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포럼] “벤처 구인구직 도우미 납시오”

취업시장에 내몰렸을 때, 가장 먼저 어떤 고민을 하시나요? ‘어디를 갈까’와 ‘무슨 일을 하지’일 것 같은데요. 이 고민에 벤처는 선택지로 들어가 있지 않은 듯합니다. 벤처 행사 때 자주 듣는 얘기 중 하나가 “개발자 구하고 있습니다.” 또는 “디자이너 찾아요.”입니다. 여러 기업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화제 중 하나도 직원 구하기입니다.

마음에 꼭 맞는 인재를 찾는 건 비단 벤처만 하는 고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유명하고 규모가 있는 회사와 비교하면 벤처가 더 불리하겠지요.

10월 SNS포럼은 ‘벤스터’라는 벤처 채용 전문 서비스를 주제로 했습니다. SNS포럼 회원이 바로 벤스터가 공략할 이용자 중 한 축이기 때문인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습니다. 벤처 대표로서 직원을 채용할 때 하는 고민과 바랐던 사항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일시: 2012년 10월25일 저녁 6시
  • 장소: 블로터아카데미
  • 참석자: 강민석 벤스터 제품 매니저, 김범섭 벤스터 대표, 김범진 시지온 대표, 박영욱 비씨엔엑스 이사회 의장, 황룡 사이러스 대표, 이희욱/정보라 블로터닷넷 기자

벤스터는 ‘벤처’와 미사일이나 우주선의 추진체인 ‘부스터’를 합쳐 만든 단어입니다. 부스터는 저 먼 우주로 비상하려는 미사일이나 우주선에 추진력을 제공하고, 안정 궤도에 들어서면 제 할일을 마치고 나옵니다. 벤처 부스터, 벤스터가 하고 싶은 역할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SNS포럼 진행 전 회원들에게 공유되고 바로 따뜻한 인사를 받았습니다. ‘기다리던 서비스’란 얘기가 주를 이루었는데요. 모두가 찾던 존재였을까요.

벤처는 사람이 전부인데,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벤스터 김범섭 대표와 강민석 PM

김범섭 벤스터 대표는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벤스터를 사업 아이템으로 떠올렸습니다. 적합한 구성원, 시기에 맞게 조언할 멘토, 그리고 투자금이란 3개 요소가 벤처가 커가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필요하단 생각이었습니다. 김범섭 대표는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CTO로 있었는데 그 전에는 그루폰코리아 CTO, ith(아이티에이치) 대표를 거쳤습니다.

“스타트업은 사람이 전부인 곳입니다. 벤처에 필요한 개발자, 투자자, 멘토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ith는 정부 R&D 과제를 진행하고 대기업에 솔루션을 판매하고 서비스 10개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그게 우리 능력의 한계였는데 그걸 뛰어넘을 멘토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헤어플래인도 개발에 실패했습니다.”

김범섭 대표는 이 3박자를 갖춘 곳으로 티켓몬스터를 꼽았습니다. 티켓몬스터는 서비스 초기 외주를 맡겼으나, 시기마다 필요한 인력이 들어왔지요. 앤젤투자를 받고 추가 투자도 유치했고, 멘토도 있었습니다. 물론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가 뛰어난 인물이지만, 나머지 3박자가 없어도 지금 티켓몬스터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결국 벤처는 이 3박자 인물을 만나느냐로 성공이 갈린다고 봐야 할지 않을까요.

벤스터 웹페이지

▲벤스터 웹페이지에 있는 로켓은 바로 벤처를 의미한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바로 올라타야 하지 않겠는가.

벤스터는 이제 서비스 4주차에 들어섰습니다. 첫주는 위자드웍스 채용 공고로 서비스 물꼬를 텄습니다. 위자드웍스는 기업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대신 최근 솜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용자 중심 서비스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 과정에서 PHP 개발자와 iOS 개발자도 구한다고 합니다. 그 뒤로 벤스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벤처 한 곳의 채용 공고를 올리고 홍보합니다.

벤스터가 채용 공고를 낼 때는 해당 회사의 특징과 주력 분야, 짤막한 경력도 소개됩니다. 업계에서 받는 평가와 관련 기사도 보이고요. 인크루트나 사람인, 잡코리아에서 채용 공고를 보고 ‘이 회사, 뭐하는 곳이지’란 의문을 갖게 되는데, 이를 풀려는 시도겠지요. 꽤나 자세하게 소개하지만, 채용 공고를 본 사람에 비해 실제 지원자는 많지 않다고 김범섭 대표는 털어놨습니다.

강민석 벤스터 제품 매니저는 “채용 공고 일주일 내걸었다고, 실제 지원은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라며 고민을 얘기했습니다. “인생을 투자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설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쯤에서 벤스터가 단순한 웹서비스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구인자와 구직자에게 공터 하나 마련해 주고, ‘자 여기에서 마음에 드는 회사를 찾고, 뽑고 싶은 직원을 데려가라’라고 말하면 연봉계약서가 작성될까요. 아닐겁니다. 구직자는 자기가 다닐 회사에 대한 조건이 있고, 기업은 나름 인재상이 있지요. 양쪽의 눈높이가 맞아야 구직자는 지원서를 내고, 기업은 해당 인재를 뽑겠지요.

벤스터에 채용 공고를 낸 위자드웍스

벤처는 취업시장에서 왜 인기가 없나

벤스터가 만족을 줘야 하는 이용자는 이렇게 두 축입니다. 구직자와 직원을 채용하려는 벤처. 그런데 구직자는 왜 유독 벤처에 눈을 두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박영욱 : 강연을 다니며 느낀 건데 곧 채용 시장에 뛰어들 사람들은 스타트업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황룡 : 취업할 때가 되면 대기업만 쳐다본다. 그러고 나서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는데, 신생기업은 그 다음이다. ‘첫 직장이 중요한데 회사가 성공하지 못하면 내 인생도 끝나는 것 아닌가’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벤처는 구직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불안하지 않다’, ‘이 업계에 발을 담근다고 해서 인생 망하는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구직자가 다니던 회사가 실패했더라도 기업은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지 않을까. 구직자의 불안한 마음을 메워야 한다.

위자드웍스 호그와트나 NHN NEXT 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이 예비 구칙자가 현실을 알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강민석 : 우리나라는 남들이 닦은 길을 찾으려는 성향이 강한 편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란 게임에서조차 자기 취향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검색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김범섭 : 디자이너나 개발자를 보면 당연한 듯이 에이전시를 가는데, 박봉인 건 그쪽이나 벤처나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에이전시로 간다. 가치판단을 하기 앞서, 선배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길이 아직 스타트업에는 뚫리지 않은 듯하다.

김범진 : 내가 모르는 일이 발생할 때 생길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 아닐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실제 망하는 건 일부 벤처의 일이다. 벤처 대부분은 평타 치고, 안타를 친다. 삼진아웃 당하는 곳은 적다는 얘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이희욱 : 그게 괴리다. 벤처는 슈퍼맨을 원하는데 슈퍼맨은 벤처를 원하지 않는다. 구직자와 기업 모두 눈이 높다. 그 간극을 줄이는 게 벤스터의 고민이 될 거다.

결국, 벤스터는 우리나라 취업 시장에 대한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벤스터에 아무리 많은 벤처가 소개되고, 채용 공고를 올려도 벤처 취업을 선호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어려우니까요. 김범섭 대표의 말대로, 문제는 역시 사람입니다.

SNS포럼 참석한 박영욱 비씨엔엑스 이사회의장, 황룡 사이러스 대표, 김범진 시지온 대표

벤스터는 우선, 채용 공고를 직접 올리는 데서 기업이 올리는 방법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기업 프로필과 해당 기업에 속한 직원 프로필도 공개하고요. 그리고 예비 구직자는 자기가 취업하려는 분야나 기업을 웹사이트 안에서 검색하게 할 예정입니다.

회사 정보를 보여주고 직원 얼굴이나 소개글도 공개해, 구직자가 해당 기업의 분위기를 미리 느끼게 하는 방법 말입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회사의 새 정보는 받아보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된 정보는 블로그에 붙이는 위젯이나, 비메오나 유튜브가 외부 페이지에 플레이어를 바로 넣게 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외부에서 가져다 쓰게 할 생각입니다. 채용 공고가 채용 전문 웹사이트뿐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돌아다니게 되는 겁니다. 만약 한 블로거가 벤스터에 대한 글을 썼는데 마침 벤스터 채용 공고가 있으면 함께 보이게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벤처 취업시장은 어떻게 만들까

벤스터가 그리는 사업 구상도 흥미롭지만, SNS포럼 회원이 제안한 아이디어도 재미있었습니다. 모두 언젠가 벤스터 이용자로서 채용 공고를 내게 될지 모르고, 그간 회사를 꾸리며 직원을 채용한 경험이 있어서겠지요. 벤스터도 예비 고객사의 의견을 귀기울여 들었습니다.

황룡 : 벤스터의 서비스는 소셜쇼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소셜쇼핑은 MD가 잘 팔릴 곳을 찾아, 그 가게를 잘 포장해 전달하는 사업을 했다. 취업 시장이 이 방식을 들여오면 어떨까. 교육 사업을 펼치는 것도 좋겠다. 실제 벤처에서 어떤 일을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거다. 교육도 해서 적합한 회사에 추천하고, 벤스터도 특정 회사에 구직자를 소개하는 게 어떨까.

이희욱 : 그때는 학생이 스타트업을 잘 아는지, 또는 일반적인 취업을 준비하며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벤처를 고려하는지 알고, 구분해 진행해야 할 것이다. 좀 더 대중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다.

박영욱 : 그동안 직원이 필요할 때 워크넷부터 시작해 각종 채용 사이트에 공고를 올렸다. 그런데 효과 없는 웹사이트에는 점차 안 올리게 됐다. 기업에 ‘이곳에 가면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구할 수 있다’란 인식을 줘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훌륭한 디자이너와 개발자 모으는 건 어려운 일이다.

김범진 : 구직자는 자기가 소비자인 회사만 잘 안다. 스타트업은 구인 시장이 없는 것 같다. 구직자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시지온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올리면 사람들은 안 믿을 거다. 그렇지만 벤스터가 채용 공고를 낸 회사를 탐방해 소개하면 다를 것 같다. 아마도 그런 요청을 거절할 기업은 한 곳도 없을 거다.

이희욱 : 전형적인 구인구직 박람회로는 기업을 제대로 알리기 어렵다. 지난 봄 열린 벤처체육대회와 비슷한 행사를 벤스터가 열면 어떨까. 행사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기업 소개도 될 것이다. 특정 회사를 더 좋게 소개한다는 의심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벤스터가 벤처에 면접관을 파견하기, 각 대학 취업지원팀과 연계해 벤처 채용 정보 공유하기, 특성화 고등학교나 대학을 통해 벤처 채용 인재풀 구축하기, 벤처 전문 헤드헌팅, 벤처 정보로 데이터 쌓아 취업정보부터 해당 벤처 정보 보이는 서비스 만들기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벤스터가 국내 벤처와 벤처 환경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취업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회사는 사람 뽑기 어렵다고 하지만, 구직자의 고민이라고 작진 않을 겁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탐색해 나를 키우고 내가 키울 회사를 찾습니다. 모든 게 이미 이루어진 회사는 구직자가 입사 후 맞춰가야 하고, 벤처는 양쪽이 같이 맞추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김범섭 벤스터 대표는 “취업 준비는 객관식 문제 같은데 선택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만 있는 것 같다”라며 “이 선택지에 벤처가 들어가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벤처에서 일할 직원이 창업자만큼의 열정을 쏟아낼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스타트업도 괜찮네’란 인식이 퍼지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인터넷, SNS, 전자책, 디지털 문화, 소셜게임, 개인용 SW를 담당합니다. e메일: borashow@bloter.net. 트위터: @bora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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