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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HTC, 윈도우폰 디자인 베끼기 논란

2012.09.25

노키아가 HTC의 윈도우폰8 스마트폰들을 디자인 침해로 고소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PC태블릿은 노키아 내부 인물을 인용해 “노키아가 11월 HTC의 윈도우폰들이 판매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요지는 HTC가 발표한 윈도우폰 8X와 8S의 앞면이 노키아가 지난해 내놓은 루미아 820과 닮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의 스피커 부분을 뺀 나머지는 모든 면에서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 디자인을 둔 논쟁은 아이폰-갤럭시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폰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면 아래에 있는 윈도우, 뒤로가기, 검색 버튼이다. 이 버튼들은 터치 버튼이든 하드웨어 버튼이든 상관 없이 이 자리에 넣어야 한다.

또한 현재 윈도우폰8은 이전 윈도우 모바일과 달리 제조사의 고유 인터페이스를 씌우지 못한다. 삼성전자의 터치위즈나 HTC의 센스UI를 넣지 못하기 때문에 화면 구성은 어느 제조사의 것이든 똑같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윈도우폰의 화면 구성이 강렬한 원색을 입힌 각진 정사각형 타일이기에 제조사들도 이 타일에 맞춰 각진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디자인이 비슷하게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이는 윈도우폰8의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제조사별로 이렇다 할 차별점을 주기 어렵고 이전과 달리 하드웨어에 대한 조건들도 서로 엇비슷해진 만큼 서로 내놓는 결과물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윈도우폰에 전력하기로 한 노키아로서는 외관 디자인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HTC가 비슷한 콘셉트로 강렬한 컬러와 각진 디자인을 앞세워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 부담스러울수밖에 없다.

HTC로서도 윈도우폰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윈도우 모바일6까지는 다소 어렵고 딱딱하던 윈도우 기본 인터페이스를 HTC는 직접 손댄 센스UI로 차별화에 성공한 바 있다. 노키아를 베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주춤한 현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묻어나지만 결국 디자인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윈도우폰은 케이스를 씌우면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기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윈도우폰의 정책은 안드로이드처럼 하드웨어에 대한 제한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만 지키면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그 안의 운영체제에 대한 정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적으로 가져간다. 디자인을 바꾸기도 어렵고 이후 업그레이드 등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구조다.

윈도우폰은 어떤 회사의 단말기를 구입하든 관계없이 모두 똑같은 경험을 준다는 강점과 제조사들간의 차별화 포인트를 잡기 어렵다는 면에서 양날의 검이다. iOS와 안드로이드의 강점을 모두 취하겠다는 것인데, 삼성을 비롯해 수많은 기업들이 안드로이드 일색의 시장에서 윈도우폰의 멀티 플랫폼을 노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초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윈도우폰8을 두고 가장 애태우고 있을 두 회사가 서로 발목을 잡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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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