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人] 장승필 연구원 “카약, 물살을 가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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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즐기는 스키처럼 여름에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찾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모빌씨앤씨에서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플랫폼(MEAP) 관련 서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장승필 선임연구원은 10년 넘게 타던 스키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사계절 내내 스키를 즐길 수 없는 게 영 아쉬웠다. 겨울은 스키로 달랠 수 있었지만, 여름엔 뭘 하지? 스키에 대한 그리움을 잊을 수 있는 취미로 장승필 연구원이 맨 처음 선택한 건 캠핑이다.

“1박2일 등 예능 프로그램으로 캠핑 붐이 불었습니다.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어딜 가더라도 사람이 너무 북적거려서, 좀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았습니다. 주변에 수상스키 타는 분들이 있어 수상스키도 생각해봤습니다. 서핑도 떠올렸지요. 문제는 제가 물을 좋아하지 않아 수상 스포츠를 꺼린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이 고민, 저 고민 하다가 그가 선택한 취미는 카약이다. 자그마한 배에 몸을 맡기고 물 위에서 노를 젓는 그 카약 말이다. 카약도 물 위에서 하는 활동이다.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카약을 취미로 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언제까지 물을 안 좋아할 순 없잖아요. 물과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은 계속해 왔습니다. 수상스키, 서핑보다는 카약에 눈길이 더 가더군요. 캠핑하는 사람들이 카약에 캠핑 도구 싣고 다니는 걸 보면서, 제 다른 취미하고도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약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해서 캠핑하고 다시 카약킹을 하는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터다. 과거 캐나다 로키 산맥으로 여행을 갔을 때, 사람들이 강에서 카약킹을 하는 모습을 부러워했던 기억도 겹쳤다. 마음속에 에메랄드 풍경 뒤로 카약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카약은 물이 불편해 쉽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던 수상스키와 서핑과 달랐다. 물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사라진 지 오래다. 왠지 모르게 카약은 쉽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약샵에 가서 30분 교육받고, 바로 카약킹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장비를 사는 데 좀 시간이 걸렸을 뿐, 배우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넷과 동호회가 힘이 됐다. 장승필 연구원은 ‘더키타는 사람들‘과 ‘엑스트립 카약투어‘ 동호회에서 활동 중이다. 그 외 각종 개인 블로그로 카약을 구성하는 부품 등 이론을 쌓았다. 어떻게 조립해야 하는지, 어디서 타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은 카페 활동을 통해 익혀 나갔다. 카약 샵에 가서는 안전사항을 비롯한 각종 사전 교육과 어떻게 노를 젓고 세우는지 등 카약 조작법을 배웠다. 이 모든 배움이 순식간에 끝났다.

“맨 처음 물살을 가르고 카약이 나아갔을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말로 표현 못 하는 신기한 기분이라고 할까요. 물을 가르는 쉬익 소리가 나면서, 제가 물 위를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한강 한가운데서 카약 타고, 음료수도 마시면서, 더울 땐 한강 다리 밑으로 쏟아지는 물 폭포도 맞는데 정말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좀 속력이 된 뒤, 한강에서 불꽃놀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멋지더군요.”

카약은 카누와 다르게 양쪽 끝에 날이 달린 양날 노를 사용한다. 노가 하나인 것은 카누, 노가 2개인 것은 카약으로 이해하면 좀 쉽다. 카약 형식으로는 크게 공기주입, 폴딩, 고형으로 나뉜다. 장승필 연구원이 택한 카약은 공기주입형이다. 몸체가 다소 둔해,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안전하게 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공기주입형 카약의 가장 큰 특징은 보관 편의성이다.

“카약을 사는 것 못지않게 카약을 보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도 맨 처음 카약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산 카약을 어디에 보관할 것인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뿐일까요. 카약만 산다고 카약킹을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구명조끼부터 시작해서 소소한 도구가 많이 들어갑니다. 공기주입식은 가격도 저렴하고 접어서 보관하기 편리하다는 점에 매력을 끌려 선택했습니다.”

카약은 선체 특징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우리가 TV로 많이 보는 딱딱한 카약은 고형 카약이라고 해서, 겉이 딱딱하고 폭이 좋아 날렵한 모습을 띠고 있다. 이 카약은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균형감각이 필요하기에 초보자가 시작하기엔 조금 어렵다. 공기주입식 카약은 폭이 넓긴 하지만 균형이 뛰어나 안정성만큼은 으뜸이다.
정승필 연구원은 1~2주일에 한 번씩 동호회 사람들과 모여 카약을 탄다. 주로 봄에서 가을 사이 새벽에 즐긴다. 날이 더울 때는 섣불리 카약킹을 하다가는 햇살에 지치기 쉬운 탓이다. 겨울엔 카약을 타지 않는다. 매서운 강바람에 몸이 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승필 연구원은 6월이 돼서는 새벽 6시에 동호회 사람들과 잠실에 모여 카약을 탔다. 자라섬에서 하룻밤 자고, 그날 야영했던 짐을 카약에 싣고 청평에 내려갔다.
“새벽에 탈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6시에 타기 시작해도 준비운동 시간이 있으니 30분은 일찍 도착해야 합니다. 5시에 일어나서 준비했는데, 어찌나 힘들던지요. 가끔 저녁에도 카약킹을 할 때가 있습니다. 동호회 식구들과 함께 7월과 8월 잠수교에서 8시에 시작되는 음악 분수쇼를 보면서 카약킹을 할 때였는데, 다른 사람들 다 다리 위에서 보는 분수쇼를 강 한가운데서 보는데 어찌나 멋지던지요. 카약 하기 잘했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주변 환경을 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카약은 결코 만만한 취미가 아니다. 정승필 연구원이 이렇게 카약도 하면서 풍경도 즐기기까지는 엄지손가락과 검지 사이에 물집이 잡히는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카약은 양쪽에 노가 있다. 카약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가 필요하다. 당연히 노를 젓는 힘도 들었을 터다.

“처음에 멋모르고 3시간을 탔습니다. 팔과 어깨가 매우 아프더군요. 노를 잡는 부문이 물집 잡히고 벗겨지길 여러 차례, 굳은살이 생기고 나니 카약에 중독되더군요. 카약 안에서 나오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그 뿐일까. 노를 제대로 젓지 못해 표류도 해봤다. 처음에 딱 한 번 강에 빠져 물도 좀 마셨다. 홍천강 쪽 소남이섬에서 카약킹을 할 때 물살이 세, 아무리 저어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 적이 있다. 무턱대고 아무 강에서나 카약을 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한강에서 카누를 타려면 수상레저법을 지켜야 한다. 기본적으로 일몰 30분 후부터, 일출 30분 전까지는 강에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없다. 그 외 세부 사항은 카약킹을 하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정승필 연구원 역시 카약킹을 하기 전 많이 배우고, 안전수칙을 확인했다.

올 가을 장승필 연구원은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충주호로 떠날 예정이다. 충주호 단풍이 아름답게 필 때, 도담삼봉을 보면서 물살을 거스를 생각이다. “기대됩니다. 또 어떤 풍경이 절 맞아줄지 흥분되기도 하고요.”

카약을 통해서 느낀점을 장승필 연구원은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카약 타는 법과 노선을 알고 싶은 사람은 그의 블로그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youtube NcjF_PMMr18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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