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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품은 윈도우8, 개방과 폐쇄 사이

2012.08.15

윈도우8의 출시가 머지 않았다. 이번에는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ARM 기반의 태블릿 운영체제 윈도우8 RT를 어떻게 운영할지도 큰 관심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조금 더 구체화했다. 윈도우8 RT는 기존 윈도우처럼 제조사들이 x86이라는 틀 안에서 자유롭게 설계하는 것과 달리, 어느 정도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을 권하고 있다.

이는 예전 PDA 시절 윈도우 CE 기반의 포켓PC 정책과 비슷하다. 기본적인 화면 크기, 해상도, 버튼 등에 일관성을 두어 다른 제조사가 만든 제품들이라고 해도 낯설지 않고 최대한 닮은 인터페이스를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특징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첫선을 보이는 윈도우8 RT 기기를 하나하나 손댈 계획이다. 디자인부터 성능, 기본적인 인터페이스까지 통일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도 낯설고 제조사, 마이크로소프트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윈도우8 RT 디바이스 어떤 모습일까.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MSDN 블로그에 등록된 윈도우8 RT의 요구 조건으로 대략의 정책과 그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 OS 판매정책 : 일단 윈도우8 RT는 일반 소비자가 따로 구입하고 설치할 수 없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처럼 제조사가 설치하고, 다른 것으로 갈아엎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이야기는 조건에 맞지 않는 하드웨어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를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 CPU : 엔비디아, 퀄컴,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 등의 ARM 프로세서를 언급했다. ARM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떠오르는 삼성의 엑시노스에 대한 이야기는 빠졌다. 하지만 ARM의 특성상 엑시노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고 못박기는 어렵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삼성의 관계를 생각하면 더더욱 엑시노스가 윈도우8 RT 시장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낮다.

■ 인터페이스 : 오랫동안 쓰여 왔던 메트로UI의 이름도 바뀌었다. 윈도우8 UI로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고 모던UI도 언급된다. 하지만 모던UI는 내부에서 부르는 수식어일 뿐이고 공식 명칭은 ‘윈도우8 스타일 UI’로 정해졌다. 다소 길고 어색하지만 정해진 이름은 똑바로 불러주는 것이 좋겠다.

■ 생태계 : 기존 윈도우와 다른 새로운 PC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사들에게 1500대의 레퍼런스 시스템을 배포해 앞으로 나올 수많은 시스템들에 대해 대비하고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어떻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만드는 서피스도 하나의 레퍼런스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 배터리 성능 :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LCD 밝기를 200nits로 유지하고 HD비디오를 8~13시간 동안 재생하는 것을 권고한다. 보통 노트북의 LCD의 최대 밝기가 200~300nit정도다. 대기 상태에서도 320~409시간을 버티도록 하고 있다.

■ 무게 : 520g~1.2kg를 제안했다. 9.7인치 디스플레이를 쓴 3세대 아이패드 무선랜 버전이 635g이다. 1.2kg짜리는 울트라북 시장을 겨냥한 키보드 타입의 노트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10인치 넷북은 900~1.2kg 수준이었다.

■ 길이/폭 : 263~298mm/168.5~204mm, 두께 : 8.35~15.6mm. 이 정도 크기 안에 들어가는 와이드 타입 LCD는 10.1인치와 11.6인치가 있다. 11인치는 태블릿으로는 큰 편이어서 갤럭시탭10.1 정도의 크기가 대중화될 가능성이 높다. MS는 7인치 제품을 일단은 권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윈도우8 RT는 다른 태블릿과 달리 생산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화면을 반기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 UI 성능 : UI의 효과나 화면 스크롤이 초당 60프레임 수준으로 매끄러울 것을 요구했다. 안드로이드 젤리빈의 ‘프로젝트 버터’를 의식한 듯하다. ARM이라고 해도 충분한 성능이 안 나오면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 터치 샘플링 : 100Hz라고 설명한다. 손가락 움직임을 1초에 100번 읽어낸다는 의미다. 이런 수치를 직접적으로 꺼내놓았다는 것은 터치 반응성에 크게 신경 쓴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윈도우8 RT의 성능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걸까.

■ 멀티터치 : 여지껏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써 오던 두 손가락 오므리기 외에도 베젤 바깥부터 안쪽으로 끌어 응용프로그램을 전환하는 기능이 터치패드에도 들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8 RT를 태블릿 외에도 울트라북 같은 노트북 플랫폼으로도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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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