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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도 “아듀~ 플래시”

2012.08.16

어도비가 추가적인 지원 중단을 선언했던 안드로이드용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가 결국 마켓에서 모습을 감췄다. 예상했던 일이고 계획대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어도비는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와 블랙베리 플레이북에 플래시 업데이트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6월29일 구글I/O에서는 젤리빈부터는 안드로이드에 플래시를 쓸 수 없으며 8월15일 이후 구글 플레이 마켓에서 삭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플래시 플레이어는 한국시간으로 8월16일 오전 9시, 그리니치 표준시로 0시에 구글 플레이 마켓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과 정확한 일정을 밝혀 왔기에 생뚱맞은 일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에서 플래시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플래시는 인터넷의 중요한 축을 맡아왔지만 모바일로 넘어오면서부터는 늘 논란의 중심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비롯한 iOS 기기에 플래시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와 달리 안드로이드와 블랙베리 플레이북은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플래시를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실제로 인터넷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모바일에서 플래시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강점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플래시는 무거웠다. 하드웨어 성능이 날로 향상되고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PC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한 플랫폼이었던 만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에서는 PC에서 보던 것처럼 시원스럽게 작동하지 못했다. 플래시는 점차 기능이 확대되면서 너무 많은 곳에 쓰였다. 플래시로 화려한 대문을 만들어 붙이는 것이 웹페이지의 유행이었던 시절도 있었고 주요 메뉴는 물론 아예 핵심 페이지 자체를 플래시로 만드는 웹사이트도 적지 않았다. 게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모든 것을 플래시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단말기를 만드는 쪽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쪽이나 고민거리다.

보안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악성코드 유포에 플래시 플레이어의 보안 취약점이 단골로 쓰이면서 백신이나 보안 프로그램이 PC만큼 원활하게 갖춰지지 않은 스마트폰에 접근할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으로 플래시가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어쨌건 스마트폰용 인터넷 시장이 모바일 전용 페이지로 운영되면서 플래시 없는 스마트폰이 대다수의 이용자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존재가 돼버렸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iOS에서 플래시 관련 콘텐츠를 쓰지 못하도록 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적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래시는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존재가 됐다.

어도비는 모바일 시장에서 플래시 대신 HTML5에 집중하겠다고 전략을 바꿨고, 차분히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다. 그 대신 플래시는 고화질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밝힌 바 있다.

어도비는 CS6을 발표하며 플래시 저작도구에서 플래시 동영상을 HTML5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을 포함하기도 했다. 플래시 저작도구로 만든 애니메이션의 원래 고화질 버전은 PC용으로 쓰고 모바일에서는 HTML5로 변환해서 쓰도록 하는 전략이다. PC시장에서도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지켜야 하는 것이 어도비가 닥친 과제다.


▲어도비 플래시 프로 CS6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플래시로 만든 동영상을 HTML5로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긍정적인 것은 윈도우 8의 새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플래시를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서도 초기 콘텐츠 부족을 극복하기에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비슷한 전략을 내세워 개발 단계부터 어도비와 긴밀하게 움직였던 RIM의 태블릿 블랙베리 플레이북은 이번에 안드로이드와 함께 플래시 지원이 끊어지는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폰에 기존에 내려받아 쓰던 이용자들은 업데이트 없이 계속 쓰면 되지만 4.0 이후 버전에서는 작동을 보증할 수 없다. 복원했거나 새 안드로이드폰에는 인터넷에서 직접 구한 apk 형식의 설치 파일을 내려받아야 쓸 수 있다. 앞으로 업데이트를 비롯한 지원 계획은 없고 4.1 젤리빈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플래시는 사라졌지만 각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어도비 에어 정책은 변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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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