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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서피스’ 예약판매…윈도우8 PC 봇물

2012.10.17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우8’ 출시일이 오는 10월26일로 다가왔다. MS가 ARM SoC용 ‘윈도우8 RT’를 탑재한 ‘서피스 RT’ 예약판매를 시작했고, 삼성전자와 소니, 레노버 등도 윈도우8 맞이하기가 한창이다.

윈도우8은 컴퓨팅 환경이 점차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MS가 꺼내든 카드다. 기존 윈도우 OS와 달리 ARM 계열 SoC를 지원하는 윈도우8 RT를 따로 준비했고, 터치형 디스플레이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윈도우8 스타일 UI’를 탑재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MS의 윈도우8과 윈도우8을 탑재한 태블릿 PC가 현재 모바일 기기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전체 태블릿 PC 시장에서 7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그 뒤로 미국 아마존과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를 앞세워 20% 정도의 시장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MS는 후발주자로 나선 셈이다. 윈도우8이 만들어갈 앱 생태계와 제품의 가격 결정이 가장 큰 성패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MS, 서피스 RT 예약판매 시작

MS의 윈도우8 태블릿 PC 서피스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10월16일부터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중국, 홍콩, 호주 등 8개 나라에서 먼저 판매가 시작된다. 이날 예약구매를 신청하면, 오는 26일부터 제품을 받을 수 있다.

가격도 함께 공개됐다. ‘서피스 RT’ 32GB 용량 제품이 미국 달러 기준으로 499달러다. 우리돈으로 약 55만원이다. 만약 정식 출시된다면 60여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499달러짜리 서피스 RT는 키보드 커버가 함께 제공되지 않는다. 키보드 커버는 따로 구입해야 하는데, 119달러를 내야 한다. 32GB 서피스 RT와 키보드를 함께 제공하는 번들 세트는 599달러다. 64GB 용량 서피스와 키보드를 함께 구입하려면 699달러가 필요하다.

서피스는 MS가 지난 6월 발표한 태블릿 PC다. 윈도우8 운영체제(OS)가 탑재됐고, 형형색색의 키보드 커버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MS가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 제품은 서피스 RT 제품으로 x86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피스 프로’와 다른 제품이다. x86 프로세서가 탑재된 서피스 프로는 기존 PC용 응용프로그램(앱)과 호환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피스 RT는 ARM 계열 SoC를 모바일 프로세서와 윈도우8 RT를 탑재한 탓에 기존 윈도우 OS용 앱을 이용할 수 없다. 서피스 RT에는 엔비디아가 만든 ‘테그라’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MS 외에 다른 제조업체도 퀄컴이나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에서 만드는 모바일 프로세서를 이용해 서피스 RT를 만들어야 한다.

499달러라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x86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피스 프로는 태블릿 PC 제품군보다는 기존 윈도우 노트북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서피스 RT는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 PC와 경쟁해야 한다. 아이패드는 32GB 용량 제품이 599달러다. 안드로이드 OS를 얹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1’ 32GB 제품은 미국에서 549달러에 팔리고 있다. 서피스 RT가 경쟁 제품과 비교해 50달러에서 100달러 가량 싸지만, 이 가격을 상대적으로도 싸다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MS 윈도우8 RT는 이제 막 시장에 등장한 OS다. 서피스 RT도 마찬가지다. MS가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앱 외에 변변한 앱 생태계가 아직 꾸려지지 않았다. MS 오피스 등 생산성 부문에서 윈도우 RT를 이용하려면 키보드도 포기할 수 없다. 아이패드와 똑같은 가격, 혹은 10.1인치급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보다 비싼 가격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피스 RT 가격이 499달러 수준이니 x86 서피스 프로는 이보다 높은 가격이 매겨질 것이라는 점도 서피스 시리즈를 기다렸던 사용자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

가격이 기대보다 높게 정해진 것은 MS가 다른 제조업체와의 관계를 의식했다는 풀이가 지배적이다. 안 그래도 MS는 서피스 시리즈를 발표한 직후 윈도우8 태블릿 PC를 직접 생산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윈도우 PC 제조업체들로부터 눈총을 사기도 했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등과 비교해 확실히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낮은 가격으로 서피스 RT를 출시했다면, 윈도우 RT 태블릿 PC를 만들기 위해 MS에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하는 다른 제조업체가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윈도우8이 윈도우 OS 사상 처음으로 ARM 계열 SoC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iOS, 구글 안드로이드와 삼파전 구도를 예상한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10월26일, 윈도우8 정시 출시일이 다가오고 있고 MS가 서피스 RT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금, 윈도우8이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대등하게 경쟁하게 되는 시점은 조금 뒤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서피스 RT 예약판매에 사용자들은 좋은 반응을 보내는 것 같다. 서피스 RT 예약판매 웹사이트를 보면, 서피스 RT 32GB 제품은 품절이다. 품절된 제품은 길어도 3주 이내에 배송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레노버, 소니의 하이브리드 PC

서피스 RT 예약판매가 시작되기 이틀 앞서 삼성전자도 윈도우8 모바일 기기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윈도우8을 태블릿 PC와 하이브리드 노트북, 울트라북 시리즈까지 여러 가지 플랫폼에 앉힐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아티브(ATIV) 스마트PC 500T’와 ‘아티브 스마트PC 프로 700T’로 이어지는 하이브리트 노트북 제품군을 발표했다.

아티브(ATIV) 스마트PC 500T는 11.6인치 화면에 터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키보드가 따로 제공되지만, 버튼을 눌러 간편하게 분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에이수스가 지난 2011년 발표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시리즈처럼 화면과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쓰인 것과 같은 삼성전자 ‘S펜’을 추가했다. 키보드를 지원해 기존 윈도우의 생산성을 확보하면서도 터치형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아티브(ATIV) 스마트PC 500T는 인텔의 모바일 기기용 저전력 아톰 프로세서 Z2760이 탑재됐고, 내장된 램 용량은 2GB, 64GB 용량의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저장공간으로 들어갔다. 지원하는 해상도는 일반적인 노트북 해상도인 1366×768이다. 가격은 749달러다.

이보다 상위 기종인 아티브 스마트PC 프로 700T는 500T와 비교해 월등한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3세대 인텔코어 프로세서 i5가 탑재됐다. 램 용량은 4GB, 내장된 저장공간은 128GB SSD가 쓰였다. 최대 1920×1080 해상도를 지원하며, 무게는 850g 수준이다.

기존 노트북 제품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가졌으면서도 무게는 태블릿 PC 수준인 셈이다. x86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는 점 덕분에 기존 윈도우용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하면, 이동이 잦은 직장인이 업무용 기기로 탐낼만하다. 아티브 스마트PC 프로 700T 가격은 1199달러로 정해졌다.

삼성전자 ‘아티브’ 하이브리드 노트북

레노버의 윈도우8 제품군도 만만찮다. 디스플레이를 360도 뒤로 젖힐 수 있는 ‘아이디어패드 요가’와 화면을 회전시킬 수 있는 ‘트위스트’, 기업용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다는 분리형 하이브리드 노트북 ‘링스’까지 다양한 제품을 통해 윈도우8 시험에 들어갔다.

요가는 이미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2’에 등장해 화제가 된 제품이다. 요가는 화면을 뒤로 360도 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평소엔 일반적인 노트북처럼 쓰다가 태블릿 PC로 써야 할 때는 화면을 완전히 뒤로 젖혀 쓰는 식이다. 요가라는 이름은 여기서 나왔다. 요가는 13인치 화면에 인텔 아이비브릿지 프로세서 i3와 i5, i7을 탑재한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두께는 16.9mm 수준에, 가격은 1099달러다.

링스의 제품 콘셉트는 키보드 분리다. 삼성전자의 아티브 시리즈와 똑같다. 11.6인치 화면이 적용됐고, 인텔의 x86 저전력 아톰 듀얼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내장 램 용량은 2GB, 64GB SSD, 최대 16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해 휴대형 기기의 면모를 갖췄다. 링스의 가격은 599달러다. 분리형 키보드는 따로 구매해야 하는데, 가격은 149달러다.

트위스트는 화면을 돌려 키보드에 붙일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12.5인치 IPS 화면이 적용됐고, 제품 사양에 따라 인텔 아이비브릿지 i7 프로세서와 8GB 메모리, 128GB SSD를 선택할 수 있다. 128GB SSD를 탑재한 제품도 있으니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다. 3G 이동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와이파이가 없는 지역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텔의 울트라북 규격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윈도우8을 태블릿 PC처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형태다. 가격은 미국 달러 기준으로 849달러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링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트위스트’

소니의 윈도우8 하이브리드 노트북 ‘바이오 듀오 11’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오 듀오 11은 11.6인치 크기의 노트북 화면을 위로 밀어 올리면 키보드가 나타나는 모양으로 설계됐다. 슬라이드 형식으로 밀어 올리는 피쳐폰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무게는 1.3kg 수준, 두께는 18mm다. 소니 바이오 듀오 11도 울트라북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소니 바이오 듀오 11도 삼성전자나 레노버처럼 x86 프로세서로 동작한다. 인텔 아이비브릿지 i5 프로세서가 탑재됐고, 4GB 내장 램, 128GB SSD를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1199달러다. 소니 엑스모어 R 이미지센서가 탑재됐고, 화면 아래 윈도우8 하드웨어 버튼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버튼을 눌러 윈도우8 홈 화면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다.

소니 ‘바이오 듀오 11’

윈도우8이 던져준 고민, ‘하이브리드’

삼성전자와 레노버, 소니 외에도 에이수스나 에이서 등 대만업체나 델, HP 등이 윈도우8을 탑재한 PC를 준비 중이다. 기존 노트북 제품들이 하나같이 평범한 모양이었다면, 이번 윈도우8 제품들은 모두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화면을 분리할 수도 있고, 돌리거나 밀어 올리도록 설계된 제품도 있다. 이 같은 윈도우8 노트북을 보고 있노라면, 옛 후지쯔나 도시바가 선보인 화면 회전형 윈도우 노트북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래도 기존 노트북 모양으로는 윈도우8의 모바일 기기 경험을 충분히 이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MS에서도 바라던 내용이다. 인텔도 인텔 프로세서를 통해 터치 디스플레이 지원을 약속했으니, 운영체제와 프로세서,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머리를 맞댄 고민의 결과인 셈이다.

후지쯔나 도시바의 회전형 디스플레이 노트북은 모양은 신선했을지 몰라도 당시 태블릿 PC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가 크지 않아 큰 시장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노트북 화면을 터치해 얻을 수 있는 생산성 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MS는 윈도우8을 통해 마음을 고쳐먹었다. 애플 아이패드의 성공을 지켜봤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확산을 주시했다. 윈도우폰8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윈도우가 가진 막대한 양의 콘텐츠와 기업용 앱 시장이 윈도우8 하이브리드 노트북의 무기다. 후발주자로 나선 MS가 하이브리드 노트북을 통해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날개를 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기막힌 모양을 한 하이브리드 노트북이 쏟아져나오는 것도 사용자들의 눈을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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