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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재영아빠의 CAD 역사 –두번째 이야기

2009.04.29

ptckoreaplm090415컴퓨터의 등장으로 우리의 일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디자인 분야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195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CAD(Computer Aided Design)와 CAM(Computer Aided Manufacturing) 시스템들은 초기 항공기와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 적용됐다가 지금은 도시설계, 대형 마트의 사전 물건 진열 시뮬레이션, 소비자 행동 반경 측정 등 우리의 일상생활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까지 확산됐다.

2D에서 3D로 변모했고, 협업 기능들도 대폭 보강되고 있다. 최근에는 디자인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관리하는 제품수명관리(PLM)라는 큰 틀 속에서 또 한단계 진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PLM 전문 업체인 PTC코리아 허환호 차장(http://proe.tistory.com, www.proe.co.kr)이 CAD의 역사를 손쉽게 알 수 있는 글을 보내와 연재를 한다. 편집자 주

1970년대는 2D Drafting이 중심이 됐습니다. 70년대 초부터 몇몇 회사들이 설계와 도면을 자동으로 그릴 수 있는 시스템을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라인(line)과 원(circle)과 같은 도형을 매크로 혹은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화면에 생성을 했으며, 이 당시 CAD를 조작하던 사람들은 설계를 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프로그래밍 실력까지 갖추어야 했습니다.

applicon 애플리콘(Applicon)은 개발과 연구에 집중을 하고 있는 회사였으나 80년대 중반 슐렘버거(Schlumberger)에 인수합병을 당하게 됩니다. 슐렘버거는 세계 최대의 유전(油田)관련 서비스 업체 중 한곳이며, 8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8만 7천여명의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1926년에 세워진 회사로 나스닥에 등록이름은 ‘SLB’입니다.

애플리콘의 제품은 좌측 이미지와 같이 DEC의 PDP-11에서 운용되었고, 이 시스템의 운영체제(OS)는 단독 사용자(Single User)용이었는데 애플리콘에서 OS를 수정해서 최초의 멀티 사용자 운영체제(Multi User OS)로 개발합니다. 추후 DEC의 멀티 사용자 운영체제는 애플리콘의 도움을 받아서 개발하게 됩니다.

칼마(Calma)는 초기 디지타이저(Digitizer)를 생산하며, 통합된 회로 설계 솔루션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래픽 산업에도 동일한 시기에 진출을 하게 됩니다. 제가 CAD 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칼마에 대해서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당시엔 사실 관심 밖이었습니다. 80년대 중반 칼마는 제네럴일렉트릭(GE)에 인수합병 당한 다음 프라임컴퓨터(Prime Computer)에 매각됩니다.

Calma 프라임컴퓨터는 1972년부터 1992년까지 있던 회사로 미니 컴퓨터(Mini Computer)가 주력 제품이었고, 공식 회사명 대신 ‘PR1ME’ 혹은 ‘PR1ME 컴퓨터’라는 별명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옆 이미지는 칼마를 이용해서 설계를 하는 모습입니다.

1973년 힐먼 트러스트(Hillman Trust)가 오토-트롤(Auto-trol)을 인수하고, 같은 해 오토-트롤은 CAD 시장에서 선구자적인 ‘오토-트리-드래프트(Auto-Draft)’라는 제품을 발표합니다. 또한 이 기간 제너럴모터스(GM), 포드(Ford), 크라이슬러(Chrysler)와 같은 대형 자동차 업체와 록히드(Lockheed)와 같은 항공분야에서 CADAM을 통한 연구가 이루어집니다.

1969년에 M&S컴퓨팅(1980년에 인터그래프가 됨)이 IBM의 엔지니어였던 짐 메드록(Jim Meadlock), 봅 서버(Bob Thurber), 케이스 숀록(Keith Schonrock), 테리 샨스만(Terry Schansman) 및 메드록의 부인인 낸시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초기 아폴로(Apollo) 프로그램을 위한 토성 로켓 그룹에서 근무하였습니다. M&S컴퓨팅은 NASA와 미군을 위해 실시간 디지털 미사일 안내에 대한 지원을 했었습니다.

idgs M&S컴퓨팅은 초기 이러한 작업을 시작으로 컴퓨터 그래픽 시스템에 대한 개발을 계속합니다. 1980년 상호를 인터그래프로 변경을 하고, CAD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첫 번째 CAD는 IGDS(Intergraph Graphics Design System)이며, 이것이 추후 벤틀리(Bentley)의 마이크로스테이션(MicroStation)의 파일 형식의 기본이 됩니다. 1981년 나스닥에 INGR의 이름으로 등록을 하고, 이후 자신들만의 하드웨어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사진은 당시 오하이오주 교통국의 IGDS.

1971년 패트릭 핸라티 박사(Dr. Patrick J. Hanratty)에 의해 MCS가 설립이 되고, 기계 CAD/CAM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으며, 여러 CAD/CAM 소프트웨어를 판매를 했고, 그러한 제품은 맥도널 더글라스(Unigraphics), 컴퓨터비전(CADDS), 오토트롤(AD380), 콘트롤데이터(CD-2000) 등이 있었으며, 현재 70%의 제품이 위의 제품들에서 파생된 제품들입니다. 1972년 첫 번째 제품으로 ADAM (Automated Drafting and Machining)을 개발했고, 이 제품은 16비트 컴퓨터에서 구동되며 상업용 기계 설계 패키지 중 하나였습니다.

1972년 초창기의 인터그래프(M&S컴퓨팅) 터미널은 그래픽 정보를 생성하고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은 모니터 한 개로 이루어진 테트로닉스(Tektronix) 4014라는 제품으로 모니터의 크기는 11”x11”였고, 키보드와 메뉴 방식의 타블렛(Tablet)을 이용해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Intergraph 좌측의 여성 작업자가 하는 것을 보면 형상을 그리기 위해 거의 프로그래밍을 하다시피 작업을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하긴 3D CAD도 불과 얼마 전까지 단순 모델링만으로도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지금은 모델링, 설계, 해석…… 등을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어려운 작업들이 5년 후에는 얼마나 바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1973년 유나이티드컴퓨팅(United Computing)이 CAD/CAM의 선도자인 팻 핸라티가 운영하는 회사인 MCS로부터 ADAM 코드를 구매했고, 유니그래픽스의 기본이 됩니다.

1975년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EDS) 라는 SI 업체가 설립되고, 11″에 비해 상당히 커진 19″ 터미널이 텍트로닉스(Tektronixs)에 의해 개발됩니다.

CADAM 1975년 AMD – 현재의 다쏘(Dassault)-가 록히드로부터 CADAM(Computer-Augmented Drafting and Manufacturing) 라이선스를 사 들이며, 매우 초기의 CADAM 고객 중 한 곳이 됩니다. CADAM은 원래 IBM의 메인프레임(Main Frame) 전용으로 개발됐다가 추후 유닉스에서도 구동될 수 있게 바뀝니다. 또한 MicroCADAM의 경우 PC에서 실행될 수 있게 개발된 제품입니다.

1970년대 말 초기의 솔리드 모델링(Solid Modeling) 방식의 소프트웨어들이 탄생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제품들은 기본 형상(Geometry)을 구(sphere), 육면체(block), 원통(cylinders)등을 이용한 프리미티브 모델링(primitive modeling) 방식으로 기초 모델링을 하고, 불리언 연산(Boolean operation)을 통해서 상세 모델링을 했습니다. 즉, 육면체에 원기둥을 이동 배치시킨 다음 육면체에서 원기둥의 체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구멍(hole) 모델링을 했었습니다.

1976, MCS는 AD-2000을 발표했는데, 이 제품은 32비트 컴퓨터에서 설계와 제조를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유나이티드컴퓨팅이 ‘유니그래픽스’를 맥도널 더글라스에서 인수합니다. 이 제품은 맥도널 더글라스의 유니그래픽스 그룹에서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1991년 EDS에서 이 제품을 인수합니다.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2001년 EDS가 SDRC(I-Deas)도 인수합니다. I-Deas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웨어(Imageware)는 NX(현재의 Unigraphics)에 합병되며, 자동차 분야를 위한 Class A 서피스 기능과 역공학(Reverse Engineering) 기능을 제공을 하게 되었으며, 이것을 셰이프 스튜디오(Shape Studio)라고 부르게 됩니다.

1977년, Avions Marcel Dassault 시스템이 CATIA(Computer-Aided Three-Dimensional Interactive Application)라고 하는 3D CAD를 개발합니다.

이로써 CADAM 은 2D 엔지니어링 부분과 2D 도면 부분을 담당하게 되고, CATIA는 3D 부분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후 1984년 CADAM의 2D 기능이 CADAM과는 별개로 CATIA에 합쳐지게 됩니다. 또한 1985년 CATIA V2에는 Drafting이 완전히 통합(Integrated)되고, Solid와 Robotics 기능이 추가되면서 항공 분야 설계의 선두적 위치에 있게 되며, 1988년 CATIA V3에는 AEC기능이 추가되며, IBM의 유닉스(UNIX) 기반의 RISC 시스템 6000(RS6000) 워크스테이션에서 구동이 됩니다.

CATIA

나중에 다시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만 CATIA의 지원 플랫폼은 각 버전 별 다음과 같이 발전을 해 옵니다.

  • CATIA V3: Mainframe(메인 프레임) 플랫폼
  • CATIA V4: Unix와 IBM MVS & VM/CMS 지원
  • CATIA V5: MS Windows 32bit & 64bit, IBM AIX, HP-UX, Solaris
  • CATIA V6: MS Windows에서만 구동

1978년, 컴퓨터비전(Computervision)은 래스터 표시 기술을 사용한 첫 번째 CAD 터미널을 발표하고, 70년대 말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자신들만의 컴퓨터 시스템을 만드는 결정을 했습니다. 그 결과로 새로운 32비트 시스템이 오래된 시스템을 대체하게 되었습니다만 그 이후 컴퓨터비전은 자신들의 독점적 하드웨어 개발을 멈추고 시스템을 썬마이크로컴퓨터스(Sun Microcomputers)의 제품에서 구동되게 했습니다. 1988년 이후 컴퓨터비전은 결국 자신들의 CAD 소프트웨어와 메인 프레임 그리고 워크스테이션을 프라임컴퓨터에 300만 달러에 매각합니다. 합병 이후 PRIMEDesign과 CADDS 제품이 합쳐져서 현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CADDS5(CV5)가 탄생합니다. 하지만 프라임컴퓨터는 자금 지불 직후 재정 문제가 발생해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직원을 감축하게 됩니다. 프라임컴퓨터는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으로 활로를 모색하지만 회사 사정은 계속 악화됩니다. 결국 1997년 컴퓨터비전은 PTC에 매각 당하게 되며, CADDS5는 현재까지 PTC의 한 제품 군에 속하는 운명이 됩니다.

프라임컴퓨터는 성공적으로 1970년대와 1980년대를 지나 1988년에는 포춘(Fortune) 선정 500대 기업 중 334위에 속하기도 합니다.

Prime 9950 우측의 이미지는 프라임 9950 컴퓨터로써, Ken 대학의 컴퓨터실에 있는 것입니다. 1978년 컴퓨터 그래픽스 뉴스레터(Computer Graphics Newsletter)가 생긴지 2년이 된 상태에서 사업주가 바뀌며, 이름도 컴퓨터 그래픽스 월드 매거진(Computer Graphics World magazine)이 되며, CAD/CAM/CAE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잡지가 됩니다.

1979년 오토-트롤은 기술 출판 분야의 첫 번째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가 되며, 주 마켓은 서비스 매뉴얼(Service Manual), 부품 카탈로그(Parts Catalogue), 엔지니어링 문서(Engineering Document)가 필요한 것이 됩니다. 이 분야는 현재 PTC의 Arbortext, Isodraw 그리고 다쏘(Dassault)의 3D Via가 제공하고 있으며, 아직 Auto-trol은 해당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1979년 보잉(Boeing), GE, 제록스(Xerox), 컴퓨터비전, 애플리콘 그리고 NIST와 미국방부(US DoD)가 CAD 업체에 관계없이 상호 호환될 수 있는 중립 포맷 개발을 시작했으며, 그 포맷은 IGES입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STEP과 더불어서 현재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는 3D 데이터 포맷이 되었습니다. 1988년부터 미 국방부는 무기(도면, 회로도 등등) 시스템에 관련된 Digital PMI(Product Manufacturing Information)을 IGES와 같은 전자 형식으로 요청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미 국방부 와 관련된 업체에 CAx 소프트웨어를 팔기 위해 업체들은 자신들의 소프트웨어에서 IGES를 읽고 쓸 수 있도록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1980년 ANSI에 IGES가 포함되면서 지금까지 국방 분야뿐만 아닌 자동차, 항공, 조선과 관련된 곳에서도 IGES가 표준이 되어 사용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간이 지나 초기 데이터를 만든 소프트웨어가 없어도 IGES를 읽어 들일 수 있는 CAx에서 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지금은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도 형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94년 STEP(ISO 10303)이 초기 발표된 이후 IGES의 개발은 사실상 중지가 되며, 1996년 IGES v5.3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개발이 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STEP이 CAx나 PMI 호환 부분에서 통일을 이루지 못한 상태입니다. 아직까지 이기종 캐드를 사용해서 디자인 데이터를 설계로 넘기는 경우 혹은 설계 데이터를 가공 부서로 넘기는 경우에 데이터 호환 문제가 계속 발생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IGES53

같은 시기 CYMAP은 HVAC와 회로 도면에 대한 제품 개발을 시작했으며, 그것이 추후 CADLink가 됩니다. CADLink는 Signmaking, Digital Printing, Engraving, Routing에서 선두적 기업 중 한 곳입니다.

마이크와 톰 라지어(Tom Lazear)은 1979년 최초의 PC 기반의 CAD를 개발했으며, 그것이 바로 ‘Versa CAD’입니다. 필자가 오토캐드(AutoCAD)를 처음 배운 것이 2.6 버전인데, 이때 서점에 가면 Versa CAD에 대한 책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 말에 대부분의 CAD 시스템은 16비트 미니 컴퓨터와 최대 512Kb 메모리 그리고 20-300MB 디스크를 장착하고, 당시 가격으로 12만 5천 달러 판매됐습니다. 필자도 12Mhz CPU, HDD 20MB, 1MB RAM을 100여만원을 주고 산 기억이 있고, 아마 여러분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Versa

두 번째 이야기가 끝났네요. 점점 CAD가 활발해진 시점이다 보니 글 내용이 첫 번째 이야기에 비해 많아졌습니다. 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저 또한 많은 공부를 하게 되고, 지식을 습득하게 되었습니다. 기업들간 M&A가 수없이 일어나고, 한 시대를 이끌던 회사와 제품이 역사 뒤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 참으로 흥미로울 수 밖에 없네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세 번째 이야기를 준비해서 찾아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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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현장 소식을 전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꿉니다. 현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