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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개정안 통과…e누리 곳곳 ‘惡’소리
by 이희욱 | 2009. 04. 02
Prison Planet

Photo by azrainman(http://flickr.com/photos/azrainman/) CC-BY.

저작권법 개정안이 4월1일 끝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못’은 오히려 약하다. 인터넷 소통 물길을 막는 ‘쇠말뚝’이 박힌 꼴이다. 이로써 한국 인터넷 세상은 일제시대로 되돌아갔다.

왜 저작권법 개정안이 문제가 될까. 개정안이 규제와 공유 사이에 중용의 묘를 발휘하는 대신 가두고, 막고, 없애는 데만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저작권법의 핵심은 ‘규제 강화’다. 요컨대 포털이나 P2P 사업자같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들에게 불법 저작물 유통 책임을 지금보다 엄격히 지우자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밝힌 저작권법 개정안 제안 이유만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저작권보호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효율적인 집행을 도모하기 위하여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한 보호 업무를 이 법에 통합하는 한편, 온라인상의 불법복제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기 위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 및 불법 복제·전송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것임.

-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 ‘제안이유’

이는 디지털 소통의 본질을 인정하지 않는 무지함에서 비롯된다. 불법 저작물 유통을 막고 방지하는 건 백번 옳은 일이다. 허나 현실적으로 OSP들이 웹 세상 구석구석까지 현미경을 들이대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OSP에게 씌우는 의무도 ‘현실성 있게’ 부과돼야 옳다.

헌데 개정 저작권법은 어떤가. 주요 내용만 봐도 심상찮은 여파를 짐작케 한다.

개정안은 ①불법복제물을 반복 전송하는 자의 개인 계정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②전송된 불법복제물이 게시되는 정보통신망에 개설된 게시판 서비스를 정지할 수 있도록 하며 ③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 하여금 OSP의 취급을 제한하도록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조항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개정된 저작권법 133조 2항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3차례 불법복제물 삭제나 전송 중단 조치를 받은 게시판에 대해 저작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개월간 게시판을 정지 또는 폐쇄할 수 있도록 했다. 애당초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최대 1년까지 정지·폐쇄할 수 있도록 했으나, 올해 2월 국회 상임위 토론 과정에서 그나마 6개월로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게시판 정지/폐쇄’란 판단을 정부가 임의로 내린다는 데 있다.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되면, 불법 저작물을 유통하다 3번 이상 적발된 게시판은 피해자 의사에 관계없이 정부 뜻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폐쇄 또는 정지당한다. 소규모 카페나 커뮤니티라면 모를까, 하루 수백만건씩 게시물이 올라오는 포털사이트에선 애당초 불법 저작물을 100% 근절하기란 무리다. 마음만 먹으면 정부가 얼마든지 포털 내 특정 게시판을 대못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불법 저작물’ 범위도 애매하긴 매한가지다. 법이 정하는 ‘불법 게시물’은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블로그에 퍼나른 언론기사는 그나마 양반이다. 특정 블로그 글을 허락없이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로 퍼날라도 현행법에 따르면 ‘불법 게시물’이 된다. OSP인 포털이 저작권법 칼날을 피해가려면 이같은 불펌 자료들을 모조리 없애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저작자가 따로 문제삼지 않아도 정부가 경고를 내리고, 이것이 누적되면 게시판 폐쇄까지 명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도 단속 대상 ‘게시판’에 포함되냐고 되묻는다면, 정답은 ‘그럴 수도 있다’이다. 개정 저작권법을 적용받는 ‘게시판’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1항 9호에서 규정하는 ‘게시판’이다. 해당 조항은 다음과 같다.

“게시판”이란 그 명칭과 관계없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부호·문자·음성·음향·화상·동영상 등의 정보를 이용자가 게재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술적 장치를 말한다.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09119호 제2조 1항 9호

요컨대, 공개된 인터넷 공간 전체가 사실상 적용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개정안이 ‘상업적 이익 또는 이용 편의를 제공하는 게시판’을 주요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앞서 규정된 ‘게시판’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결국 해석하기에 따라 규제대상 범위도 제멋대로 바뀌는 고무줄 조항인 셈이다.

불법 저작물을 유통한 이용자의 계정을 정지하는 것도 ‘죄질’에 비해 지나친 처사다. 이용자 계정이란 단순히 자료를 퍼나르는 데만 쓰이는 건 아니다. 인터넷에서 개인 계정은 이를테면 신분증과 같다. 포털 이용자라면 계정을 이용해 자료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e메일을 이용하거나 물건을 구매하기도 한다. 개정 저작권법은 이를테면 음주운전자에게 운전면허만 6개월 정지하면 될 일을 사회생활 자체를 6개월간 금지시키는 꼴이다.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에서 진짜 우려스러운 점은 따로 있다. 이같은 조치가 ‘사후약방문’에 그치지 않으리란 사실 때문이다. 개정안은 ‘OSP의 취급 제한’까지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대표적 OSP로 꼽히는 포털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른 규제와 단속으로 인해 서비스 차질을 빚게 되는 포털로선 어떤 입장을 취할까. 강화된 감독 의무를 따르는 과정에서 이용자 감시와 처벌을 과도하게 행사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7대 주요 포털들은 ‘자율정책기구’란 걸 만들어 움츠리기에 들어갔다. 강화된 실명제 정책이나 저작물 단속 강화 조치 등이 잇따라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저작권 보호와 인터넷 소통의 자유. 어느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저작자 권리도 보호하면서 이용자도 공정하게 저작물을 쓰도록 하면 최선일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두 가치 사이엔 섞일 수 없는 비무장지대가 불가피하게 만들어지게 마련이다.

결국은 이같은 비무장지대를 최소화하는 게 최선일 테다. 헌데 정부의 잇따른 움직임들은 영토뺏기에만 치중하는 모양새다. 감시와 처벌은 인터넷 세상을 퇴행시킬 뿐이다. 저작권법이란 원형 감옥에 갇혀 스스로를 검열하고 감시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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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편집장 @asadal. 정리강박증. '우공이산'(http://asadal.bloter.net) 블로그. asadal@bloter.net
15 Responses to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e누리 곳곳 ‘惡’소리"

빨갱이의 생각…

저작권법 통과 => 인터넷으론 이젠 어떤게 걸릴지도 몰라서 일기도 못 쓰게 되는거냐!! 우라질 명박이 내가 뽑지도 않았는데 왜이렇게 나한테 피해를 주냐고!!!!…

저작권에 대한 삐뚤어진 의식이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뿌리깊게 남아 있는지 단적으로 알수 있는 글인듯 합니다.

이미 기술적으로 저작권 컨텐츠의 동영상 음원부문 업로드는 80%가량 제한이 가능합니다.
엄청난 작업량때문에 가장 힘든 부분인 이미지는 사용자 스스로 인식을 개선해서 올리지 말아야 겠고요.
과거 통신시대를 기억하시겠지만 인터넷은 정보의 공유공간이지 저작권 동영상. 음원, 게임 유통공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작권물도 부분 혹은 편집물에 대해선 저작권자 당사자나 단속쪽이나 관대하더군요.
저도 저작권 문의를 받았지만 심지어 대행 변호사도 편집동영상에 대해선 할말이 없는지 얼버 무리다가 전화 끊더군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뚜렷한 국가들은 잘도 커가고 있는데 그간 공짜로 몰래 쓰다가 못쓰게 될듯 하니
아우성 치는 이 나라가 좀 어이 없습니다.
저작권법 시행되도 일본처럼 강력한 조항은 없으니 미국 정도의 수준이 될듯 합니다.
득이 더 커 보입니다.
제 깨끗하고 잘났다고 쓴 글이 아니라 과거 제 스스로도 엄청난 불법 헤비업로더 였습니다. 국내 1위 였죠.
하지만 이제는 저작권 영상은 안올리고 직접 제작하거나 편집한 컨텐츠를 생산합니다.
이제 인식이 바뀌여야 할 때 입니다.

    저작권을 보호하지 말라거나 불법 복제물 유통을 허용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시 한번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온라인 컨텐트 유통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하고 규제에 치우친 법 적용을 하려는 데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도 그것이고요.
    영화나 음악 파일만 생각할 문제도 아니고, 개정안대로라면 남의 글을 퍼나른 블로거들은 대부분 잠재적인 범죄자인 셈입니다. 정부가 마음 먹으면 저작권자 의사에 관계없이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작권을 보호하지 말란 얘기냐?’는 식의 반박은 이제 사라질 때도 됐네요.

지저깨비의 생각…

이로써 한국 인터넷 세상은 일제시대로 되돌아갔다. — 정부가 규제의 주체가 되는구나……. 빅마우스?…

사실 이 법의 발효는 만화가, 애니메이터, 게임 제작자 등 열악한 환경에서 문화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던 법 중 하나입니다.

정부가 저작권 어쩌구 하면서 저 법을 포탈 등 인터넷 언론을 벨 칼로 쓸수 있어 위험하다 라는 것이 글쓴이의 요지같은데…

물론 옳으신 말씀입니다. 옛날 독제 정권에서 잘 하던 짓이죠 뭘 보호한다면서 악용하는 사례..

하지만 이 법은 실행하기에 따라선 끊어져 가는 이나라 문화인들의 밥줄을 다시 살릴 수도 있는 법입니다.

나른 이 법은 저작권을 강화한다는 대의명분이 있습니다. 글쓴이처럼 이 법을 반대한다면 이 법보다 더욱 효과적인 불법복제가 근절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전 MB정부를 싫어하는 시민이자 불법복제 때문에 지난달 부터 카드빚이 연체되기 시작한 콘솔 게임 유통업자 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불법복제를 방조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창작자들이 불법복제로 고통받는 현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행 방식에 있어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겁니다. 지나치게 제약을 많이 두고 있는 이 법은 PS3Love님 말씀대로 ‘실행하기에 따라서’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는 더욱 효과가 크겠지만, ‘실행하기에 따라서’ 검열과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줍니다.
    이처럼 칼자루를 쥔 쪽에서 멋대로 휘두를 수 있는 법이란 게 과연 올바른 것인지 궁금하네요.
    지금의 불법복제를 막는 근본 대책이 법에 의한 처벌 강화인지 의문입니다. 처벌을 강화하는 대신 기술적 보호조치를 연구하고 보급하는 데 노력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개정법대로라면 맘에 안드는 회사 문닫게 하는건 아주 쉬운일이 되겠네요.
몇명 명의사서 악의적으로 게시판에 불법게시물 계속 올리면 끝.
정부가 알아서 문닫게 해줄테고..
인터넷사업 문 닫아야 겠군요.
정말 해외로 다 나가라는 소린지..

    블로그코리아나 올블로그같은 메타블로그 서비스들도 직격탄을 맞겠죠. 아님 서비스 형태를 완전히 뜯어고쳐 예봉을 피하거나.

이제 법안이 통과되었으니 우후죽순 날아오는 칼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올바른 저작문화와 저작물 유통에 대한 저작자와 이용자의 수준높은 담론이 블로터에서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또한 담론으로 끝날 것이 모든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저작물 유통에 대한 자발적인 실험들이 생겨나길 기대해 봅니다^^

    꾸준히 지켜보고 대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대로님도 도움 주시길.

주간 블로고스피어 IT 리포트 109호 – 2009년 4월 1주…

주간 블로고스피어 IT 리포트 109호 – 2009년 4월 1주IT 관련 블로그 동향을 정리하는 주간 블로고스피어 IT 리포트는 매주 금요일 오후 http://goodgle.kr 에서 발행됩니다. RSS 피드 http://goodgle.kr/rss 를 통해 매주 발행되는 주간 블로고스피어 IT 리포트를 간편하게 구독하세요.주요 블로깅아이폰 아직도 단순한 폰으로 보이시나요? :아이폰 등장 이후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근본적인 지각변동이 일고 있습니다….

다수가 ‘악’소릴 지르는 동안, 어떤 소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외과용 칼이 수술대 밖으로 날아다니는 것과 진배없으니 다수는 공포스러울 수 밖에요.
가면갈수록 참으로 안타까운 세상꼴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포스팅된 글을 288호에 담아가며 글쓴이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터무니없는 저작권법 독소조항을 다른 경우에 적용시켜 보면?…

저작권 침해 게시물이 올라온 게시판에 대해 정부가 강제적으로 운영 정지나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악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저작권 침해 게시물 몇 개 있다고 아예 게시판 문을 닫게 한다면, 법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유사한 다른 사례에도 비슷한 법을 적용해야 맞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경우들이다. 교통신호 위반 차량이 몇 대 지나간 도로는 강제 폐쇄시킨다. 시험 중 컨닝한 학생이 몇 명 있는 학교는 강제 폐교시킨한다. 방송 중 몇 번 말이 꼬…

그럼 저작권법이 통과되었으니…제가 음악 중에 클래식 음악만 유독 즐겨듣는데
음악 거의 대부분을 못듣겠군요. 아니 아예 못들을지도 모르겠네요.

네티즌이라면 알아야할 온라인 저작권법 정리…

지난 4월1일 저작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서울 중앙지법은 저작권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네이버 음악카페 카페운영자 김모씨에게 징역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모씨 자신이 직접 저작재산권 보호 대상인 음악파일을 불법 업로드하거나 카페 회원들이 음악파일을 불법 업로드하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는 등 저적권자의 저작재산권인 복제권 및 공중송신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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