 추가해 들을 수 있다. 사용설명서 없이 사용법을 익히기 어려운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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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딕 소개 동영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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