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 책]구글과 아마존은 나쁜 기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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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패스트푸드에 밀린 대학가 앞 서점은 종적을 감춘지 오래다. 중고등학교 앞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한 약속장소로 각광받았던 서점은기다림을 위한 장소로 더 이상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강남의 한 곳도, 영등포의 한 서점도 영업을 중단했다.

신촌 지역에서는 두 곳의 서점이 영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매장이 들어서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사람들의 발길을 보니 그러한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대형 유통매장 지하에 문을 연 대규모 서점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위치파악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물론 결정적인 이유를 빼놓을 수는 없다. 배송비 무료, 할인혜택과 마일리지의 유혹을 이겨내고 매장에서 구입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리다.

인터넷은 많은 산업분야를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뺐기도 했다. 잘 나가던 기업들의 ‘목’을 잡아 쓰러트리기도 했으며 목덜미를 잡히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인수합병과 신기술 개발 등 경쟁구도의 각을 날카롭게 세우며 서로 경계한다.

국내 상황에서는 카카오톡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그 중 하나까 아닐까 싶다. 기존 이통사들의 수입감소와 맞물리면서 이통사들이 이 서비스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무시하지 못할 사용자수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기본 기술과 아이디어의 융합, 시간적 타이밍과 사용자 호감도 등이 증폭되면서 앞으로도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오늘 소개하는 ‘말의 가격(Words & Money)’은 인터넷 등장 이후 많은 과제 앞에 놓인 전통적 미디어의 현실과 그 대응방안을 담고 있는 책이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의 멈추지 않은 공격적 서비스로 인한 타격을 가장 극심하게 받고 있는 신문과 출판 분야에 대한 집중 조명이 눈에 띄는 책이다.

비영리법인 뉴프레스(New Press)를 지난 1990년에 설립, 이를 인문 사회과학 분야 전문 출판사로 키워내고 있는 프랑스 태생의 저자, 앙드레 쉬프랭은 여러나라 특히 노르웨이,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국가의 출판미디어의 구조적인 변화의 모습을 지켜보며 앞으로 이들 출판사들이 거대자본의 투기적 기업인수와 매각의 현실 앞에 어떠한 형태로 움직여야 할지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며 이 책의 독자들에게 다른 의견은 없는가 묻는다.

새로운 소비사회의 매체경쟁

출판의 위기는 갑작스레 등장한 문제는 아니다. 인터넷 초창기부터 시작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서점은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들고 가격할인 등 기존 오프라인 서점들이 문을 닫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실제 책은 서점에서 보고, 구입은 인터넷으로 한다. 매장유지도 어려운 실정에서 서점들은 약속장소로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매출’로 버티지 못했다. 단순히 이들을 시대흐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으로 돌리기에는 현실의 변화 폭이 컸다.

이러다보니 출판사들도 책을 유통시킬 수 있는 공간을 잃어감에 따라서 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 역시 줄었고 온라인 공간 상 출판홍보 공간 확보를 위한 출판사간 경쟁은 비용상승을 부추킨다, 이러한 싸움을 벗어나기 위한 방안은 제대로 된 가격정책임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누구 하나 먼저 시행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그 ‘맛’에 푹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역시 잘 팔릴 수 있는, 독자들이 찾는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작 읽어야 할 책, 소개해야 할 책들은 점점 그 자리를 잃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예산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나 도서관이 전문출판사들을 위한 지원에 인색하게 구는 동안 열정만으로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한 출판사나 출판인들은 점점 더 그 생명력을 상실해가며 이상한 구도의 ‘출판환경‘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국내출판시장의 경우 상위 10위권 안의 ’출판그룹‘들의 책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정부의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의 정책을 강조하는 저자는 프랑스의 경우 “지역 지원과 더불어 분명한 해결책은, 프랑스도서협회 재원을 활용해 소규모 출판사가 어려운 책들을 출간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나름의 최저 임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출판분야는 이러한 내부적 문제와 전자책 등 뉴미디어의 출현 등과 맞물려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 그런 면에서 파주출판단지에 모여 있는 출판사들은 어떤 생각으로 있는지 궁금하다. 공간적으로나 심정적으로 독자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신문사가 뉴스를 공급하면서 벌어진 주도권 상실과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조심스럽게 행동할 뿐이다. 학습효과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전의 신문사의 경우 포털사이트에 남들도 하니 자사의 경우만 뉴스공급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주고 나니 해당 사이트로는 정작 독자가 유입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뒤늦게 협의체 구성을 하기도 했지만 이미 그 주도권을 크게 잃은 뒤이다.

지원 프로그램의 확대로 상생의 길 모색

미디어 독점으로 인한 불편한 현실과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고루 출판되어야 한다. 청춘이나 힐링 등 최근에 이처럼 특정 분야의 도서들이 쏟아지는 이유는 결국 독자들이 찾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이 되기 때문에 팔리는 책을 출판사들은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쏠림을 막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그에 대해 저자는 ‘지원프로그램의 확대’를 강조한다.

이 밖에도 이 책에서는 영화산업과 신문산업의 구조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이들 유럽국가들이 국가간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도전의 과제들을 풀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거대자본들이 장악한 영화산업분야에서 소규모 자본의 영화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 가를 묻고 답한다. 저자는 비영리 영화관이나 독립영화관의 설치와 지원을 통해 그 길을 찾아본다. 서점이 시장논리에 의하여 문을 닫도록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소통의 장으로서 그곳이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찾고 지원을 해 온 프랑스 사례는 부럽기도 하다.

“실제로, 서점은 사람들에게 새 책들에 관한 최상의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신인 저자들을 소개하는 가장 효과적인 통로다.”

그런 면에서 최근 홍대 근방에 자리잡고 있는 디자인이나 독립출판서적을 취급하는 전문서점들의 행보는 눈여겨 볼 만한 일이다. 단순한 이윤창출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 기반을 바탕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방문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이 자리 잡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다. 국공립도서관이 전자입찰 등을 통해 최저가 가격으로 책을 공급하는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가격으로 책을 공급받음으로 해서 출산사의 생존의 길을 열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 역시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는다. 서점 활성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이다.

“그러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는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 책에 제시된 모든 해법과 마찬가지로, 서점 지원 프로그램의 효율성은 프랑스와 여타 지역처럼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이루어지는 정치적 선택에 좌우된다. 문화 영역에서 자유시장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요 결정은 국가 차원이든 지역 차원이든 늘 정치적이다.”

출판과 영화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미디어들이 공격대상이 되고 있으며, 인터넷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하여 최근 부쩍 신문과 잡지는 매출과 광고영업적인 측면에서 즉각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인터넷 신문 좌우양쪽의 ‘불량스러운 광고’들은 앞으로 뾰족한 수입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줄어들지 않을 상황이다. 언론은 뉴스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생명으로 하지만 이제 그 보다 빠르게 SNS로 소식들이 전파되고 있어 신문의 ‘보도사명’은 그 빛이 희미해지고 있다.

이에 반하여 특정인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팟캐스팅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면 보도형태의 변화가 어떤 상황을 만들고 있는가를 짐작해볼 수 있다. 듣고 싶고 보고 싶은 뉴스는 1차적으로 걸러진 단순 팩트로만 처리된 것을 본다면 신문과 방송의 맛을 잃은 것이다. 어찌보면 오늘의 전통적 미디어의 현실은 단순히 외부 환경 변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고질적이고 개선할 수 없는 내부상황으로 인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은데 있는 것은 아닌가 따져볼 일이다.

“광고주들이 미디어 쪽에 가능한 한 가장 광범위한 수의 고객을 확보하라는 압력을 주는 것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미디어의 질을 저하시킨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또한, 우리는 과거에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자리 잡았던 지성적 내용의 중요성을 잊어버렸다.”

구글과 아마존은 나쁜 기업인가?

이 책 앞 부분에서 여러 미디어 분야의 어려운 환경을 이야기 하고 이를 풀 수 있는 방법으로 지원프로그램의 확장을 살펴 본 저자는 마지막 장을 가면서 구글과 아마존을 이야기 앞에 내놓는다. 많은 사람들이 선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으로 혹은 기업가로서 이들 기업과 창업주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 두 기업이 온라인 출판과 전자책 시장의 선두기업으로서 전세계 미디어 환경을 바꾸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기업의 독점적 정책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이며, 그같은 조치를 얼마나 취하고 있는가를 묻는다. 무료로 제공된 인터넷을 갖고 이들 기업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 더욱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요즈음 구글은 공유 도서 수백만 권을 전산화하고 있다. 구글은 이런 전산화 작업에 대해 저작권료를 전혀 지불하지 않겠지만, 때가 되면 독자에게 시장이 견딜 수 있는 어떤 가격으로든지 요금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다른 어떤 조건을 부과할지에 대해서도 역시 어떠한 확약도 없다.”

기업은 기업으로서 자신들의 자원을 활용하여 서비스를 구축,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매출을 일으키는데 정작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미미할 따름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비스업체의 이윤추구와 국가간 정책이 맞물리면서 곳곳에서 논란 중이다. 영역을 넘나들고 국가간 발생하는 이익의 분배를 두고 대립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올바른 해결책은 없을까.

저자는 여기에서 세금부과와 지원프로그램을 그 대안으로 제시를 하는데 이 외에도 저자는 분명 다른 길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자신이 지금까지 찾아보고 연구해온 각국의 지원프로그램과 정책을 토대로 ‘생존의 길’을 찾아 보길 권한다.

사람은 정답이라고 정해진 것에 익숙했던 시절에서 벗어나 이제 정답이 없는 상황이 불편하지만 그만큼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말의가격
앙드레 쉬프랭
사회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