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페이스북 제대로 활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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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전세계 9억명 이상이 찾는 거대한 광고판이다. 매일 찾는 이용자는 5억2600만명이다. 국내 이용자는 700만명을 넘어섰다고 알려졌는데, 페이스북을 ‘어떻게 활용하나’란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2008년부터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8개국에서 페이스북 마케팅과 광고, 페이지 운영을 대행하는 아이허브미디어는 “일단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조지 푸 아이허브미디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페이스북은 구조가 복잡한 플랫폼”이라며 “계획없이 쓰면 결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기업이 페이스북을 광고판, 고객 또는 잠재고객과 소통하는 수단, 마케팅 도구, 경쟁사 모니터링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무엇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또는 전략에 따라 적절하게 여러 쓰임새를 버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지 푸 아이허브미디어 COO

▲조지 푸 아이허브미디어 최고운영책임자

아이허브미디어는 2002년 싱가폴에서 영업과 광고대행 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일본 등 8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2008년엔 미국 팔로알토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페이스북 페이지와 광고 등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이때 직원 3명이 매주 얼굴을 맞대거나 온라인으로 참석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조지 푸 COO다. 이후 아이허브미디어는 한국관광공사 싱가폴 사무소의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프링글스, 프링글스코리아, 아모레퍼시픽, 텐센트, 현대자동차 등의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과 광고, 마케팅 등을 도왔다.

“처음 페이스북 광고를 보고 배너가 없어 당황했습니다. 인터넷 광고라고 하면 플래시나 GIF처럼 애니메이션 효과가 있는 걸 떠올렸는데 페이스북에 있는 광고는 단순했지요. 물론, 그때 아시아에서 페이스북을 아는 사람도 드물었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도쿄에 있는 페이스북 사무소가 채 열리기 전이었죠.”

페이스북은 아이허브미디어가 2008년 본사로 찾아가 공부한 뒤로 많이 변했다. 대학생 몇 명이 머리 맞대고 만들던 서비스에서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됐고, 세계 최대 SNS로 성장했다. 그 덕분에 트래픽 높은 웹사이트에 게재하던 온라인 광고는 이제 이용자의 개인 정보와 관계를 타고 퍼지는 콘텐츠로 진화했다. 국내외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개설하고, 자기 페이스북 페이지를 페이스북에 광고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정부부처도 페이스북에 둥지를 틀었다. 주로 기업용으로 소개되던 페이지는 게시물을 차곡차곡 보여주다 이제는 잡지처럼 큼직한 사진을 넣어가며 꾸미는 ‘타임라인’으로 모습도 바뀌었다.

4년이 지나고 아시아에서 페이스북의 위상도 달라졌다. “페이스북은 순방문자 수와 체류시간으로 따져 각 나라에서 1위 SNS로 자리매김했고, 기업이 ‘반드시 써야하는’ 매체가 됐다”라고 조지 푸 COO는 말했다.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의 상황이고 우리나라와 일본은 조금 다르다. 토종 포털 사이트와 SNS가 있는 한국과 일본과 달리 나머지 국가는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외국 서비스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조지 푸 COO는 페이스북에 관해서 만큼은 한국과 일본도 곧 동남아시아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하는지 6개국의 상황을 “한국보다 앞선 단계”라고 가르켰다.

프링글스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

▲타임라인이 적용된 프링글스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

페이스북이 아무리 인기 SNS라지만, 한국과 일본 기업도 페이스북을 꼭 써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일까. 아이허브미디어가 기업을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과 광고 대행, 페이지 응용프로그램(앱)을 제작하는 곳임을 참고하고 조지 푸 COO의 설명을 들어보자.

조지 푸 COO는 페이스북에서 연구할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단 점을 꼽았다. 기업이 광고를 집행할 때 ‘한국에 있고, 블로터닷넷에 다니는 결혼한 40대 남성’을 공략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페이스북란 얘기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잘 운영해 충분한 팬을 확보하면 관리자용 정보인 ‘페이지 인사이트’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페이지 팬들이 모바일 혹은, PC로 접속하는지, 게시물마다 우리 페이지 팬 중 몇 명이 관심을 보이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팬이 쌓이면 그들과 소통해 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 제조회사가 새 제품 출시를 앞두고 좋아하는 색깔을 묻는 게시물을 올려볼까요. 클릭한 팬을 통해 연령, 우리 광고를 본 이력이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무료로 뽑아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을 이용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 인지도 상승 효과 등 기업에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아직 판단할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은 페이스북 광고를 더는 활용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투자수익률(ROI)를 파악하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팬이 많거나 게시물에 ‘좋아요’ 클릭 수나 댓글 수가 많다고 해서 우리 회사의 충성고객을 확보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결국 페이스북이 자기 포장한 메시지에 기업이 따라간다는 의문도 든다. 이러한 생각은 페이스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다며 조지 푸 COO는 “페이스북은 소통하는 플랫폼이지 영업을 위한 플랫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가 ‘타임라인’이라는 형식으로 바뀌며 더 긴밀하게 소통하게 바뀌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페이스북에서는 자기 회사, 브랜드, 제품, 서비스, 철학 등을 웹자보 하나로 전하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전달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고객과 잠재 고객을 파악하기 좋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월마트는 페이스북과 고객관계관리(CRM) 응용프로그램을 접목해 24시간 모니터링하며 페이스북과 결합한 고객서비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라클은 소셜데이터 분석 회사를 인수했고요. 이들이 왜 페이스북을 활용할까요?” 오라클은 최근 바이트루, 콜렉티브 인텔렉트 등을 인수하고선 ATG, 팻와이어, 엔데카, 라잇나우, 엔퀴라 등과 결합해 고객경험을 더한 CRM 서비스를 펼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페이스북 광고를 떠올리면 조지 푸 COO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집행할 때 광고주는 배너광고에 넣을 이미지와 문구를 따로 준비하는 대신에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물을 광고로 쓸 수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곧 광고이자 고객과 소통하고 홍보하는 창구도 되는 셈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과 광고 집행 등을 잘 뒤섞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되는데 소셜미디어 담당자를 별도로 배치할 여력이 없는 회사에는 벅찰 듯 싶다.

우리나라에서 페이스북은 기존 서비스에 비하면 이용자가 적고, 서비스 개편이 잦은 불안한 서비스로 보인다. 1천만 이상이 방문하는 포털 사이트가 있는데 기업이 별도로 비용과 노력, 인력을 들여 페이스북을 활용하기엔 이른 감도 없지 않다.

조지 푸 COO는 한국 사무소를 열고서 “그동안 대여섯 번 방한했는데 한국 기업은 ‘1천만명 이상이 쓰면 페이스북을 활용하겠다’란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며 “기업은 공략 고객층 100만명이 페이스북을 쓴다면 그때가 뛰어들 적기”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