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나이더 “그늘진 이웃에 에너지 나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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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독거노인이 전기세 부담으로 인해 평소 불을 끄고 불편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른 도움은 주지 못해도 자사가 갖고 있는 친환경 LED 조명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에너지 관리 전문 기업으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나갈 생각입니다.”

지난 1월 에릭 리제 슈나이더일렉트릭(이하 슈나이더) 한국 지사장은 독거노인을 방문해 태양열 에너지로 충전해 추가적인 비용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LED 조명인 인디야(In-Diya)를 무상으로 설치했다.

인디야는 태양열 에너지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LED 조명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햇빛을 모으고, 충전이 완료되면 사용하면 된다. 6시간 충전하면 최대 16시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사후관리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 고장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슈나이더는 적어도 5만시간까지는 전기세 걱정 없이 전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회성 눈요기 봉사활동도, 자사 솔루션을 자랑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도 아니었다. 그저 물 쓰듯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비용 부담에서 사용하고도 싶어도 제대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시작한 활동이었다. 에너지 전문기업이기에 떠올릴 수 있는 활동이기도 했다.

“에너지 관련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누구나 공평하게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기 제품 사용 여부로 사회 계층을 나눌 순 없잖아요. 우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인디야 프로젝트는 그 결과물입니다.”

이윤정 슈나이더 상무는 인디야 프로젝트를 기획할 당시를 떠올리며 사람들이 에너지의 소중함을 아직 실질적으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절약’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누구나 다 이해하지만, 왜 에너지를 절약해야하는지, 에너지를 절약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닥치는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것 같다면서 말이다. 사실 서울 외곽만 나가도 전기를 쓰고 싶어도 못 쓰는 사람들이 있잖은가.

익산시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시작으로 슈나이더는 인디야 지원 범위를 넓혔다. 그 과정에서 행여 단순 일회성 기부 형태의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다양한 사회봉사단체들과 손을 잡고 보다 안정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슈나이더는 지난 10월12일, 에너지시민연대와 손을 잡고 인디야를 독거노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에 무상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모든 활동은 80여명이 넘는 내부 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가 뒷받침했다. 슈나이더는 적어도 한 달에 50개에 이르는 인디야를 전기소외층에 설치한다. 그러려면 적어도 슈나이더 직원 3명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디야를 설치하고, 관리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다.

“참고로 이 프로젝트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됩니다. 대부분의 봉사활동이 주말에 이뤄지고, 추가 근무수당 같은 건 지급되지 않습니다. 참여하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 어떤 강제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내에 봉사활동 프로젝트를 띄우면 대다수 직원들이 관심을 보이고 참여합니다.”

이윤정 상무도 두 달에 한 번은 사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그 중엔 물론 인디야 프로젝트도 있었다. 하루는 인디야 설치 날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 때문에 땅에서는 소똥 냄새와 강아지 비린내 등 온갖 희한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윤정 상무는 헛구역질이 올라왔지만 끝까지 작업을 마무리했다. 인디야 덕분에 그 집이 좀 더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이 냄새를 잊는 데 도움이 됐다.

“정말 뻔한 말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근데, 참 이상한 일이지요. 누가 시켜도 그렇게 하진 못했을 거예요. 신기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헛구역질 같은 게 전혀 문제가 안되더라구요. 저뿐만 아니라 슈나이더의 다른 직원들도 모두 그럴겁니다. 가끔 봉사현장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있는데, 신기하게도 봉사활동 하는 직원들의 표정이 모두 밝습니다. 우연이라도 찡그린 표정은 찾을 수 없더군요.”

슈나이더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사가 갖고 있는 역량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인디야 프로젝트 외에도 ‘에너지 유니버시티‘라는 온라인 무료 강좌 웹사이트를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지를 알렸다. 자사 솔루션 홍보나, 기술 소개보다 순수하게 에너지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약 5천개의 강좌가 있으며 대부분 영어다. 이 중 에너지 관련한 중요 강좌는 한글로도 들을 수 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매년 여름이 다가오면 한국전력공사는 기업마다 지침을 내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죠. 그러다보니 한쪽에서 전기세를 내지 못해, 전기를 써야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이윤정 상무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교육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슈나이더가 30대부터 50대 남성 직장인 30만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라고 답했지만, 이들 중 95%가 ‘플러그를 뽑는다, 실내등을 끈다, 책상을 비울 때 모니터 전원을 끈다’는 식으로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답했다.

“해당 방법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플러그를 뽑고, 실내등을 끄는 활동이 얼마나 에너지를 절약시킬까요. 이를 아는 직장인들은 드물지요. 에너지 사용 행태를 알면, 어디에서 에너지 누수가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인디야로는 전기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유니버시티 활동을 통해 에너지에 대해 이해 의식을 높이려고 합니다. 에너지 사업은 하루 아침에 ‘절약하자’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닌만큼 꾸준히 지속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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