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불평등, 들어봤나요?”

가 +
가 -

TV를 켰는데 마침 광고가 나온다. 유명 연예인이 예쁜 부엌에 놓인 식탁에서 라면 한 그릇을 먹는 모습이 나온다. 시계를 힐끔 쳐다보니 출출할 때가 됐다. 머릿속으로는 얼마 전 사둔 라면이 몇 개 남았는지 세어본다. 그런데 CF에 나온 그 라면은 없다. 귀찮더라도 입맛 당기는 김에 사러 다녀올까 고민이 든다.

박정화 인디씨에프 대표가 말하는 광고의 효과 이야기다. 라면이 TV를 타고 전국에 광고로 노출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어서가 아니라, 소비자가 먹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기 위해, 찾게 하려고 광고를 한다는 뜻이다. 광고로 많이, 자주 노출될수록 많이 알려지고 더 사고 싶어진다는 건데, 그럴 듯한 설명같다.

박정화 대표가 라면 이야기를 꺼낸 건 인디씨에프가 소기업을 위한 광고를 무료로 만드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인디씨에프는 아름다운가게가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만든 ‘뷰티풀펠로우’ 프로그램에 선발돼 오는 8월15일 첫 광고를 보일 예정이다. 박정화 대표를 비롯한 광고 기획과 영상 전문가 5명이 모인 회사인데 사명 ‘인디씨에프’는 기존 광고와 달리 자본에서 독립했다는 뜻이다.

인디씨에프는 광고를 무료로 만들기도 하고, 제작비 대신 광고 수수료를 후불로 받을 생각이란다. 광고가 공개되고 해당 회사 매출이 오르면 그때 가서 광고 덕분에 오른 매출에서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박정화 대표는 광고를 이곳저곳에 노출하는 데 드는 비용을 ‘0원’으로 할 거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인디씨에프 작은공간 슈퍼 광고

▲인디씨에프의 첫 광고 ‘만능공간 동네 슈퍼’ 중(이미지: 인디씨에프)

“광고 불평등이란 말을 들어봤나요? 광고 회사에 다니며 제가 하는 일이 부자가 더 부자가 되게 만드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부분 기업은 광고할 기회조차 없지요. 비용의 장벽이 있기 때문인데요. 돈 많인 기업이 광고를 내보일 미디어를 독점해서지요. 인디씨에프의 기조는 ‘돈 없어도 광고할 수 있어야 한다’예요.” 광고란 게 자주 보면 볼수록 기억하게 하고, 갖고 싶거나 쓰고 싶게 하는 거라면, 이미 잘 알려진 큰 회사보다 작은 회사에게 더 큰 도움을 주는 것 아닐까.

박정화 대표는 인디씨에프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돼, 회원들의 회비로 광고 제작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그리고 유튜브를 비롯해 광고를 보일 무료 매체를 확보할 생각이다. 서울시나 인천시가 운영하는 각종 광고판, 또는 공익채널에 무료로 제작한 소기업의 광고를 무료로 보일 예정이다. 광고비가 아주 비싼 황금 시간대 TV프로그램 앞뒤를 꽉 쥐어도 모자를 판에 인디씨에프는 부실한 광고판을 붙잡는 것 같다.

게다가 무료로 만든 광고인데 사람들에게 알려질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박정화 대표는 “사실 광고는 발상만 좋으면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유튜브에 올린 광고가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라타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다.

헌데 영상 광고까지 필요한 소기업은 어떤 곳일까. 인디씨에프를 찾아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광고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인디씨에프는 벌써 광고주이자 회원을 확보했다. 바로 신이문역에 있는 3평짜리 한 슈퍼다. “물건을 사려고 하면 슈퍼는 작고 불편해요. 그런데 우리 이웃의 공간으로 바꿔 보면 어떨까요.”

기업이 자기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를 하듯, 인디씨에프는 구멍가게 만한 슈퍼 한 곳을 알리며, 사람들에게 슈퍼의 가치를 알리겠단 이야기다. 차린 물건이 없고 비좁고 불편한 슈퍼를 되돌아보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다. 인디씨에프의 광고는 이렇게 작은 곳, 소기업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리라.

인디씨에프 홈페이지는 8월15일 문을 열 계획이다.

인디씨에프 만능공간 슈퍼

인디씨에프 만능공간 슈퍼

▲인디씨에프의 첫 광고 ‘만능공간 동네 슈퍼’ 중(이미지: 인디씨에프)

네티즌의견(총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