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잡겠다”는 토종 검색광고,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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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condai

흥미롭습니다. 토종 검색광고 업체 얘기입니다. 검색광고. 네. 구글과 오버추어가 전세계 시장의 90%를 점령하고 있는 영토입니다.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이 땅에 토종 검색광고 업체가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그것도 “구글은 낡았다”면서.

주인공은 ‘골콘다아이‘(Golconda:I)란 곳입니다. 지난해 문을 연, 직원 20명 남짓한 업체입니다. ‘골콘다‘란 이름이 꽤나 낯선데요. 16·17세기에 걸쳐 인도에서 번성했던 왕조 이름이자 수도 이름이라고 합니다.

회사명만큼이나 내건 구호도 선뜻 와닿지 않습니다. 도대체 뭘 믿고 “구글과 오버추어를 무너뜨리겠다”고 큰소리치는 것일까요. 물론 믿는 구석이 있다고 합니다. ‘매직퍼스’와 ‘매직포켓’이란 CPC(클릭당 과금) 방식 검색광고 서비스입니다.

먼저 이들이 내건 서비스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매직퍼스’는 광고주를 위한 검색광고 서비스입니다. 구글이나 오버추어가 내놓는 ‘스폰서링크’를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헌데 스폰서링크와는 같은 듯 다릅니다. 업체 표현대로라면 ‘네티즌 참여를 기반으로 한 웹2.0 방식 스폰서링크’라고 합니다.

핵심은 ‘쇼핑지원금’입니다. 쇼핑지원금은 매직퍼스가 누리꾼에게 주는 돈입니다. 이런 식입니다. CPC 광고는 누리꾼이 광고를 누를 때마다 광고주가 돈을 서비스 업체에 지불합니다. 매직퍼스는 이 수익의 일정 비율을 ‘쇼핑지원금’으로 적립합니다. 광고를 누른 개인에게 주는 게 아니라, 해당 물품에 쌓아둡니다. 이 쇼핑지원금은 스폰서링크 오른쪽에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사고픈 물건을 찾던 어느 누리꾼이 이 광고를 보고 쇼핑적립금을 ‘찜’하면 해당 금액만큼 상품 가격을 깎아줍니다. 예컨대 30만원짜리 ‘닌텐도 위’를 사려는 이용자가 매직퍼스 광고에서 쇼핑지원금 20만원이 달린 ‘닌텐도 위’를 ‘찜’하면 실제로는 10만원만 내고 물건을 사는 식입니다.

쇼핑지원금은 이름모를 다수 누리꾼이 광고를 누를 때마다 적립되지만, 이 돈은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쇼핑지원금이 1만원일 때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10만원이 쌓일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해당 금액에 만족할 지, 기다릴 지는 본인 판단이란 뜻입니다. 어쨌거나 지원금을 받아 물건을 사고 나면, 해당 지원금은 다시 0부터 시작합니다. 다수 누리꾼이 품앗이로 모은 지원금을 먼저 ‘찜’하는 누군가가 받아챙기는 셈입니다. 이것이 골콘다아이가 ‘누리꾼 참여’니 ‘웹2.0’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배경입니다.

과금 방식도 차별화한 모양새입니다. 구글이나 오버추어 스폰서링크는 누리꾼이 누를 때마다 무조건 광고주가 돈을 지불합니다. 해당 광고를 잠깐 눌렀다 곧바로 끄거나, 클릭했는데 웹사이트가 제대로 뜨지 않아도 광고주는 지갑을 열어야 합니다. 매직퍼스는 광고를 눌러 들어온 방문자 체류 시간이 5초 미만이면 사실상 광고 효과가 없는 걸로 보고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5~10초는 50% 할인해주고, 10초 이상 머물렀을 때만 광고주에게 제값을 받습니다. 시스템만 놓고 보면 꽤 합리적인 모양새입니다.

매직퍼스가 광고주들을 겨냥한 상품이라면, ‘매직포켓’은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검색광고 서비스입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매직포켓은 웹브라우저용 툴바입니다. 매직포켓은 웹브라우저 상단에 매직퍼스 광고상품들의 쇼핑적립금이 실시간 노출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제휴사가 아닌 웹사이트에서도 매직퍼스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내놓은 도구인 셈입니다.

또 한 가지. 매직포켓을 설치한 이용자는 블로그나 홈페이지, 언론사닷컴 등으로 접속했을 때 해당 글의 웹주소나 관련 키워드 등을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들을 기반으로 매직퍼스는 블로그 글이나 언론사 기사 등에 문맥광고를 뿌려줍니다. 여기엔 ‘글을 읽은 누리꾼이 직접 단 키워드이니만큼, 기계가 판단한 것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블로그 글이나 언론기사를 읽은 누군가가 이 광고를 누르면, 해당 키워드를 등록한 누리꾼에게 CPC 광고수익을 나눠줍니다. 구글 애드센스와 비슷하지만, 누리꾼이 직접 등록한 키워드 기반으로 수익을 나누는 점에서 다릅니다.

골콘다아이쪽은 매직퍼스가 기존 CPC 광고의 부작용이었던 부정클릭도 막아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부정클릭은 경쟁업체 광고를 의도적으로 마구 눌러 상대가 광고비를 지출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매직퍼스는 특정 광고를 마구 누르면 광고비도 나가지만 그만큼 쇼핑적립금이 쌓이므로, 결국 매출을 유도해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매직퍼스 광고 서비스는 여러 면에서 기존 스폰서링크와 같은 듯 다릅니다.

자, 이제 궁금합니다.

매직퍼스는 구글이나 오버추어가 도입한 입찰 방식이 지나치게 광고주간 경쟁을 유도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입찰방식에 더해 쇼핑적립금이 높은 상품도 상위에 노출시켜준다고 말합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쇼핑적립금은 많이 누를수록 올라가는 돈입니다. 현실적으로 클릭수를 올리려면 상위에 노출돼야 합니다. 골콘다아이쪽도 “스폰서링크 상위 5개 광고 가운데 제일 위 광고를 누를 확률은 56%이지만, 불과 5줄만 내려가도 6%로 확 떨어진다”는 코넬대 조사를 스폰서링크 상위 노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근거로 내세웁니다. 그러니 결국 입찰에 의해 상위에 올라온 광고에 쇼핑적립금도 많이 쌓이게 마련입니다. 빈익빈 부익부만 심화됩니다. 결국 기존 입찰 방식과 다를 게 없습니다.

매직퍼스는 ‘구글보다 정확한 문맥매칭 광고’를 주장합니다. 매직포켓을 이용해 누리꾼이 직접 달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이는 블로그나 사진공유 서비스의 ‘태그’ 개념입니다. 헌데, 태그는 그 효용성만큼 한계도 컸습니다. 누리꾼이 의도적으로 엉뚱한 키워드를 달 경우엔 어떡해야 할까요. 이 누리꾼이 특정 기사나 블로그 글에 전혀 관련없는 자기 상품 홍보 키워드를 달면 말입니다. 전혀 상반되는 키워드가 함께 달려 있을 땐 어떤 키워드가 정확한 지 판단해야 하는데, 그 기준도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나눠주는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 참여도 저조해집니다. 푼돈 벌자고 번번이 태그를 다는 수고를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블로그 주인장으로선 구글처럼 한번 코드만 심어두면 알아서 뿌려주는 게 훨씬 편리하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보겠습니다. ‘기존 제휴 사이트 뿐 아니라 비제휴 사이트에도 광고를 노출하는 플랫폼’이라는 매직포켓은 그만큼 효과가 있을까요? 그 전제는 많은 누리꾼이 매직포켓 툴바를 웹브라우저에 설치해야 합니다. 헌데 매직포켓은 본성이 ‘광고’입니다. 키워드를 달고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둔다지만, 그게 웹브라우저 상단에서 쉬지 않고 번쩍거리는 쇼핑지원금 미터를 참고 볼 만큼 이득을 줄까요? 뚜껑을 열어보면 밝혀질 일이지만, 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그에 대한 확신을 아직은 주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매직퍼스가 구글이나 오버추어와 차별화하는 핵심 기능은 쇼핑지원금입니다. 쇼핑지원금이란 말 그대로 특정 상품을 구매할 때 지원되는 돈입니다. 그렇다면 매직퍼스 광고엔 상품만 걸릴 수 있는 걸까요? 특정 업체나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는 쇼핑지원금 적용 대상에서 빠지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토록 ‘타도’를 외치는 기존 스폰서링크와 뭐가 다른가요?

매직퍼스는 모양새만 봐선 흥미로운 기능들이 꽤 반영돼 있는 느낌입니다. 상품에 ‘지원금’이란 미끼를 던진 것도 그렇거니와 ‘품앗이 적립’ 방식과 ‘먼저 찜하는 사람이 임자’란 경매 방식을 도입한 것도 재미있습니다. 헌데 이런 요소들이 “구글과 오버추어를 제치고 세계에서 제일가는 검색광고 서비스가 될 것”이며 “단 하나뿐인 경쟁자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란 세상의 선입견 뿐”이란 골콘다아이의 외침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엔 어딘가 부족하기만 합니다. 업체 주장대로 “세계 최고의 검색광고 업체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자리”에 제가 영광스럽게도 함께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