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G’ 써보니…’LG 안 죽었네’

애초에 LG에 이런 걸 바랐던 게 아닐까. 개발 단계부터 구본무 회장이 직접 하나하나 챙겼다고 소문난, LG그룹 각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기술의 최선을 모아 제품을 만들었다는 바로 그 ‘옵티머스G’ 말이다. 9월18일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옵티머스G를 만나봤다. 첫인상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을 귀뜸하고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디스플레이 ‘역시 LG’, 디자인은 ‘글쎄’

가장 먼저 입이 근질근질한 것은 디스플레이다. LG가 처음이라고 밝힌 커버 유리 일체형 터치스크린이다. 터치 필름을 커버 유리에 합친 덕에 화면이 유리 표면에 딱 붙어 있는 느낌이다. 옆에서 보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색 표현력이 치우치지 않는 IPS의 특성이 잘 살아 있고 글씨도 또렷하다. 밝고 시원하다는 느낌이다. 애플리케이션 UI의 파란 하늘 배경을 잘 골랐다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디자인은 반반이라는 평가를 해야겠다. 손에 딱 들어오는 느낌은 좋았고 플라스틱이지만 미끄럽지 않게 잡힌다. 그리고 일단 얇다. 배터리를 교체하지 못하는 일체형이기 때문인데, 이 이야기는 뒤에 다시 하기로 한다. 배터리 교체를 포기한 만큼 제품 마감이나 두께, 디자인적인 면에서 얻은 것이 더 많다.

▲화면 끝을 살펴보면 유리 표면과 거의 높이 차이가 없다. 표면을 만지는 듯한 느낌이 훌륭하다.

눈으로 봤을 때 디자인은 나쁘지 않지만 LG의 플래그십이라는 색깔을 표현하는 데는 약간 모자라지 않나 싶다. 프라다폰에서 보여주었던 확실한 성격 표현이 아쉽다. 재질은 조금 생각해봐야겠다. 금속 재질이 무조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배터리까지 심어놓고 플라스틱으로 덮어버린 것이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니다.

퀄컴이 고성능 스마트폰부터 태블릿까지 타깃으로 하는 스냅드래곤 S4 프로가 옵티머스G를 통해 시장에 데뷔한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이제 큰 감흥은 없다. 요즘 나오는 안드로이드폰 치고 ‘느려서 못 쓰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2GB 메모리까지 얹었으니 당분한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는 LG가 안 해주기 전까지는 하드웨어 한계로 못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 옵티머스G는 일체형 배터리라는 파격적인 도전을 선택했다. ‘배터리 2개’가 주요 마케팅 포인트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감한 결정을 한 셈이다. 배터리가 몇 개가 됐든 하루 쓰는 데 문제 없으면 되는 것 아닌가. 실제 배터리 이용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충분히 테스트해봐야겠지만, LG는 전력을 가장 많이 끌어 쓰는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의 효율을 높이고 여러 절전 기능으로 배터리 이용 시간을 부족하지 않게 했다고 강조했다.

쓸만한 기능들 쏙쏙

LG가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은 응용프로그램(앱)에서 드러난다. 아무 것도 깔지 않은 안드로이드 제품 그대로가 좋기는 하지만 제품의 특징을 살려야 하는 제조사 입장에서 뭔가 넣고 싶은 욕심이 빠질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단순한 기술 자랑 대신 쓸모 있는 것을 넣으면 된다. LG에 놀란 점이 이 대목이다. ‘누구에게나 꼭 필요했던’ 기능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실제 ‘생활에서 자주 쓸만한’ 기능이 들어가 있다.

▲Q슬라이드는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하나로 두 개 화면을 볼 수 있다.

일단 LG가 가장 강조하는 ‘Q슬라이드’부터 살펴보자. 이 기능은 동영상을 재생하면서 다른 앱을 한 화면에서 돌리는 기능이다. 별도 팝업창으로 화면을 덮는 것이 아니라 2개 창을 서로 투명하게 겹치는 것이다. 흐리게 보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카카오톡 메시지에 답할 수 있고 인터넷도 된다. 실제 써보니 상당히 편리하다. 이 정도면 그냥 넣은 기술이 아니라 쓸 만한 기술이라고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이런 기능을 응용한 것이 듀얼 스크린인데, TV에 연결했을 때 스마트폰과 TV에 서로 다른 화면을 띄워준다. TV로 영화를 틀어 놓고 스마트폰은 그대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뒤숭숭한 사건들을 고려했는지 안전지킴이 기능도 넣었다. 긴급 상황을 신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면 위험 상황으로 간주해 미리 지정해둔 연락처로 현재 위치를 경고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제품 출시 이후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던 카메라 번역기 ‘Q트랜스레이터’도 꽤 쓸만했다. 44개 언어를 인지하고 이를 최대 64개 언어로 바꾸어 변역할 수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 단어 혹은 줄 단위로 읽어내는 기술인데 클라우드 방식으로 처리하면서도 속도가 꽤 빨랐다. 다만 한 줄씩만 읽어낼 수 있는 것을 여러 줄을 읽도록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메라를 들이대자마자 바로 번역 결과를 보여준다. 아직 한 줄만 뜨는 게 아쉽다.

내부에서 찾은 경쟁력에 의미

UI는 계속해서 개선되는 느낌이다. 이전 플래그십인 옵티머스 LTE2에 비해 세세한 부분이 달라졌다. 홈 버튼을 길게 누르면 나오는 멀티태스킹 전환창에 앱을 한번에 종료하는 단추와 일부 단축 기능을 넣어둔 것이 특히 마음에 든다.

LG전자는 제품을 두고 상당히 자신 있는 모습이다.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바뀌던 초반,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옵티머스G를 통해 그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펼쳐보이게 됐다. 특히 그 경쟁력을 내부에서 찾아냈다는 점이 옵티머스G의 가장 큰 의미다. LG전자 박종석 본부장은 제품 출시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룹 내 주요 기업들이 각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보자라는 것에서 시작해 협력을 통해 좋은 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옵티머스G는 3개 통신사 모두 LTE로 출시된다.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아쓴데 다음주 초 정도로 밝히고 있다. 제조사와 통신사들의 보조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정확한 가격대는 나와 있지 않다. 출고가는 99만9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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