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합법 펌질+수익공유’ 실험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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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UCC는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 보면 계륵과도 같다.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서비스를 띄워주는 일등공신이기도 하지만, 시스템에 투입되는 적잖은 비용에 비해 거둬들이는 돈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저작자 허락 없이 올린 동영상들을 처리하는 일도 적잖은 골칫거리다. 그러다보니 동영상 UCC는 국내외 구분 없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서비스로 인식돼 왔다.

헌데 요즘들어 이같은 진퇴양난의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실험들이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끈다. 대표 사례가 저작권 보호 기술과 유료 광고를 결합한 모델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3월3일부터 드라마 <꽃보다 남자> 방송 영상을 tv팟을 통해 제공하기 시작했다. 저작권자와 손잡고 합법 동영상을 제공하는 대신, 동영상 도입부에 15초짜리 광고를 넣은 것이다. 드라마 회차별 하일라이트를 비롯해 이슈 장면 다시보기, NG 모음, 등장 배우들의 스페셜 페이지 등 다양한 메뉴로 꾸렸다. 이들 동영상은 공개된 지 20여일이 지난 현재 1200만회 이상 재생되며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따로 있다. 이용자는 이들 동영상을 합법적으로 블로그나 카페 등에 마음껏 퍼나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드라마나 영화 동영상을 제공하더라도 ‘불펌’을 걱정해 대부분 제한된 웹사이트에서만 보도록 하거나, 짧은 분량의 맛보기 영상 정도만 펌질을 허용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반해 다음에 공개된 동영상들은 이용자들이 걱정없이 마음껏 공유하고 배포해도 된다. 동영상 도입부 15초짜리 광고를 보는 조건 뿐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비슷한 시도를 시작했다. 싸이월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꽃보다 남자> 동영상을 마음껏 푼 것이다. 이용자들은 <꽃보다 남자> 전체 동영상을 방송 직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데다, 개인 미니홈피에 방송 영상을 스크랩하거나 심지어 동영상 일부를 편집해 게시판에 올려도 된다.

이 역시 동영상 도입부에 15초짜리 광고가 삽입되는 조건이다. 동영상 일부만 편집해 올려도 자동으로 광고가 삽입된다. 이용자는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드라마 전체를 온라인으로 무료로 감상할 뿐 아니라,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편집·가공해도 된다. 저작권 걱정 없이 동영상 컨텐트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트인 것이다.

이는 저작권 보호와 유료 광고를 결합한 기술 덕분이다. 다음과 SK컴즈가 도입한 기술은 동영상 검색·관리 솔루션 전문업체 엔써즈가 내놓은 ‘애드뷰’ 시스템이다. 엔써즈는 이들 포털에 저작권 보호·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한편, 저작권자와 손잡고 동영상에 유료광고를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진행해왔다. ‘애드뷰’ 시스템을 적용한 동영상은 내용 일부를 잘라내거나 다른 곳으로 퍼나르더라도 추적·관리할 수 있다.

이용자는 유료 광고를 보는 대가로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고 동영상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광고 수익은 저작권자와 엔써즈, 포털이 나눠갖는다. SK컴즈는 새로 문을 연 포털 네이트 동영상 검색과 이글루스 블로그에도 ‘애드뷰’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튜브 또한 지난해 9월부터 저작권 보호와 광고를 결합한 모델을 본격 도입·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역시 동영상 원본을 퍼나르거나 일부를 변형해도 추적·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핵심은 동영상 소유권자가 동영상을 올릴 때 부여되는 고유 키값인 ‘비디오ID’다. 이 ‘비디오ID’를 추적하면 똑같은 동영상이 떴을 때 원본 여부를 판단해 불법 동영상을 가려내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유튜브의 경우 불펌 동영상에 대해 저작권자 선택폭을 넓힌 점이 눈에 띈다. 저작권자로 하여금 해당 동영상에 대해 ▲즉시 삭제하거나 ▲불펌 자료의 유통과 소비 유형을 추적하거나 ▲불펌 자료를 허용하는 대신 광고를 달아 수익을 나누는 식으로 원하는 조치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저작권자가 광고 게재를 선택하게 되면 ▲유튜브 홈페이지에서 직접 제어할 수 있는 페이지에 광고를 게재하거나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스폰서십을 받거나 ▲제휴사 컨텐트가 재생될 때 함께 광고를 함께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수익을 나누도록 했다. 스포츠토토, CJ몰, 기아자동차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유튜브 수익공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실험은 불펌에 대처하는 저작권자의 대응 방식 변화를 예고한다. 지금까진 이용자들이 저작권이 걸린 동영상을 편집해 올리면 저작권자 요구에 따라 삭제하는 방법 외엔 대안이 없었다. 저작권 관리·보호 기술이 도입되면서 불펌 동영상을 일괄 삭제하는 대신 광고를 붙여 저작권자와 수익을 나누는 대안이 마련됐다. ‘저작권 보호’와 ‘수익공유’, ‘저작물 합법 공유’란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신종섭 다음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동영상 본부장은 “저작권 확보를 통해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방송 컨텐트를 마음껏 편집하고 게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앞으로 카페, 블로그, 텔존 등 서비스에서 이용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서비스 제공자인 포털과 이용자인 누리꾼, 수혜자인 저작권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UCC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현 SK컴즈 동영상사업팀장도 “그동안 누리꾼들이 합법적으로 방송 영상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 저작권을 보호하며 합법적으로 동영상을 유통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동영상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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