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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재미? 이모티콘의 힘!”

2012.09.04

웹툰 작가는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을까. 얼굴을 못 본대도 좋다. 작품만 있다면 찾아가고 싶다. 웹툰 작가 57명이 자기 캐릭터로 만든 작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웹툰 작가의 등용문인 포털 사이트는 아니다. 바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다..

카카오톡의 메뉴에서 ‘더보기’를 들어가면 ‘아이템스토어’가 있다. 이곳에 들어선 이모티콘 스토어엔 웹툰작가 57명이 그린 150여개 이모티콘 세트가 판매중이다. 이중 120여개는 한국어로, 나머지 30여개는 해외 이용자를 위해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로 서비스한다.

장원배 카카오 디지털아이템TF 팀장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채팅을 재미있게 할 요소를 연구하고 고민하다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원배 카카오 디지털아이템TF팀장

▲장원배 카카오 디지털아이템TF팀장

카톡 채팅을 더 재미있게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토어는 2011년 11월 강풀, 이말년, 낢, 노란구미 등 웹툰 작가 4명과 뿌까, 배드마츠마루, 판다독의 캐릭터로 가게 문을 열었다. 이모티콘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문자와 함께 넣는 그림이다. 네이트온과 같은 PC 메신저에서 쓰던 이모티콘이 조금 더 커지고, 웹툰 캐릭터로 만들어졌단 게 새롭다.

사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유료로 판매될 만큼 쓸모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이 생각은 올 7월 이모티콘이 하루 평균 1억원 매출을 달성했단 얘기를 들으면 달라진다. 이모티콘 스토어가 안드로이드에 이어 아이폰 응용프로그램(앱)에도 다양한 상품을 내놓자 매출이 껑충 뛴 것이다. 카카오는 그때 성적이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유지된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단 하루 거둔 성과라 해도 이 사건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되돌아보게 했다.

장원배 팀장이 있는 디지털아이템TF팀은 카카오톡이 플랫폼으로 가는 데 채팅이 중요한 부분이란 생각을 하고 채팅에 재미를 더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곳이다. 카카오의 가상화폐인 ‘초코’도 이곳에서 맡는다. 그런데 디지털아이템TF팀은 고민을 상당히 짧게 한 걸까. 새롭지도 않은 이모티콘을 들고 나온 걸 보면 말이다.

“이모티콘이 PC 기반 메신저에서 없던 건 아니죠. 그 아이디어를 빌려 와 ‘이모티콘이 움직이면 어떨까’, ‘말풍선 바깥에 스티커처럼 붙으면 어떨까’ 등 다양한 논의를 했어요.” 익숙한 이모티콘에 낯선 경험을 더한 셈이다. 논의 끝에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GIF파일 형태로 만들어져 말풍선 안에 텍스트와 함께 들어가 움직이는 형태로 굳었다. 그리고 재치있는 웹툰을 그려낸 웹툰 작가를 찾아갔다.

카카오는 사내에 있는 디자이너의 인맥을 동원해 강풀과 이말년, 낢, 노란구미 작가의 연락처를 찾아냈다. 장원배 팀장은 “처음 찾아갔을 땐 작가들이 ‘그럼 뭘 만들어줘야 하느냐’라고 물었어요.”

이모티콘 제작 작가 찾아 삼만리

어떤 내용으로 이모티콘을 만들고, 이모티콘에 쓰일 문구는 무엇으로 할지부터 카카오에서 준비해야 했다. ‘안녕’, ‘잘가’와 같이 메시지를 뽑고 필요한 그림을 제안했다. 웹툰 작가에겐 생소한 개념이었고, 서비스를 떠올린 건 카카오니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서로 처음 하는 일이라 자꾸 수정할 게 생긴다는 데 있었다. “오픈 전까지도 진화하고 형태가 바뀌었죠.” 설상가상 작업을 진행하다 웹툰 연재를 시작하면 연락이 안 되는 작가도 있었다. 그렇게 이모티콘 스토어와 이모티콘을 내놓는 데 6개월이 걸렸다.

다행히도 이런 상황은 1년 전 일이 됐다. 장원배 팀장은 “지금 있는 작가는 대부분 2~3개 세트를 만들었는데 요즘은 굉장히 잘하신다”라며 웹툰 작가가 이모티콘을 잘 만든다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제는 작가가 어떤 콘텐츠를 쓸 건지 연재하는 링크와 그중 사용할 캐릭터를 알려줍니다. 우리가 제작가이드를 보내면 거기에 맞춰 스케치를 보내오고 확인 후 채색해 제작되지요. 이 과정에서 겹치는 메시지가 너무 많으면 저희가 알리고요.” 한동안 ‘뿌잉뿌잉’ 바람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토어를 휩쓸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손톱만하다. 아주 작고 카카오톡 채팅 창에서도 금세 사라진다. 이모티콘 서너 개 주고받으면 메시지가 쌓이며 처음 받은 이모티콘은 자연스레 밀려난다. 웹툰도 만화책과 비교하면 휘발성이 강하지만, 카카오톡 이모티콘보단 덜 하다. 검색해서 찾아보긴 편하지 않던가. 이모티콘 하나 만들려고 2컷에서 10컷을 그리는 게 어디 쉬운 일이랴.

웹툰 작가의 반응에 관해 장원배 팀장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통해 노출이 더 많이 된다고 보는 것 같다”라며 “이모티콘 스토어에서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자기 작품을 알리고 여러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다가는 데 의미를 두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녀시대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초코 구매 화면

두 번째 디지털 아이템도 9월 공개

이모티콘은 이제 웹툰 작가가 먼저 찾는 장터가 됐다. 하지만 카카오 문을 두드릴 때 조심스러운 건 여전한 모양이다. 이미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하고, 그 포털은 카카오톡의 경쟁 서비스인 모바일 메신저를 내놨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카카오톡에서 먼저 이모티콘을 만들고 포털 사이트의 이모티콘 또는 스티커를 만들어도 되겠느냐고 문의한 작가도 있다.

장원배 팀장은 “3사는 메신저에서, 그리고 형태는 조금씩 달라도 이모티콘이란 범주에서도 경쟁한다”라며 “카카오에선 작가들이 영리활동하는 데 제한을 두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톡에 보인 웹툰 작가가 네이버 라인의 스티커 샵에도 들어온 사례가 있다. 콘텐츠가 점차 비슷해지면 카카오톡을 쓰는 재미는 어디에서 차이가 날지 지켜볼 대목이다.

카카오톡 디지털 아이템의 안드로이드 결제를 맡는 다날에 따르면,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주로 2,30대 여성이 구매한다. 장원배 팀장은 10대도 많이 쓸 것 같은데 아직 휴대폰 결제를 하지 못해 선물로 받아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구매자 층이 제한돼 보이지만,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여성적인 캐릭터만 갖추진 않았다. 메시지에 ‘똥’을 자주 언급하는 ‘소녀의 본능’이 있고 개그콘서트 ‘이죽일놈의 하극상’과 ‘네가지’, 소녀시대 이모티콘도 있다. 장원배 팀장은 의외로 카카오톡 친구 중 남성이 여성스러운 이모티콘을 보내온다며 이모티콘을 쓰는 행태가 예상과 다르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움직이는 웹툰 캐릭터에서 말하는 이모티콘, 서현이와 유리 얼굴, 개그맨 등으로 상품군을 다양하게 늘려가고 있다. 장원배 팀장은 “카카오톡이 플랫폼을 지향하듯 이모티콘도 궁극적으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라며 “카카오톡의 대표 캐릭터로 이모티콘을 만드는 대신 원하는 작가는 누구나 참여하는 장을 만들 것”이라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앞날은 카카오보다 이용자에게 묻는 게 더 빠를 전망이다. 장원배 팀장은 이모티콘이 나오고 크리스마스 땐 채팅할 때 배경음악으로 캐롤이 깔리면 좋겠단 의견, 주제별 또는 메시지별로 이모티콘을 찾고 싶단 의견이 접수됐다고 힌트를 던졌다. 아이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디지털 아이템이 이모티콘 하나뿐인 상황은 장원배 팀장의 힌트에 더 힘을 싣는다.

장원배 팀장에게 채팅하는 재미 요소로 고민한 게 이모티콘이 첫 번째면, 두 번째, 세 번째는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9월 중순을 기다리란 말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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