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를 위한 ‘적정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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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정마케팅’이 필요하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 있어 마케팅은 진입장벽이 높다. 놓은 수준의 이해도,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 마케팅은 돈 있는 일부 기업들의 전유물이 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대기업의 하도급업체로 전락하거나, 오로지 ‘헐값’이라는 가격 차별화에 의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른바 ‘동네 빵집의 몰락’은 이러한 마케팅 불평등의 결과다.

정부에서는 상생이 중요하다며 대기업을 규제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퍼주기 식의 시혜성 정책을 펼치지만 한시적인 효과만 거둘 뿐이다. 규제와 지원이 끝나는 순간 효과도 끝난다.

따라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론과 도구를 발견, 응용, 개발, 보급해 이들이 자립에 필요한 경쟁력을 스스로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좀 더 급진적으로 말하자면, 이들의 지속 가능한 생존은 현재의 고비용(비물질 투입 요소도 포함) 구조의 마케팅 시장을 파괴해야만 실현 가능할 것이다.

■ 적정마케팅이란

적정마케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적정한 수준의 노력과 비용만을 요구하는 마케팅이다. 적정기술이 값싼 생산도구를 개발하고 보급함으로써 생산량을 늘려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적정마케팅은 값싸고 쉬운 마케팅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판매를 촉진시켜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처럼 생산 과잉의 사회에서는 제품 생산 기술보다 마케팅 역량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소득 증대를 돕기 위해서는 적정 기술 관점보다는 적정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적정마케팅이라는 말의 필요성

모름지기 말은 사고를 규정한다. 그런데, 마케팅이라는 말은 어떤가. 사실 마케팅이라는 말은 가치 중립적이다. 그저 이윤추구에 충실하면 될 뿐, 그 이상의 사회적인 가치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렇다 보니 마케팅 경쟁 또한 철저히 시장 경쟁 원리를 따르게 되고, 그 결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마케팅 불평등은 심화된다.

따라서 마케팅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새로운 마케팅 용어나 이니셔티브를 주창해 마케팅에 대한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마케팅’이라는 말도 가능하겠지만, 여기엔 가치와 방향성이 빠져 있다. 다른 말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적합한 말은 ‘적정마케팅’이 아닐까 한다. 적정마케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물론, 소비자와 사회에도 적정한 마케팅’이라는 큰 가치와 방향성을 한 단어로 함축하기 때문이다.

물론, 적정마케팅의 ‘적정’은 적정기술에서 빌려왔다.

■ 적정마케팅이 되기 위한 요건

이미 너무나 많은 마케팅 이론, 방법론, 도구들이 있는데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소위 말하는 마케팅 전문가라도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산만하다.

하물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오죽하겠는가. 마케팅이 다채로워지는 것은, 어쩌면 그 산만함만으로도 큰 진입장벽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적정마케팅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도구와 방법론을 선별하거나 만들어주는 일이 될 것이다.

마케팅에 대한 고민과 실행에 투자할만한 시간, 비용의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아래 요건들을 기준으로 적정한 마케팅 도구와 방법론을 걸러내거나, 없다면 새로 개발을 해서라도 제공을 해 줘야 할 것이다.

1. 현장성을 담아야 한다: 대부분의 마케팅 이론, 방법론, 도구들은 1%의 소수 기업을 위해 마련된 것들이다. 이것을 그대로 99%의 영세 기업에 적용해서는 안 되며, 서로 맞지도 않다. 적정마케팅은 99% 영세 기업이 처한 현실 위에서 새롭게 수립되어야 하며, 충분한 현장 검증 또한 거쳐야 한다.

2. 단순하고 쉬워야 한다: 복잡한 이론과 도구는 금물이다. 적정마케팅은 구멍가게 사장님이라도 바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한다. 마케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도 안 된다.

3. 싸야 하지만, 반드시 공짜일 필요는 없다: 공짜는 비지떡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료라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충분한 매력만 있으면 된다. 다만 비용 수준은 기존 마케팅 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출 필요는 있다. 그래도 적정마케팅 기술과 도구는 99%의 절대 다수 기업들을 수요로 하기 때문에 박리다매로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

4. 보편 타당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정마케팅 기술과 도구는 다양한 업종, 다양한 마케팅 플랫폼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규모 경제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또한 끊임 없이 변화하는 마케팅 도구와 기술의 유행을 쫓는 것보다는 변치 않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5. 효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정마케팅 기술과 도구는 분명한 목표와 목표 달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적정마케팅의 목표는 더 적은 비용과 노력 그리고 더 나은 성과다.

6. 쉽게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정마케팅의 결과 수익이 증대되면, 더 많은 마케팅 투자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든 새로운 상품이 출시될 수도 있다. 이 때 새로운 기능과 목적을 추가하는 것이 어렵지 않도록 적정마케팅 기술과 도구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7. 소비자들에게도 적정해야 한다: 적정마케팅은 현혹의 기술이 아니다. 적정마케팅은 진정성을 기본으로 한다.

8. 보급이 쉬워야 한다: 적정마케팅 기술과 도구는 복제가 쉽고 매뉴얼화돼 있어, 원 기획·개발자 외의 다른 마케팅 사업자들도 쉽게 보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요건들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으로 작성한 것이다. 이후 더 많은 논의를 거쳐 수정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 적정마케팅의 과제

적정마케팅은 위에서 열거한 요건들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요건에 부합하는 실제적인 솔루션을 찾거나 만들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솔루션의 현장 검증은 필수다.

또한 적정마케팅 시장이 가진 매력도 밝혀내, 보다 많은 마케팅 전문가와 전문 기업들의 참여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가 적정마케팅에 대한 단상이다. 단상으로 끝나지 않고, 적정마케팅이 실제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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