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웹OS 분사…’그램’으로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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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웹OS가 HP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웹OS 네이션이 인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HP는 빠르면 다음 달 안에 웹OS팀을 ‘그램’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분사해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각설과 사업 포기설, 이미지 프린터 사업부 활용설 등 다양한 논란에 휩싸이다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결정 난 웹OS 사업의 거취가 또다시 바뀐 셈이다. 그램은 사용자경험(UX), 사용자환경(UI),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파트너십 사업을 주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웹OS는 PDA 업체인 팜이 개발한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다. HP는 2010년, 12억달러에 팜을 인수하면서 웹OS를 함께 얻었다. 인수 직후 HP는 자사 태블릿 제품군인 터치패드에 웹OS를 탑재해 출시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적용 가능한 웹OS 2.0도 발표했다. iOS와 안드로이드 중심에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한자리 깔고 앉겠다는 심산이었다. 당시 웹OS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비교되며 잘 만들어진 모바일 운영체제라는 펑가를 얻기도 했기에 HP는 웹OS 생태계 확산을 기대했다.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HP는 가격 인하 정책을 통해 헐값에 터치패드를 팔았다. 급기야 지난해 8월 레오 아포테커 전 HP 최고경영자는 웹OS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그뒤 맥 휘트먼 최고경영자가 HP의 새로운 수장으로 등장하고 웹OS를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재시작을 외쳤다. 그러나 HP 내부에서 웹OS를 지속하기엔 무리수였나보다.

HP는 웹OS를 개발한 팜을 소화하지 못했고, 이를 반증하듯 관련 사업을 분사했다. 다행인 것은 그램이 걸어갈 길이 팜과 조금 다르다는 데 있다. 그램은 팜과 달리 하드웨어 사업은 하지 않는다. 유출된 내부 자료를 보면 그램은 HP의 독자적인 지원을 받는 회사로 나타나 있다. HP는 그램의 하드웨어 파트너사로 자리잡을 뿐이다. 그램은 순수하게 소프트웨어 사업만 하겠다고 나섰다. 기존 팜처럼 직접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길은 걷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HP는 iOS와 안드로이드 중심의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걸 기억하고 있다. 웹OS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관련 사업이 새로운 조직으로 분사되면서 HP는 안드로이드 같은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기기를 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런 점에서 웹OS를 내부에서 끌어안고 소화하기보다는 대외 조직을 신설해 좀 더 유연하게 모바일 시장에 대처하겠다고 나선 이번 결정은 HP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걱정되는 건, 시장 반응이다. 연일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HP가 어떻게 재도약할 것인지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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