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뺀 오라클 클라우드

가 +
가 -

“오라클의 2012년 클라우드 전략이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집중돼 있었다면, 2013년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함께 퍼블릭 클라우드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제 오라클 고객은 가장 쉬운 클라우드인 ‘오라클 클라우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 오라클은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 전략을 ‘오라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오라클 클라우드’로 이름을 바꿨다. 국내 오라클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김상현 한국 오라클 전무는 “기존 오라클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기업 내 IT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에게 집중됐다면,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직원들에게 초점을 맞춰 전달할 생각”이라며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를 넘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자사 전략 이름을 중간에 바꾸는 데는 여러 의미가 있다. 크게 보면, 기존 전략을 쇄신해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과 기존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으로 나뉜다. 오라클은 자사 클라우드 전략의 이름을 바꿈으로써 마음도 새롭게 다잡았다.

우선, 기존 엔지니어드 시스템 전략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확장했다. 스토리지, 서버 같은 하드웨어부터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같은 소프트웨어를 제품 설계 단계서부터 긴밀히 통합한 뒤 단일화된 퍼블릭 클라우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오라클은 자사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하드웨어를 통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로만 말이다. 이를 퍼블릭 클라우드로까지 확대함으로써 오라클은 통합으로 말미암은 관리 효율성과 성능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김상현 전무는 “오라클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모든 산업영역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기업은 오라클 클라우드를 통해 통합된 IT 인프라 환경을 얻고, 그 결과 장기적인 운영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우선 오라클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오라클은 이미 고객관계관리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 ‘라잇나우’, 인재관리 솔루션 업체 ‘탈레오’ 등 무수한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 인수를 통해 자사 지원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확보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여기에 자사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인적자원관리(HCM), 고객경험(CX) 등 자사 솔루션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라클이 8월30일(현지기준) 의도치 않게 유출한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계획 자료를 보면, ERP, CRM과 함께 HCM도 곧 서비스될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해당 자료를 보면 오라클은 퓨전 HCM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자 1인당 월 8달러에 제공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통합’ 전략은 중요하다. 클라우드는 모든 IT 자원들을 중앙에서 공유해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일컫는다. 궁극적으로 서비스 이용자가 사용자 포털을 통해 자원과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오라클 클라우드는 이를 ‘오라클이면 클라우드가 된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이는 고객으로선 ‘벤더 종속’이라는 걱정으로 이어진다. 앞서 오라클 오픈월드 2010에서 래리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의 2010 비전은 1960년 IBM의 비전과 같다”라며 “그 비전은 IBM을 지구 상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로 만들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1960년은 IBM이 서버급 컴퓨터인 메인프레임을 출시했을 때다. 이때부터 오라클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한 어플라이언스 전략을 가동했다. 고객에게 완전한 시스템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썬을 품고 HP를 버리면서까지 어플라이언스 흐름을 주도한 오라클의 전략은 통했다.

오라클은 이 분위기를 클라우드로까지 이어가고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는 엑사데이터, 엑사로직 같은 인프라 바탕 위에서 최적화돼 제공된다. 오라클의 웹로직 서버가 클라우드 서비스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을 월별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게 오라클 클라우드다.

기존 오라클 DB나 미들웨어 같은 인프라를 도입해 사용한 고객이라면 걱정이 덜할 수 있다. 그러나 타사 DB를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입장이 좀 다르다. 오라클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위해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감행해야 한다.

김상현 전무는 오라클 DB나 미들웨어 같은 핵심 인프라를 이미 도입한 기업들이 오라클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게 이득이라고 설명함과 동시에 타사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에도 오라클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것 또한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기업 내 환경이 이기종 DB로 돼 있다고 하면 그것도 단일 DB로 통합하는 게 클라우드 환경에서 필요합니다. 마이그레이션 걱정도 문제없습니다. 오라클 미들웨어는 사실 타사 제품에서 전환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상당수 미들웨어가 자바 표준을 따르기 때문에 웹로직으로 100% 호환 가능합니다.”

김상현 전무는 MySQL이 아닌 오라클DB를 제공하고 나머지 미들웨어는 웹로직, 언어는 표준 자바를 쓰는 식으로 기존 오라클 기술을 쓰는 기업들이 부담 없이 전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DB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라데이타 DB나 IBM DB2는 오라클과 데이터 환경이 달라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고쳐야 하는 문제 때문에 마이그레이션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말이다.

오라클은 이미 엑사데이터로 어플라이언스 성공의 맛을 보았다. 이 전략이 클라우드 시장에서까지 통할지는 고객의 몫이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