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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KMP홀딩스 인수…빅뱅·원더걸스 노래 유통 맡는다

2012.11.02

소녀시대, 빅뱅, 원더걸스, 신승훈, 제국의 아이들 등 주요 7개 기획사의 음원 유통권을 KT가 거머쥔다.

KT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 미디어라인, 스타제국, 캔엔터테인먼트, 뮤직팩토리 등 7개 회사가 출자한 음원 및 음반 유통전문회사 KMP홀딩스 지분 100%를 약 200억원에 인수한다고 11월2일 밝혔다. 인수 주체는 KT의 자회사인 KT뮤직으로, 이 인수대금 200억원을 KT가 KT뮤직에 유상증자해 이번 계약이 진행됐다.

KT는 “음원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7개 기획사와 손잡고 KT뮤직을 글로벌 수준의 음악전문 기업으로 성장시켜 국내 음악시장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라며 “이번 KMP홀딩스의 인수와 주요 기획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음악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고, 글로벌 시장으로 가상상품 유통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음원 유통과 서비스 시장에 SK텔레콤과 KT라는 두 이동통신회사가 맞붙는 그림이 그려졌다. KT를 뒤에 둔 KT뮤직은 업계에서 3위군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PC웹사이트 방문자수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56%, 유료회원은 200만명이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뒤는 벅스와 엠넷, 소리바다, KT뮤직, 네이버 뮤직순으로 파악된다. 1위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시장의 90% 이상은 상위 5개 업체가 점유했다는 게 온라인 음원시장 업계의 판단이다. KT뮤직은 시장점유율 7%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국내 음원 시장, 멜론 독주 깨질까

사실, 국내 음원 유통 회사의 서비스 회사의 회원수, 매출규모, 판매 현황 등은 공식적으로 드러나있지 않다. 회사마다 내부 자료와 PC웹사이트의 페이지뷰와 방문자수로 각자 파악하는 상황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와 벅스를 서비스하는 네오위즈인터넷, 엠넷을 서비스하는 CJ E&M 등이 음원 유통도 하고 있어, 자사가 유통한 음원 매출과 외부 데이터 등을 고려해 서로가 별도로 집계를 내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회사가 파악했느냐에 따라 시장점율도 차이가 있다. 순위도 달라진다. 이 가운데 공통된 의견은 하나,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시장 1위라는 점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가 1위에 올라서게 도운 1등 공신은 모기업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 회원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SK텔레콤으로 개통된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자사 앱을 기본 탑재하며 이용자를 유치하고 유지해왔다.

일단, KT가 자회사 KT뮤직을 통해 KMP홀딩스를 인수했다고 해서 지금 이 구도가 당장 흔들리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음원 시장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있었는데, 여기에 KT와 KMP홀딩스가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KMP홀딩스는 약 2주 전, 음원 유통사가 모인 자리에서 음원 사용료를 7대3으로 배분하자고 제안했다. 올해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이 6대4로 배분하는 것을 염두해 두고 개정된 것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요구다.

현재 국내 음원은 저작권료를 3개 신탁단체가 맡아 배분한다. 작사가와 작곡가의 저작권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연주자와 가창자의 실연권은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가, 기획사나 제작사의 저작인접권은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맡는다. 모든 음원의 각종 저작권이 이 3개 단체에 속한 것은 아니며, 7개 기획사의 저작인접권은 KMP홀딩스가 맡고 있다. 이용자가 많이 찾는 인기곡의 저작인접권은 음제협보다 KMP홀딩스가 가졌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저작인접권은 음원 사용료에서 다른 권리에 비하여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2012년 6월 개정된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르면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 가격에서 저작인접권을 대표하는 음제협의 몫은 44%다. 음저협은 10%, 음실연은 6%를 차지한다.

KMP홀딩스가 음원 사용료 배분율을 7대3으로 주장한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일이다. KT뮤직에 지분 100% 넘긴 것도 자기 요구를 십분 반영한 서비스를 내놓고 싶은 속내도 있다. KT가 KT뮤직과 별도로 내놓은 음악 서비스 ‘지니’는 출시 전 저작권자에게 수익의 70%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은 KT가 LTE요금제와 결합한 정액제 상품 지니팩을 내놓으며 무색해졌다. KMP홀딩스는 또한 음원 사용료 협상 테이블에서 소비자와 밀착한 서비스를 가진 음원 유통업체에 주도권을 넘기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을 터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KMP홀딩스가 이번 달에 내놓은 요구안이 관철되면 스트리밍 가격이 지금보다 2배 뛸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나 정액제 상품은 홀드백이라고 하여, 신곡은 일정 시간이 지나야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제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데 KMP홀딩스는 이 홀드백을 발동하지 않는 조건으로 신곡을 스트리밍하려면 월 7천원 상품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70%는 당연 KMP홀딩스가 가져가 나머지 음저협과 음실연에 수익을 배분하겠다는 얘기다.

이렇게 음원 사용료 협상 주도권이 유통과 서비스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와 K팝을 비롯하여 최신 인기곡을 다수 보유한 KMP홀딩스로 나뉘며, 나머지 업체는 점차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엠넷은 CJ E&M의 콘텐츠 사업의 한 분야로 있어 이 부담이 다소 덜하다. 영향은 과거 국내 디지털 음원 사업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벅스와 소리바다에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리바다는 지난해 2위군에서 올들어 3위군으로 떨어졌다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으며, 벅스는 시장점유율이 1위 로엔엔터테인먼트와 3~4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음악 앞세워 이용자 묶어두는 효과 노려

음원은 한 곡 팔아도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채 1천원도 안 된다. 그런데도 SK텔레콤과 KT등 이동통신회사가 음원 시장에 관심을 쏟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 음악 관계자는 “음악은 가장 보편적인 콘텐츠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며 “이걸 공짜 혹은 다소 저렴하게 제공하면 자기 플랫폼에 이용자를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업체나 이동통신회사가 자사 기기나 요금제의 마케팅 콘텐츠로 음악을 활용해, 이용자가 해당 플랫폼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내 앨범을 만들면 이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것을 꺼리게 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업계의 눈은 KT가 음원 서비스를 제대로 전개할 것인지에 쏠린다. 현재 KT뮤직과 지니는 사업 영역이 겹친다. 두 서비스 모두 음원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상품을 제공하는데, KT는 주력 분야가 다르고 콘셉트도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KT내에서 서로 살을 깎아먹는 서비스”라고 평가했다. 또한 “다운로드 상품을 내세운 지니에서 정액제 상품인 지니팩을 내놓은 것도 내부에서 상충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KMP홀딩스를 인수하고 이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KT 자회사도 KT가 앞으로 음원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게 하는 바탕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스트림코리아는 현재 전세계 7천만명이 시청하는 플랫폼이다. K팝 동영상 유통을 유튜브 외에도 유스트림코리아와 유스트림 플랫폼을 이용해 전개할 수 있다. 엔써즈가 소유한 한류 웹사이트 ‘숨피’도 KMP홀딩스를 출자한 7개 기획사의 K팝을 해외에 홍보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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