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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 전화기는 어떤 모습일까

2012.07.06

공중전화가 주황색이던 때를 기억하는가. 그때 전화기 다이얼은 지금처럼 숫자가 쓰인 단추를 꾹꾹 누르는 형태가 아니었다. 0부터 9까지 숫자는 동그랗게 원을 그렸고, 숫자 위에 뚫린 구멍에 손가락을 밀어 넣고 한 바퀴씩 돌리면 그제야 작동했다. 전화하라는 말을 ‘다이얼을 돌리세요’라고 하던 것도 이때 이야기다.

이때가 1970년대이니, 젊은 세대 중에 지금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다이얼을 돌려야 했던 주황색 공중전화는 추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역사이다. 그때 그 시절 전화기부터 인터넷, 휴대전화, 삐삐, 무전기, 스마트폰과 관련한 사진과 사연이 한데 모으는 곳이 있다.

KT 통신 연대기

▲다이얼을 돌리는 검정 전화기로 통화하는 모습(이미지: 올레닷컴)

1969년부터 77년에 쓰인 공중전화기

▲1978년부터 10년간 쓰이던 공중전화기(이미지: 올레닷컴)

1960년대 공전식 교환 모습

▲1960년대 공전식 교환 모습(이미지: 올레닷컴)

KT는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통신 연대기’라는 이벤트를 6월21일부터 시작해 7월15일까지 진행한다. “세계 1위 통신강국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란 다소 거창한 취지를 내세웠는데 통신이 쓸 데 없고, 쓸 사람 없는 기술이었다면 이렇게 발전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낸 모양이다.

원대한 이야기를 품고 시작한 이벤트에 참여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할 것 같았는데 보름이 지나고 700여건이 넘는 사진 자료가 모였다.

신문 기사를 검색해 사진만 떼어낸 듯한 자료도 있지만, 동생을 옆에 앉히고 전화 거는 모습, 부모님이 신혼여행으로 간 국내 한 호텔에서 전화기를 옆에 두고 체크인하는 장면, 테이프 하나 들어가는 카세트가 TV보다 더 크고, 그 앞에서 전화기를 든 아들, 젓가락 같은 긴 안테나가 달린 TV, 받는 기능만 있는 전화기를 옆에 두고 곱게 차려입은 외할머니 등 한 가족의 앨범에서 꺼내온 사진들이 눈에 띈다.

벽지 대신 나무로 덧댄 벽과 미닫이 문으로 여닫게 만든 TV 케이스, 유행 지난 가죽 소파 등을 보며 7,80년대 가정집을 보는 재미도 있다. 이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도 흉내 내지 못하는 ‘리얼리티’가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각종 기계와 건물, 나무도 수십, 수백년이 지나면 과거를 들여다보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

이벤트 기간이 지나면 KT는 자료를 더는 받지 않는다고 해, 아쉽다. KT는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7월15일(일)까지 받고, 그 주에 경품 당첨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모인 자료를 가지고 다큐멘터리 영상을 만들고, 잡지로 만들어 ‘올레펍’을 통해 웹브라우저와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누구나 보게 할 계획이다. 참가자에게 기부받은 이 자료들은 페이스북 올레 페이지와 위키백과에도 등록하겠다고 KT는 설명했다.

함께 만드는 통신 연대기는 누구나 편집자가 되는 위키백과에서 실현되길 빌어본다.

무선호출기 광고

▲과거의 무선호출기 지면 광고(이미지: 올레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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