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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잇수다] ⑫코드맹학교 ‘생활코딩’

2012.07.19

“장담하건데 프로그래밍의 시대가 다시 온다. 직업인들은 이미 이 사실을 감지하고 있는데 이를 암시하는 인상적인 풍경이 모바일이다.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수 많은 개발자들이 직장을 박차거나, 주경야코(coding)하며 자기만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직장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영업 개발자가 될 수 있었던 행간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그 한가운데 생산성의 드라마틱한 향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개발자가 외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짬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시 한번 돌려 말하면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 개발을 해볼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은 변했는데, 세상은 그 변화를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코딩하기 좋은 날’이다.”

출처: egoing.net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아무리 시절이 좋아졌다 해도 1인 자영업 개발자가 되는 일에는 관심 없다면 이것은 어떤가.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초록색으로 흘러내리는 기호 더미, 바로 ‘코드’ 그 자체다. 그런데 영화 속 허구만은 아니다. 우리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버 스페이스는 사실상 매트릭스의 세계다. 코드로 설계된 공간, 사이버스 페이스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는 철저히 코드의 지배를 받는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코드가 정한 동선과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일일 뿐, 우리에게 자유는 제한적이다. 우리가 자유라고 착각하는 것은 가두리 양식장의 자유에 불과하다.

따라서 코드를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은 진실을 보고 더 큰 자유를 가능하게 해 준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 약을 먹은 자들이 그러하듯, 사이버스 페이스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사이버 스페이스를 수정하거나 사이버 분신에게 더 많은 권능을 부여할 수도 있다. 게다가 스마트 모바일 혁명이 오프라인 현실 세계를 코드의 세계와 연결하고 있어 현실 세계의 자유를 위해서도 코드의 이해는 필요할 것이다.

자유에도 관심 없다면 이것은 어떤가.

“20여년 전 컴퓨터 사용자들은 코드를 알았다. 코드로 된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 컴퓨터를 사용했다. 하지만, MS 윈도우 같은 GUI가 보급되면서 코드는 점점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런데, 애플의 시리가 코드를 부활시키고 있다. 음성으로 된 명령 체계일지라도 사용자가 GUI를 통하지 않고 직접 컴퓨터를 제어한다는 점에서 코드와 같다 볼 수 있다.”

소셜잇수다에 출연한 이고잉님(@egoing)의 말이다. 이고잉님은 기술의 진보가 우리 모두가 다시 코딩하는 날로 되돌릴 것이라 주장한다.

▲이고잉님은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정체성을 구분짓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진도움: 민노씨

이유가 어떻든, 코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과거 1종 보통 운전면허가 그러했듯, 오늘날 고용보험 차원에서 가져볼 만한 특기는 코딩일 것이다. 다만 배우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교육비가 비싼데다 학원을 오가는 데 드는 시간 또한 적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고잉님은 온라인에 무료 교육 웹사이트 생활코딩을 열었다. 시간도 절약되고 돈도 들지 않는다. 다만 코딩을 어렵게 생각하는 선입견만 버리면 된다. 이고잉님의 말에 따르면 HTML을 배우는 데에는 딱 1시간이면 족하다고 한다.

생활코딩에서는 HTML, PHP, CSS, 자바스크립트와 같은 개발 언어부터 MySQL, 리눅스와 같은 데이터관리 시스템과 운영체제까지 가르친다. 참고서로 쓸 수 있는 사전과 예제 라이브러리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획과 모델링을 커리큘럼에 더해, 수강생들이 완결된 프로젝트까지 수행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라고 한다.

무료라고 얕봐선 안 된다. 생활코딩의 교육 콘텐츠는 수준급이다. 웬만한 유료 학원이나 교육 사이트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중평이다. 실제 생활코딩은 며칠 전 열린 ‘2012 e하루616 디지털 유산 어워드’ 행사에서 네티즌 인기상을 수상했다. 이 행사는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보존 가치가 있어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이 될 만한 사이트를 네티즌 추천과 전문가 심사로 선정하는 행사다.

게다가 생활코딩에는 페이스북 그룹까지 있어 수강생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친목을 도모할 수도 있다.

돈을 받아도 될 텐데, 무료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고잉님은 현재 수입이 없는 ‘백수’ 상태다.

“취미 생활로 코딩을 가르친다. 내게 취미는 삶의 목적이다. 돈까지 번다면 좋겠지만 나와 수강생의 관계가 환원되는 것이 싫다. 개인적으로는 취미생활 안에서는 강의 들어주시는 분들이 고맙고, 그 분들이 내게 고마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사이에 돈이 개입되는 순간 우리 관계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로 환원되어 버린다. 생산자는 퀄러티를 보장해야 하고, 소비자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그게 싫을 뿐이다.”

코딩 못지 않게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는 만큼, 이고잉님은 효도코딩생활표현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효도코딩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시작한 프로젝트다. 가끔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아버지가 컴퓨터 사용법에 대해 물어보시곤 했다는데, 서울에서 아예 동영상으로 컴퓨터 매뉴얼을 만들어 보내드린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는 스마트폰 사용법, 인터넷 사용법, 어르신들을 위한 게임 정보까지도 다루고 있다. 교육 정보 외에도 ‘효도코딩 표준 키보드 레이아웃’ 같은 보조적인 도구까지 개발해 보급한다.

▲ 탁상용 효도코딩 표준 키보드 레이아웃

생활표현은 생활코딩에서 교육 동영상을 제작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 전까진 주로 글로 표현을 했다. 하지만 동영상으로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주제도, 소재도, 고민 방식까지도 달라졌다. 표현도구가 나를 바꾸어 놓은 셈이다. 그 일로 사람들의 사상,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생활표현 사이트에서는 현재 이미지, 소리, 영상, 출판, 프리젠테이션 등 각 표현 수단을 위한 다양한 도구들과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번 소셜잇수다에서는 그가 코드맹 퇴치에 앞장서게 된 계기와 코드맹 퇴치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방법론들에 대해 다뤄보았다. 코더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그의 세계관도 들어봤다. 궁금하신가. 그렇다면 소셜잇수다를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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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bloter.net

적정마케팅연구소 소장. 요즘 최대 관심사는 디지털마케팅과 99% 기업을 위한 적정마케팅. 쓴 책으로는 페이스북 장사의 신(2013, 블로터앤미디어), 소셜커머스(2011, 블로터앤미디어), 옮긴 책으로는 B2B소셜미디어마케팅(2011, 블로터앤미디어)이 있습니다. 트위터 @socialhow, 페이스북 @김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