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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쌘돌이 플래시 메모리…1초에 600MB

2012.09.24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저장장치들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 동안 저장장치가 컴퓨터의 성능을 발목잡는 주범으로 꼽혔지만 SSD 등 플래시 메모리들의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고 콘트롤러의 안정성도 좋아졌다. 프로세서나 메모리가 숨이 찰 지경이다.

삼성전자는 새 SSD 840 시리즈를 발표했다. SSD 840은 1초에 600MB를 읽고 쓸 수 있다. 초당 600MB면 현재 나와 있는 가장 빠른 버스인 시리얼ATA3(SATA6Gb)가 처리할 수 있는 최고 속도를 모두 채우는 성능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하드디스크가 1초에 100MB 정도를 실어나르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일단 플래시 메모리 자체가 발전했다. 삼성이 직접 개발한 20nm급 64Gb 토글 DDR2.0 낸드플래시를 넣어 기본적인 읽기·쓰기 속도의 기반을 다졌다. SSD는 플래시 메모리만큼이나 콘트롤러도 중요한데 840시리즈 역시 이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삼성이 직접 개발한 것을 쓴다. 이번에 개발한 콘트롤러는 3개 CPU를 넣어 동시에 여러 개의 입출력이 오가도 속도 저하가 거의 없다.

특히 임의로 파일을 기록하는 속도가 기존에 삼성이 내놓은 제품에 비해 3배 가까이 빨라졌다. 임의 읽기 속도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최대 100K IOPS를 낸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리얼ATA3가 낼 수 있는 인터페이스 성능의 한계 수준이다. 그 덕분에 압축 파일을 풀거나 동영상 편집에서도 멈칫거리는 현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윈도우를 비롯한 운영체제가 매끄러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고성능 서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PC 규격에서 더 빠른 시리얼 ATA를 내놓지 않는다면 이 이상의 성능 향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보면 된다. 용량도 최대 512GB로 이제 SSD에 남은 숙제는 속도나 성능이 아니라 가격 뿐이다.

840 시리즈는 초당 600MB를 기록하는 하이엔드 제품 ‘840pro’와 이 보다 약간 성능이 낮은 ‘840’ 등 2가지 제품으로 나뉜다. 10월 중순부터 판매에 들어가는데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빨라지는 것은 PC뿐만이 아니다. 샌디스크는 컴팩트플래시의 새로운 규격인 CFast2.0 메모리카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컴팩트플래시에 비해 최대 4배까지 빨라져 초당 600MB의 읽기·쓰기 속도를 낸다. 앞서 소개한 SSD처럼 PC에서 쓰는 시리얼ATA3 규격의 최고 속도인 셈이다.

4천만 화소 이상의 사진을 연속 촬영하거나 고해상도 영상을 손실 없이 빠르게 기록하려면 빠른 기록 장치는 필수다. 샌디스크는 HDTV를 넘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2k, 4k 해상도 콘텐츠 제작을 위해 고성능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다고 설명한다. 4k 해상도는 현재 우리가 TV로 보는 1080p보다 16배 가량 높은 해상도로, 데이터 용량 역시 훨씬 크기 때문에 빠른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안정성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CFast2.0 메모리는 이후 영화 촬영용 미디어로 꼽히는 기술로 비디오 성능 보증 등이 뒤따른다.

샌디스크의 CFast2.0 메모리의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카메라 제조사들에게 샘플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 개발이 끝났다. 현재 카메라 제조사들이 메모리 호스트 기기를 개발하고 제조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는 단계라고 샌디스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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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