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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이패드 미니’ 판매 첫날, 1호 구매자 되기까지

2012.11.02

“애플 제품 1차 판매국으로 한국이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한 번 가서 줄이나 서 볼래? 혹시 아니? 네가 1등으로 서 있을지.”

선배는 웃자고 던진 말이었을지 모릅니다. 애플은 11월 2일 오전 8시에 ‘아이패드 미니’ 와이파이, ‘아이패드4’ 와이파이 버전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뉴질랜드를 비롯해 호주, 일본, 한국이 가장 먼저 애플의 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애플 신제품이 맨 처음 발표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프리스비 명동점, 컨시어지 건대점, a# 삼성 코엑스점, 윌리스 잠실점이 가장 먼저 애플의 신제품을 판매합니다. 프리스비엔 9시부터 줄을 섰다는 소식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타고 전해졌습니다. a#에도 사람이 몰렸다고 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윌리스 잠실점을 찾았습니다.

“어라,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네? 1등이야!”

미리 와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취재한 뒤 집에 가서 좀 자고 다시 나오려고 했습니다. 만약 아무도 없다면, 밤새 기다려볼까 생각도 했지요. 생각만 했을 뿐인데, 정말 제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는 소비자가 됐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아이패드 미니를 살 수 있는 4명 중 1명이 된 셈이지요. 언제 또 제가 밤을 새서 애플 신제품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을까요. 윌리스 잠실점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다음날 8시까지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애플 신제품을 만나기 위해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마음도 헤아려볼겸 말이지요.

#밤 11시03분 : 애플 잠실 윌리스 매장에 일등으로 선 소비자, 블로터닷넷 이지영 기자입니다. ^^ 윌리스 잠실점 밖에선 아이패드 미니를 광고하는 사진이, 안에선 신제품 배치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날 날씨는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습니다. 먼저 도착한 제가 추위에 벌벌 떠는 게 딱했던지, 윌리스 매장 직원아 담요와 핫팩 그리고 떡을 건넵니다. 본인들도 밤새 작업하느라 힘들텐데 말이지요.

#밤 11시40분 : 신제품 배치 과정을 기록하기 위한 사진 기자가 도착했습니다. 이제 애플 내부는 애플의 새로운 제품을 진열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옥외 광고도 제대로 붙고, 벽면에 ‘comming soon’이 등장합니다. 두근두근합니다.

#밤 12시 :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적어도 외부는요. 내부에선 여전히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4 배치 작업이 한창입니다. 직원들이 저마다 도면과 자를 들고 정확한 위치에 제품을 전시합니다. 애플은 정말 꼼꼼하게도 각 매장에 신제품 진열 도면을 보낸다고 합니다. 직원들은 이 도면에 맞춰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제품을 진열해야 합니다.

안에선 진열 작업이 한창인데, 전 밖에서 혼자 덩그러니 기다리고 있습니다. 1등은 좋지만, 이 긴밤을 함께 해줄 2등이 절실해집니다. 윌리스 잠실점 2등은 언제쯤 오련지요. 명동과 삼성 코엑스몰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하는데 말이지요. 날씨가 춥긴 추운 모양입니다. 2등이 올 기미가 안보입니다. 앞으로 8시간을 여기서 꼬박 기다려야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 와이파이 버전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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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스 잠실점 아이패드 미니 출시 준비 동영상 바로 보러가기

#밤 12시15분 : 혼자 기다리고 있는 후배가 딱해서일까요. 이 모든일의 시작인 선배가 응원을 왔습니다. 이 추위에 밖에서 혼자 벌벌 떨고 있는 후배가 안쓰러웠나봅니다. 집에 가라고 성화입니다. 자기가 잘못했다면서 말이죠. 사실, 선배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지요.

#밤 12시50분 : 신제품 판매를 겨냥한 타이머가 잠깐 작동합니다. 내부 전시 작업은 거의 끝난 상태입니다.

#밤 1시30분 : 내부 장식이 다 끝나고, 직원들이 청소를 시작합니다. 타이머가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장 한구석에선 시트지 작업이 한창입니다. 아이패드 대신 아이패드 미니가 인쇄된 시트지를 붙이기 위해서지요.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를 만나기까지 직원들의 노력이 정말 많이 들어갑니다.

#밤 1시52분 : 청소도 마치고, 시트지 작업도 끝난건가요. 윌리스 내부 직원들이 퇴근 준비를 합니다.

#새벽 2시 : 드디어 2등이 도착합니다. 왕십리에서 친한 후배와 술 한잔 걸친 뒤 아이패드 미니를 사기 위해 잠실로 온 ㄱ님(29.남)입니다. (본인 요구로 소속과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새벽 2시40분 : 어라? 직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comming soon’ 현수막이 사라집니다. 매장 직원 설명에 따르면, 애플 본사에서 뉴아이패드 발표 때와 달리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할 때는 별도의 카운트다운이 필요없다는 지침이 막 내려왔다고 합니다.

#새벽 2시44분 : 기온이 뚝 떨어질 때 입니다. 밖에서 덜덜 떠는 게 불쌍했는지, 윌리스 매장 직원이 커피와 과자를 건네줍니다.

#새벽 3시01분 : 내부 직원이 건네준 간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2등으로 도착한 ㄱ님도 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처음 애플 신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고 합니다.

#새벽 3시30분 : 드디어 3등이 도착했습니다. 내심 3등은 5시30분에 도착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던터라 유독 반갑더군요. 교수님이 맡긴 과제를 미처 다 끝내지 못하고 아이패드 미니를 사러 왔기 때문에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하네요. 그 대신 서울 아산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힌트를 남기셨습니다. 이 분은 아이패드 미니를 사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아이패드2를 처분했다고 합니다. 아이패드4와 미니 중 고민하다가 이동성 때문에 미니를 사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새벽 4시01분 : 1, 2, 3등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됩니다. 색상은 무엇으로 할지, 용량은 무엇으로 할지, 스마트 커버 색깔은 무엇을 할지 말입니다. 아직 제품은 받아보지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새벽 4시17분 : 매장 직원은 검정색을 강력 추천합니다. 뭐니해도 검정색이 오래 쓰기에 질리지 않은 색상이라고 하는군요. 근데, 이 시간까지 4등은 오지 않습니다.

#새벽 4시43분 : 4등과 5등이 함께 도착했습니다. 친한 친구사이라고 합니다.

#새벽 5시 : 구입 순번표를 받기까지 2시간이 남았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판매 첫 날에는 한 사람당 1대 밖에 살 수 없다고 합니다.

#새벽 5시07분 : 6등이 등장했습니다. 지금까진 저 빼고 계속 남성분이었는데, 이번엔 여성분입니다. 뒤를 이어 바로 7번째 구매대기자도 등장합니다. 지하철 운행 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사람이 속속 등장합니다.

#새벽 5시17분 : 8번째 구매대기자가 등장했습니다.

#오전 6시09분 : 윌리스 잠실점에 속속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이 시간 기준 15명이 옹기조기 모여 앉아 신제품 판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담요와 목도리로 몸을 감싸고 매장 벽면에 딱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이 흡사 난민촌을 떠올립니다. 다행히도 윌리스 잠실 점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예비 고객들을 위해 무릎 담요와 핫팩을 제공합니다.

#오전 6시14분 : 사진기자들 도착했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찍는데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윌리스 잠실점 점장이 나와 신제품 판매를 기다리고 있는 예비 소비자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합니다. 안그래도 추워서 손이 꽁꽁 얼어있었는데, 커피 한 잔으로 손을 녹입니다.

#오전 6시45분 : 날이 밝아옵니다. 아이패드 미니를 받기 위해 꼬박 8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앞으로 15분만 있으면 순번표를 받게 되고, 그 뒤로 1시간만 더 있으면 아이패드 미니가 제 손에 들어옵니다. 아침 등산을 위해 길을 나서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저희를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윌리스 매장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신기한 모양입니다. 부끄러워지려고 합니다.

 

#오전 6시49분 : 구호 물품으로 캔커피가 등장합니다. 이걸로 따뜻하게 손을 녹이며, 어서 빨리 7시가 되기만을 기다립니다.

#오전 7시 : 드디어 순번표를 받았습니다. 1번입니다. 32GB 하얀색 아이패드를 살 예정입니다. 5번째 소비자까지 모두 흰색 아이패드 미니를 골랐습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흰색이 대세인가 봅니다.

#오전 7시10분 : 8시까지 이제 50여분 밖에 안남았는데,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과 비교했을 때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괜히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오전 7시30분 : 점점 마음이 초조해집니다. 마치 100m 달리기 출발선 앞에 선 것 마냥, 죄 지은 것도 없는데 괜히 심장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오전 7시50분 : 거의 아무 생각도 안납니다. 왜 빨리 시간이 안 지나가는지…. 남은 10여분이 정말 길게 느껴집니다. 저녁에 줄 서 있을 때까지만 해도 이 순간이 안 올 것 같았는데,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오전 7시58분 : 윌리스 잠실점 점장이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4 등 신제품 기능을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오전 7시59분 : 두둥~!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습니다.

#오전 8시 : Yeah! 제가 1등으로 매장에 들어갑니다. 아이패드 미니 32GB 와이파이 버전 흰색을 가장 먼저 사는 소비자가 됐습니다. 윌리스 점에서 제1호 구매자에게 부상으로 필립스 피델리오 헤드폰을 줍니다. 만세~! 제일 먼저 기다렸다가 제품을 사는 건 이런 맛이군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날아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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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스 잠실점 애플 신제품 판매 영상 보러가기 

izziene@bloter.net

#블록체인 #핀테크 분야에서 호기심이 넘칩니다. @izzi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