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우리 삶 속 빅데이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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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산타크루스 도심 주차장에서 자동차 절도범이 잡혔다. 어떻게 잡혔을까. 신고를 접한 경찰이 출동해 자동차 도난현장을 조사해 지문을 수집하고, 주변 CCTV를 확인해 절도범의 인상착의를 확인해서일까. 아니다. 이날 경찰은 한 편의 영화처럼 행동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이미 발생하지도 않은 자동차 절도 범죄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도심 주차장에 미리 잠복해 자동차 절도범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2. 앤드루 폴 통계학자는 2002년 한 쇼핑센터 마케팅 부서로부터 임신 사실을 추정하고나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폴은 쇼핑센터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임신한 사람들은 주로 철분제, 아연제, 향기 없는 로션을 산다는 사실을 알았다. 향기 없는 비누, 위생 장갑, 면 타월을 사기 시작하면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는 걸 알았다. 폴로부터 이같은 보고를 받은 쇼핑센터를 임산모를 대상으로 정확하게 판촉물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경찰은 이미 발생하지도 않은 자동차 절도에 대해서 정보를 알고 있었고, 해당 지역에 잠복 근무 중이었다. 폴은 임산모를 직접 만나지도, 쇼핑센터를 찾은 손님들에게 ‘임신했냐’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예언자들이 등장해 깜짝 예언을 하고 사라지지도 않았다. 경찰관과 통계학자가 예언자가 된 배경엔 ‘빅데이터’가 있다.

빅데이터. 2012년 정보통신업계 최대 화두다. 기업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 서비스, 예측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경찰관과 통계학자의 사례처럼 말이다. 심지어 기업은 고객의 마음도 읽을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많은 사업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얼마나 활용하는가가 승자와 패자를 가를 것”이라며 “빅데이터는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빅데이터 개념과 사례를 다루는 책이 쏟아졌다. 빅데이터에 대한 그간 딱딱하고 재미없는 개념 설명을 대신해 권대석 박사가 빅데이터에 대한 상세한 사례를 소개하는 책 ‘빅데이터 혁명’을 펴냈다.

일본서를 번역한 것도, 미국서를 옮긴 것도 아니다. 저자는 국내 슈퍼컴퓨팅 분야 대가로, 10여년 넘게 슈퍼컴퓨팅 업계에 몸담으면서 배운 빅데이터에 대해 정리했다.

저자는 “빅데이터는 단순히 아주 많은 데이터를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빅데이터 기술은 대량의 데이터를 모으고, 모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는 서로 어떤 연관관계에 있는지 등을 중심으로 말이다.

사람은 농사를 배우면서 먹고 살 법을 알게 됐다. 전기가 등장하면서부터는 공장에서 일하는 법을 배웠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어떻게 정보를 관리해야하는지를 배웠다. 빅데이터는 사람이 분석할 수 없는 영역을 분석해 알려주면서 생각의 혁명을 가져다 주고 있다. 사람으로서는 분석 불가능한 방대한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해 통찰력을 주는 식으로 말이다.

이 책은 빅데이터 만능론을 외치지 않는다. 그저 빅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소개했을 뿐이다. 저자는 현재 빅데이터에 대한 기대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대에 비해 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며, 무리하게 빅데이터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빅데이터 역시 농업과 산업, 정보화에 이은 새로운 산업물결이라면서 말이다.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질병을 예방하는 일,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 예측하는 일 모두 빅데이터가 보편화 되는 시대라면 가능해질 수 있다. 눈으로 봤을 땐 관계 없는 데이터끼리 연관 관계를 파악해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게 무엇인지 추측하는 식으로 생각 과정이 바뀐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슈퍼컴퓨팅이 빅데이터 응용을 통해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싶은 독차라면 추천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정치, 경제, 의료, 교육,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빅데이터 활용 방향을 사례와 연구 결과를 들어 쉽게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