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모뎀 칩, 삼성 특허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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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서로 원고와 피고 역할로 자리에 앉아 판결을 받았다. 두 개의 사건 판결이 각각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나누어 어떤 결론이 내려졌는지 따져본다.

삼성은 애플이 3GPP 통신 표준에 대한 4가지 특허와 무선 단말기의 데이터 서비스 제공 방법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애플을 고소했다. 아이폰3GS와 아이폰4, 그리고 1, 2세대 아이패드가 3G로 통신하는 칩이 삼성의 비표준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이 소송의 주요 포인트다.

특허 침해 문제가 된 5가지 기술은 모뎀이 3G 통신망에서 통신할 때 쓰이는 필수 기술로 그 중 4가지는 삼성이 표준화 기구인 ESTI에 위탁한 기술이다. 이 소송의 관건은 어떤 기술이냐보다 그 기술이 어떻게 애플의 단말기에 쓰이게 되었는지다.

피고인 애플은 삼성이 문제를 삼은 기술 자체가 신규성이나 진보성 등 특허의 필수 요소가 인정되지 않아 무효이기 때문에 이를 특허침해라고 하는 것은 권리 남용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프랜드(FRAND)와 인텔의 칩 부분이다.

일단 애플은 문제가 된 통신칩을 인텔의 자회사인 IMC(인텔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전 인피니언 모바일 사업부)를 통해 구입했다. 인텔은 삼성에게 라이선스를 받아 통신칩을 만들 수 있는 회사다. 인텔은 이를 IMC를 통해 생산했고 애플은 이 칩을 구입해서 썼기 때문에 이미 특허권 자체가 소진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에 대해 인텔의 라이선스가 IMC에까지 위탁해서 쓸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을 문제삼았다. 그런 상황에서 인텔이 IMC를 통해 칩을 만들어 애플에 판매하는 것은 라이선스 계약에서 허용된 제조 위탁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만약 인텔이 직접 이 칩을 만들어서 애플에게 납품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 라이선스를 다시 IMC로 위탁하고 그 칩을 애플이 썼다면 문제의 요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골칫거리인 FRAND 문제도 살펴보자. 삼성이 3G 통신에 관한 기술을 표준 특허로 선언했고 이를 사실상 누구든 라이선스해서 쓸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다. 그 특허를 이용하려는 자는 특허권자에게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면 그 기술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법원은 이를 두고 두 회사가 특허 라이선스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FRAND가 표준 특허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양사가 계약을 맺지 않았으면 특허 침해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특정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표준특허인 만큼 특허권자의 권리를 일부 제한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실질적으로 두 회사가 어떤 기술을, 얼마에, 어떻게 쓰게 될 것인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의 특허권 주장이 FRAND 선언에 위반했다거나 특별히 애플이 제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인으로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통신 모뎀에 들어간 3GPP 기술 4건 모두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냈다. 다만 정보 비트의 배열과 저장 과정에 대한 기술과 데이터를 전송할 때 전력을 아끼는 기술 등 2가지 특허에 대해서는 신규성이라는 특허 요건이 부족해 특허 자체가 무효될 수 있는 사유가 있어 특허 인정을 하지 않아 2건의 특허가 침해됐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에 법원은 2건에 대한 피해액 4천만원과 아이폰3GS, 4 그리고 3G용 아이패드 1과 2에 대해 판매를 금지하고 갖고 있는 재고에 대해 폐기처분할 것을 명령했다. 아이폰 4S와 3세대 아이패드에는 문제가 된 인텔의 칩을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