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애플/구글] ①지도전쟁 “공간을 지배하라”

2012.07.24

스마트폰 시장을 단순히 ‘아이폰 대 갤럭시’로 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애플과 구글의 치열한 플랫폼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하고 애플이 OS 업그레이드를 유료에서 무료로 바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PC와 달리 24시간 ‘온라인’ 상태인 스마트폰은 단순히 모바일 기기를 이끄는 OS가 아니라 하나의 서비스이자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iOS가 지도, 클라우드, 콘텐츠 서비스를 두고 모바일 플랫폼을 어떻게 진화시키고 있는지 어떤 경쟁이 이뤄지는지 알아본다. 그 첫 번째는 ‘지도’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모바일 기기를 넘어 마케팅 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도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지도에는 우리가 흔히 보는 것처럼 도로, 건물, 지하철역 등 기본적인 위치 정보를 제공해주지만 그 안에는 음식점, 영화관, 꽃가게 등 상거래가 일어나는 건물들이 입주해 있다. 지도 업체들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기본은 같다. 그 음식점에 대한 정보가 내비게이션에 들어 있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검색창에 이름만 쳐서 나오는 것과 직접 주소를 찾아 입력해서 찾아가는 것이 어떻게 첫인상을 결정하는지는 뻔하다. 차이점이라면 내비게이션은 들고 다닐 수 없고 오로지 위치 정보만 뜨는 반면, 스마트폰은 늘 손에 쥐고 있으면서 운전 중일 때 뿐 아니라 걸어다닐 때나 가려는 곳 위치를 찾을 때 등 지도를 열어보는 빈도나 그 목적, 범위 자체가 크다.

지리 정보의 기반으로서 지도

현재 지도 사업으로 가장 앞서나가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구글이다. 구글은 검색창 안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기업이다. ‘피자’라고 검색하면 맛있는 피자를 고르는 것부터 그 피자를 바로 찾아가서 먹을 수 있는 위치 정보, 그리고 그 레스토랑의 음식이 정말 맛있고, 서비스는 친절한지, 가격이 비싸진 않은지 모든 정보를 보여주고자 한다.

구글은 세계적으로 지도 데이터를 채우는 데 상당히 오랫동안 노력해 왔고 그 품질도 뛰어나다. 지역 정보 외에도 골목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처럼 길 안내해주는 서비스, 그리고 요즘 화두인 3D 지도도 서비스하고 있다.

애플도 최근까지 이 구글의 지도를 가져다 썼다. 지도 정보 제공이 까다로운 우리나라에서도 SK M&S의 지도를 적용하는 등 세계적으로 완성도 높은 지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가을 선보일 iOS6엔 애플이 직접 만든 지도가 들어간다. 애플이 구글의 지도를 떨어낸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은 지역 기반 서비스를 직접 하고 싶은 욕심이 가장 컸을 게다. WWDC에서 iOS6와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소개한 서비스이기도 하거니와 건물을 실제처럼 보여주는 3D 지도, 간단하고 직관적인 턴바이턴 내비게이션까지 모두 무료로 서비스한다. 이용자들에게는 무료지만 그 안에 채워지는 정보들이 상당한 수익을 만들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구글이 결국 이 지도를 유료화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부터 상업적으로 지도를 활용하는 사업자들에게 그에 따르는 지도 이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간 지리 정보에 대한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을 시작해 온 소규모 앱 개발자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애플에게 유료 지도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음성 인식 등 차세대 먹거리

현재 지도만으로는 두 서비스가 단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구글의 것이 더 훌륭하다. 애플은 아직 시범서비스 기간인 만큼 지도 정보가 채워지는 중이고 협의 역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애플로서는 좀 더 화려하고 눈길을 잡아 끄는 기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3D 지도가 화두가 되는 데는 이런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애플은 ‘지도’에, 구글은 ‘어스’에 각각 3D 지도를 활용하고 있다. 애플의 3D 지도는 사진같고 구글의 3D 지도는 게임의 텍스처 느낌이 강하다. 둘 다 도심을 실제처럼 표현하는 점은 같지만, 3D 지도의 품질은 애플이 더 낫다. 둘 다 아직 샌프란시스코나 LA 등 특정 지역의 데이터만 3D로 볼 수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상당히 신경 쓰는 부분인지라 상당히 빠른 속도로 채워질 것이라 기대된다.

지역 정보는 최근 스마트폰 업계의 관심거리인 음성 인식 서비스에도 연결된다. 애플 시리나 구글 나우 등의 서비스가 안내해주는 정보의 상당 부분이 이런 지역 정보를 근거로 한다. 시리에게 “배고파”라고 하면 근처 유명한 식당 목록을 늘어놓는 식이다. 앞으로 지도 없이는 스마트폰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모든 스마트폰 관심사, 플랫폼의 근간

하지만 이 지도 서비스가 그리 생각처럼 녹록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한 예다.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지도 정보를 해외 서버에 담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전쟁 중이라는 상황 때문인데, 이 때문에 지도 관련 서비스를 하려면 외국 업체들도 국내에 서버를 따로 두고 서비스를 해야 한다.

구글이 오랫동안 국토해양부에 요구해오던 항공촬영 정보에 대해서 정부가 끝내 거부했다는 소식도 이와 관계 없지 않다. 아이폰의 iOS6에서 우리나라 지도가 거의 백지처럼 보이는 이유도 애플이 한국에 따로 서버를 두지 않는 한 지도 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식 서비스 발표까지는 구글과 비슷한 방식으로든, 오픈맵을 확충하든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의 중요성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포털 서비스인 빙의 지도를 확충해 윈도우폰8에 노키아와 손잡고 지도 서비스를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퀘어나 페이스북의 체크인 등 지리 정보는 모든 사업자가 탐내고 꿈꾸는 서비스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