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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손에 쥐니…”이거, 물건일세”

2012.09.27

아직 국내에는 정확한 출시 일자가 잡히지 않았다. 애플코리아도, 두 통신사도 정확한 날짜를 감 잡지 못하고 있다. 그저 기다릴 뿐이라고 하지만 대체로 10월 중순 이후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당장 만져보고 싶었다. 애플코리아에도 아직 제품이 없었고 통신사 홍보실 직원들도 아직 구경을 못 해봤단다. 결국 영국 구매대행 업체인 익스펜시스 도움으로 홍콩에서 판매하는 ‘아이폰5’가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다행히도 홍콩은 지역 제한이 없고 주파수도 우리나라와 꼭 맞는 A1429 제품이 유통된다. 하지만 이전 마이크로 유심보다 더 작은 나노 유심카드를 구하는 것이 일이었다. 아이폰은 유심을 끼우지 않으면 초기화면조차 뜨지 않는다. 개통되지 않은 것이라도 필요했다.

아이폰 출기를 준비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 모두 주요 지점에 아이폰5용 나노 유심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가까운 SK텔레콤 지점을 찾았다. 원칙적으로는 개통없이 유심 구입은 어렵다고 했지만, 제품이 아이폰5라는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고 7700원에 나노 유심카드를 구입할 수 있었다. 몇 시간 진땀을 빼고 난 뒤에야 드디어 아이폰5가 눈을 떴다. 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아이폰5, 만져보고 얘기하자

‘아, 그냥 길어졌구나….’

아이폰은 참 묘한 기계다. 사진으로 제품을 설명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이른바 ‘사진발’이 잘 안 받는다. 상자를 열고 제품을 처음 봤을 때도 그랬다. 길어진 것 외에는 딱히 달라지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애플의 상자를 열었을 때 받는 첫인상은 절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처음 본 느낌은 덤덤했다.

▲아이폰4S(사진 오른쪽)에 비해서 길어지기도 했지만 화면의 색감 자체가 훨씬 진해졌다.

그런데 이걸 손에 쥐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조금 놀랐다. 일단 가볍고 손에 들어오는 느낌이 아주 좋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을 떠나 두께, 무게, 재질이 한데 합쳐져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내 고민이다. ‘이걸 말이나 글, 사진으로 설명하는 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앱등이’나 ‘삼엽충’을 떠나 아이폰5를 손에 쥔 사람들의 첫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와~’로 시작해 ‘가볍다, 얇다, 화면이 작지 않다’ 그리고 ‘손에 쥐는 느낌이 좋다’의 공통분모로 이어진다.

당연히 다음 반응은 “뭐가 달라졌나”다. 화면이 길어진 것은 애플로서는 커다란 사건이지만 이용자들에게는 별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더구나 출시 전에 iOS6를 베타 테스트부터 4달여간 써 왔던 터라 아이폰5도 iOS6를 깐 아이폰4S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이렇다 할 게 없다. 비교는 iOS5와 하는 편이 맞겠다. 한편으로는 아이폰4S가 신제품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운영체제 지원이 이어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보는 것과 만졌을 때 차이가 상당하다. 큰 스마트폰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모델 : 이수정)

하드웨어 면에서 따지자면 갤럭시S3의 4.8인치보다도 작고 해상도도 1136×640으로 더 좁다. 화면 큰 것이 혁신이라면 가장 혁신적인 스마트폰의 자리는 갤럭시노트2나 팬택 베가R3에 주는 편이 낫겠다. 아이폰은 그저 iOS6를 쓰기에 가장 잘난 껍데기일 뿐이다.

긴 화면, 아이폰에 어떤 의미?

그런데 그 껍데기가 좀 잘났다. 재질이나 손맛도 있지만 일단 큰 변화는 화면이다. 화면은 길어졌지만 픽셀 크기나 밀도는 326ppi 그대로다. 해상도도 위아래로만 늘어났도 당연하게도 아이폰4S와 가로폭은 화면이나 제품 크기나 모두 똑같다. 일단은 시원스러워졌다 특히 동영상을 볼 때 좋다. 기존 3.5인치는 그나마도 위 아래가 잘렸는데 아이폰5는 16대9에 딱 맞춰서 커졌기 때문에 화면 전체로는 0.5인치가 늘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크다.

▲아이폰4S는 16대9 동영상을 재생할 때 위 아래 매트가 생기기 때문에 더 작다. 0.5인치 차이지만 실제로는 1인치 이상 차이난다.

큰 화면은 일단 애플이 만든 앱들에 우선 적용됐다. 더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날씨 앱은 늘어난 공간에 시간별 날씨를 집어넣었다. 화면에 같은 정보를 더 많이 보여줄 것인지, 다른 정보를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늘어날 것 같다. 이미 이를 활용한 앱도 여럿 준비중인 것으로 아려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늘어난 화면은 애플의 광고 상품인 iAd에게도 좋은 공간이다. 배너를 전제로 나오는 무료 앱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앱은 iOS6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만큼 긴 화면에 맞춰 나왔다. 플립보드와 구글 크롬, 다음 지도 등 생각보다 많은 앱들이 아이폰5의 화면에 빨리 대응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비롯해 대부분의 앱들은 위 아래에 검은 띠를 둘렀다.이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때 상황과 비슷하다. 우리나라에 출시될 때 쯤이면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아이폰5 화면에 맞춰 나올 게다.

▲길어진 만큼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캘린더의 경우 그날 일정이 모두 보이기 때문에 시원시원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애플이 이 화면에 맞출 시간을 너무 짧게 준 것은 문제가 있다. 새 단말기가 등장했을 때 그에 맞춰 앱 개발도 이뤄졌다면 출시 시점에 더 많은 앱들이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정보 보호도, 개발 편의도 잡지 못한 것은 아쉽다.

스마트폰 화면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애플은 삼성 갤럭시 시리즈와 그 노선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큰 화면 대신 좀 더 세밀하고 한 손으로 화면 구석구석을 누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이번 디스플레이는 색 표현력이 크게 좋아졌다. 아이콘의 색깔 자체가 다르다.

배터리 이야기도 잠깐 해보자. 해외 테스트에서는 아이폰의 배터리 성능이 아이폰4S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테스트한 제품은 아직 LTE로 개통하지 않고 SK텔레콤의 나노 유심만 끼워둔 채로 무선랜으로 물려서 썼는데, 테스트하느라 거의 종일 이것저것 해봐도 배터리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여러 가지로 써 본 느낌으로는 LCD가 쓰는 전력은 꽤 되지만 나머지 부분이 쓰는 전력은 더 적은 듯하다. 무선랜에 물려두고 화면을 어둡게 한 채로 2시간짜리 영화를 한 편 보고 나니 배터리가 87%가 남았다.실제 LTE에 물리고 이동하면서 밝은 화면에 이것저것 활용하면 훨씬 빨리 떨어지긴 하겠지만 쓰는 동안 배터리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재질, 그리고 손맛 둔 고민

아이폰4의 안테나게이트만큼이나 문제가 되는 것이 재질 관련 논란이다. 아이폰5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알루미늄으로 씌웠다. 이것이 디자인 요소는 물론이고 손에 쥐었을 때 큰 만족스러움을 준다. 하지만 이내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바로 케이스나 필름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어떤 시리즈보다도 그대로 쓰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아니나 다를까. 흠집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제품 자체가 망가질 정도의 내구성은 아니지만 긁히고 까질 수 있겠다는 느낌은 든다. 이는 ‘공기가 닿으면서부터 긁히기 시작한다’던 아이팟 시리즈 수준은 아니지만 고민을 낳게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아이폰보다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쓰고 싶어진다.

뭔가 제품을 직접 만져본 느낌을 주루룩 정리하고 나면 처음에 이야기 꺼낸 ‘아이폰4S와 뭐가 달라졌는지’에 대해 속 시원한 답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애초에 아이폰5가 아이폰4S와 달라진 것을 찾을 게 아니라 이 답은 iOS5와 iOS6의 변화에서 나올 일이다. 숫자로도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이폰4S를 아이폰5로 바꿔야 할까. 머리는 ‘1년 더 쓰자’고 주문하지만 이미 손가락은 통신사들의 아이폰4S 보상 정책을 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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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컴퓨팅에 대해 어떤 것이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e메일 allov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