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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넥서스’와 구글의 레퍼런스폰 정책

2012.10.10

10월말, 또 하나의 구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이 등장할 전망이다.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디자인이 유출됐고, 구성이나 이름까지 공공연히 퍼진 상태다. 이번에는 LG전자가 제조를 맡는다.

아직은 LG나 구글이 인정하지 않은 루머인 상태지만,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세하다. 이름은 ‘옵티머스 넥서스’로 알려졌지만, 시넷은 ‘옵티머스G 넥서스’라는 주장을 꺼내기도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넥서스’처럼 제조사 브랜드 이름을 앞에 세워주는 구글의 전략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한편으로 넥서스7 태블릿을 만든 에이수스로서는 서운할 수도 있겠다.

이 스마트폰은 LG전자가 최근 내놓은 옵티머스G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7인치 IPS 디스플레이, 1280×720 해상도,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S4프로 1.5GHz 등 옵티머스G가 기반이 된다. LG의 진짜 전략 스마트폰은 오히려 이쪽이 가까워보인다.

▲옵티머스 넥서스로 알려진 스마트폰의 단말기 정보. 커널 버전이 올라간 것이 눈길을 끈다. (사진: XDA-developers)

안드로이드 개발자 포럼인 XDA디벨로퍼에 등장한 사진이 그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제품의 뒷면 사진과 함께 제품 정보를 찍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이 사진속의 정보로는 안드로이드 버전은 4.1.2다. 그간 나온 제품들이 4.1.1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업그레이드된 것이지만, 애초 4.2를 얹은 첫 단말기로 예상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커널 버전이 3.4.0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눈길을 끈다. 이전 안드로이드 제품들이 3.0.8 커널을 쓰던 것에서 큰 발걸음을 뗀 셈이다. 특히 젤리빈이 내부 장치보다는 인터페이스쪽에만 신경을 쓴 경향이 있었는데, 커널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면 전반적인 성능과 기능에 발전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출시는 10월말로 예상된다. 애초 하반기에 삼성전자 외에 LG전자, 소니가 각각 구글과 협력해서 넥서스 브랜드의 제품을 내놓는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삼성과 소니는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구글이 삼성에서 LG로 바통을 넘겨준 모양새다.

LG전자가 레퍼런스폰을 내놓는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LG전자는 윈도우폰을 완전히 떨어내고 안드로이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안드로이드 초반에 머뭇하는 순간 분위기가 삼성으로 넘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들어 다시금 힘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구글이 직접 개발에 손을 대는 레퍼런스폰을 함께 만들고 나면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기술력이 한층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HTC는 넥서스원을 만들면서 안드로이드 초기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고, 삼성전자도 구글과 넥서스S를 만들던 시점을 앞뒤로 눈에 띌 만큼 큰 차이를 보였다. LG 역시 최근에 내놓은 옵티머스G의 완성도나 기능들이 이전 제품들과 사뭇 다른 인상을 주었다. 이런 점이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 제조사로 이름 올린 주된 이유로 짐작된다.

LG의 새 구글 레퍼런스폰 출시 소식은 반길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요즘의 구글 레퍼런스폰 운영에 대한 문제점과 걱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파편화를 떠나 업그레이드의 차별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4.1 젤리빈을 발표한 것은 6월이고, 7월 초에 레퍼런스폰인 넥서스S와 갤럭시 넥서스에 젤리빈이 깔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iOS처럼 동시에 업데이트되지 않고 각 나라마다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내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S는 아직까지 업데이트에 대한 정확한 일정조차 나와 있지 않다.

구글, 삼성전자, 이동통신사 모두 일정이나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레퍼런스폰을 쓰는 자부심을 뜻하는 ‘레퍼부심’이라는 인터넷 용어가 정작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그 스마트폰을 만든 삼성전자의 안방인 국내에서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더 서운하다. 적당히 늦어져야 국내용 단말기에 따로 맞춘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이 정도면 누군가가 일부러 막고 있다는 것으로밖에 해석하기 어렵다.

삼성은 10월9일자로 갤럭시 S3에 젤리빈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첫 젤리빈 업데이트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어 레퍼런스폰 업데이트를 늦췄다’는 얘기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러면 구글로서도 레퍼런스폰의 업데이트 일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양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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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