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이런 게임이 셧다운제 대상”…여성부, 최종안 발표

2012.10.31

여성가족부가 10월31일,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게임 제공시간 제한대상 게임물 평가계획(이하 평가계획)’ 최종안을 내왔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9월11일,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 고시 제정안 행정예고(이하 예고안)’를 내놓은 이후 두 달여 만에 확정된 게임물 평가 계획이다.

9월 예고안 발표 당시 여성가족부는 ‘우월감’이나 ‘경쟁심 유발’, ‘뿌듯한 느낌을 받는 게임’ 등 기준이 모호한 척도를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번 평가계획은 예고안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수정한 버전이다.

여성가족부가 새로 짠 평가계획을 살펴보자. 가장 큰 특징은 지난 9월 발표한 예고안과 비교해 해석이 모호한 표현을 자제했다는 점이다. ‘게임을 하면서 같이 하는 팀원들과 함께 무엇을 해나간다는 뿌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게임구조’라는 항목이 ‘게임이 끝이 안 나거나, 또는 원래 끝이 없는 구조로서 오랫동안 계속해야 획득한 아이템이나 다른 보상을 잃지 않고 유지, 또는 강화할 수 있는 게임이다’로 바뀌었다.

기존 12가지 평가 항목도 이번에 7개 문항으로 축소했다. 평가 기준도 ‘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총 4가지 등급으로 분류했다.

실질적인 게임 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여성가족부는 게임을 군별로 묶어 게임군에 관한 포괄적인 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특정 게임군에 속한 게임이 ‘게임이 끝이 안 나거나, 또는 원래 끝이 없는 구조로서 오랫동안 계속 해야 획득한 아이템이나 다른 보상을 잃지 않고 유지, 또는 강화할 수 있는 게임이다’ 항목에서 ‘매우 그렇다’ 등급을 받으면, 평가 대상 게임군의 점수로 반영된다. 모든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게임군이 셧다운제 대상이 되는 식이다.

특히, 오는 2013년 여름을 기점으로 2년 동안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모바일 기기용 게임도 이번 평가계획서 평가 기준에 따라 셧다운제가 적용될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평가계획 최종안을 발표하며 “셧다운제 적용 대상 게임물 범위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 계획”이라며 “각계의 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평가계획 최종안에서 추가된 항목도 있다. 바로 ‘게임행동 종합진단척도’다. ‘게임행동 종합진단척도’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일종의 설문조사 항목이다. 청소년이 얼마나 게임에 과몰입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게 여성가족부의 설명이다. ‘게임행동 종합진단척도’ 결과도 게임물 평가계획에 반영된다.

여성가족부는 “보다 충실한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게임물 평가계획 외에도 청소년의 게임중독 실태조사를 병행 추진해 두 개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의 ‘인터넷게임 제공시간 제한대상 게임물 평가계획’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도입된 게임 ‘셧다운제’를 보완하기 위한 계획서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평가계획 기준에 따라 게임을 분류해 어떤 게임에 셧다운제를 적용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평가계획은 지난 9월 발표한 계획과 비교해 모호한 표현을 자제하고 객관성을 더했다는 게 여성가족부의 설명이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가 게임에 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주장에 관해선 아직도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게임 결과, 점수, 기록, 게임아이디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게 하는 방식과 같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대한 경쟁심을 과도하게 유발한다’ 항목을 보자. 이 같은 평가기준에 따르면 ‘애니팡’은 최악의 게임이다. 카카오톡 아이디가 친구에게 노출되고 점수나 순위변동 등도 노골적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요소가 다른 이들과 경쟁심을 유발하는 나쁜 요인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 같은 경쟁을 유도하지 않는 게임은 그다지 많지 않다. 농장을 경영하는 모바일 기기용 농장류 게임이나 ‘디아블로3’ 등 게이머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게임이 여성가족부의 평가계획을 빠져나갈 수 없다.

이동연 문화연대 정책연구센터 연구소장은 블로터닷넷과 인터뷰에서 “게임의 원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게임 자체가 나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의문이지만, 여성가족부의 게임 평가 계획은 ‘법대로’ 진행된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발표한 평가계획을 지표로 삼아 연말까지 게임을 평가하고, 오는 2013년 5월20일부터는 고시 내용을 실행할 계획이다.

10월31일 확정된 ‘게임물 평가척도’

‘게임행동 종합진단척도’

sideway@bloter.net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생각합니다. [트위터] @Sideway_s, [페이스북] facebook.com/sideways86, [구글+] gplus.to/sideway [e메일] sidewa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