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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10달러 노트북…인도는 돈키호테인가

2007.05.07

10달러 노트북?
인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인도 인적자원부(Ministry of Human Resources Development)가 10달러짜리 초저가 노트북 보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우리 돈으로 단돈 1만원에 노트북을 보급한다니, 과연 현실성 있는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는 5월4일 소식통의 말을 빌어 "인도 인적자원부가 10달러 노트북 계획을 현실화하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 저가 노트북 보급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앞선 사례로는 MIT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의 100달러 노트북 보급 프로젝트 ‘OLPC‘와, 인텔의 300달러짜리 학생용 노트북 ‘클래스메이트PC‘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도 인적자원부의 프로젝트는 이들과 차원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10달러란 초저가에 노트북을 보급하겠다는 발상부터가 논란거리입니다. 인도 인적자원부는 실현 가능하다고 큰소리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도 이미 시동을 건 상태입니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인적자원부는 이미 2가지 디자인을 내놓은 상태이며, 인도의 칩 제조업체인 세미컨덕터 컴플렉스에게 프로젝트 참여를 권유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역시 10달러란 금액은 꿈에 가까운 초저가입니다. 인도 정부도 현재로선 제작비용이 47달러선까지 드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는데요. 인적자원부는 "1백만대 이상의 대량생산이 이뤄지면 10달러 선에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을 믿고 있는 눈치입니다.

아시다시피 인도는 참 가난한 나라입니다. 지난해 OLPC 프로젝트에 참여하라는 네그로폰테 교수의 제안을 거절한 주요 이유도 100달러에 이르는 노트북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시 인도 인적자원부는 "그 돈이라면 초·중등학교 교육에 투자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말했습니다. ‘100달러나 주고 아이들에게 노트북을 주는 것이 과연 교육에 도움이 될까’라는 판단도 한몫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지나치게 컴퓨터에 몰두하면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런 인도가 자체 노트북을 보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것도 10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말입니다. 적어도 인도는 노트북이 아이들 건강을 해칠 것이란 생각은 벗어버린 모양입니다. 노트북의 교육효과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고요.
 
인도는 가난합니다. 하지만 IT 신흥 강국으로 떠오를 만큼 기술이 놀랄 만큼 발전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10달러 노트북’은 IT에서 미래를 찾는 배고픈 인도가 내놓은 묘책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허나 여전히 실현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주요 걸림돌은 하드웨어 가격입니다. OLPC 프로젝트가 반면교사입니다. XO OLPC의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의 경우 1대당 가격이 28달러, CPU와 메인보드는 75달러선이라고 합니다. 이들만으로도 이미 목표치인 100달러를 넘어섭니다. XO OLPC의 현재 공급가는 176달러입니다. 하물며 10달러 노트북이라니, 인도는 정말 무슨 생각으로 큰소리치는 것일까요.

실현만 된다면, 인도의 프로젝트는 IT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 업적이 될 것입니다. 인도 인적자원부는 이미 세미컨덕터 컴플렉스에 10달러 노트북 생산라인을 도입하라고 권유한 상태입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6개 전문가 그룹도 결성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달에 모임을 갖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수렴할 계획입니다.

물론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벌써부터 디자이너가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며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잡음이 발생하는 눈치입니다. 인도 인적자원부는 10달러 노트북이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앞으로 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스 테크니카>의 촌평이 날카롭군요. "인도의 프로젝트가 실현될 수 있을까. 박애주의자라면 그렇게 되길 바라겠지만, 기술을 사고 파는 현실주의자는 어림없다고 말한다."

asadal@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