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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포럼] 스마트폰, 그것이 알고싶다

2009.05.05

스마트폰 세상이 바짝 다가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원한 유망산업’ 정도로 여겨지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애플 ‘아이폰’으로 불지펴진 스마트폰 열풍은 이제 새롭고 낯선 현상이 아니라 엄연히 생활 속 일부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자고나면 새로운 얼굴과 기능으로 무장한 ‘똑똑한 휴대폰’들이 앞다퉈 ‘지름신’을 불러들인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이란 어떤 휴대폰을 말하는 걸까. 누군가는 ‘터치’로 조작하는 휴대폰을 스마트폰이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고, 누군가는 ‘윈도우 모바일’이 깔려 있으면 스마트폰이라 부른다. 이곳 저곳에서 스마트폰이 여는 새로운 세상을 얘기하는데, 정작 스마트폰 자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빠져 있는 느낌이다.

이번 ‘블로터포럼’ 주제를 ‘스마트폰’으로 잡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 나서서 도대체 스마트폰이 무엇인지, 이 똑똑한 휴대폰이 어떻게 생활을 바꿀 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좋으련만.’ 이같은 바람을 가슴 한켠에 품고 있던 독자분들을 위해 ‘블로터포럼’이 손을 들었다.

  • 일시 : 2009년 4월29일(수)
  • 장소 : 블로터닷넷 회의실
  • 참석자 : 박형진 SK텔레콤 ICT사업팀 매니저 / 서진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플랫폼사업부 차장 /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사회) / 도안구 블로터닷넷 기자 / 이희욱 블로터닷넷 기자(정리)

김상범 : 사실 이번 주제는 제가 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전 처제가 새로 휴대폰을 장만하려 한다며 티옴니아, 엑스페리아, 아이폰중에 뭐가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나름대로 검색을 해 본 모양으로, 모두가 스마트폰 모델이었다. 그런데 사실 처제는 그것이 스마트폰인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고백하자면, 저도 스마트폰에 관한 지식은 비슷한 수준이다. 저나 처제같은 일반 이용자들을 위해 쉽게 짚어주는 스마트폰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래서 스마트폰 관련 사업을 직접 하고 계신 기업에서 일하고 계신 두 분을 모셨다.

서진호 : 일단 ‘스마트폰이란 게 무엇이다’라고 사전에 딱 정의돼 있는 건 아니다. 산업 용어로는 일반 휴대폰을 ‘기능폰'(Feature Phone)이라 부르고, 나머지를 ‘컨버지드 폰'(Converged Phone)이라 부른다.

스마트폰이 나온 건 1996년께로 기억된다. IBM이 ‘스마트폰’이란 말을 가장 먼저 썼다. 스마트폰이 확장된 데는 노키아가 많은 공헌을 했다. 몇 개 모델을 내놓았다. 와이파이도 넣고, 카메라도 넣고, 모바일 인터넷 기기(MID) 비슷한 단말기도 내놓는 식으로 많은 실험을 했다. 지능적인 스마트폰을 내놓는 계기가 됐다.

포켓PC나 PDA는 원래부터 있었다. 2000년 들어 새로운 컨버전스폰과 합쳐지면서 스마트폰이 시작됐다. 포켓PC에서 폰으로 진화한 건 ‘윈도우 모바일’ 기반 기기들이었다. 처음엔 윈도우 모바일 기반에 오피스SW가 덧붙었다가, 나중에 와이파이와 CDMA 모듈이 붙으면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했다.

그러다 2006년에 애플 ‘아이폰’이 나와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 때까지 윈도우 모바일 기반 포켓PC들은 멀티미디어와 비즈니스용으로 즐겼다. 아이폰은 뮤직이나 컨텐트 쪽으로 먼저 접근하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와이파이와 웹브라우징을 결합했다. 이후 나온 ‘안드로이드’도 PC 기반 인터넷을 모바일로 확장할 순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왔다. 기존 휴대폰에선 그게 어려웠다.

정리하면, 스마트폰과 일반 기능폰의 차이는 개방성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이다. 개방성은 먼저 OS의 개방성을 말한다. 일반 휴대폰 OS는 실시간 운영체제(RTOS)로, 폐쇄형이다. 스마트폰은 개방된 OS를 내장하고 있다. 와이파이도 붙이고, 블루투스도 붙인다. 둘째, 스마트폰은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과 컨텐트를 마음대로 설치할 수 있다. ‘햅틱2’같은 폰은 애플리케이션 설치가 안 된다. 위피를 통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컨텐트를 보는 수준이다. 윈도우 모바일폰이나 아이폰은 위젯이든 독립형 애플리케이션이든 마음대로 설치한다. 요컨대 스마트폰과 일반폰의 가장 큰 차이는 개방성이라 하겠다.

박형진 : 추가로 말씀드리면, 스마트폰에 관한 키워드가 몇 개 있다. 먼저 스마트폰은 ‘GPOS'(General Purpose Operating System)라고 부르는 개방형 OS를 탑재한다. 둘째 PC에서 쓰는 SW를 모바일용으로 폰에서도 설치할 수 있다. PC와 닮은 점도 특징이다. 요약하면 ‘GPOS를 탑재하고 다양한 SW를 설치할 수 있는 PC같은 고급형 모바일폰’이라고 정의하면 되겠다.

핵심은 GPOS다. RTOS랑 대응되는 개념이다. 특정 목적 아래 특정 기기를 컨트롤하기 위한 OS가 RTOS다. GPOS는 한 단계 나아가, 단순히 해당 기기를 컨트롤할 목적을 넘어 다른 기기도 컨트롤한다. 햅틱2는 RTOS 기반으로 돌아간다. 햅틱2 단말기를 컨트롤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RTOS다.

GPOS는 한 단계 나아가 확장성을 띄기 위해 OS 자체가 좀 더 업그레이드해 만들어진 것이다. 예컨대 T옴니아는 윈도우 모바일 6.0을 탑재했다.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설치할 수도 있고 다양한 컨텐트를 추가할 수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이라 부른다.

최근에는 일반 기능폰도 MP3플레이어도 되고 카메라도 된다. 그러면 스마트폰이랑 뭐가 차이가 있을까,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RTOS가 처리속도는 더 빠를 수도 있다. GPOS는 다양한 기능을 컨트롤하려다보니 OS가 무겁다. 국내에선 스마트폰이 활성화하기 이전에 위피를 얹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다보니, 한국사람 입장에선 그런 휴대폰이 스마트해 보이는 거다.

김상범 : 예전에는 PDA폰이나 다른 이름이 많았는데, 이젠 스마트폰이란 이름으로 정리가 된 건가?

bf_seojh서진호 : 그렇다. PDA는 일정관리(PIMS) 기능 중심으로 나왔다. 요즘은 기능폰에도 PIMS 기능이 덧붙으면서 PDA만 단독으로 들고다닐 일이 없어지다보니 쓸모가 없어졌다. 지금도 산업용 PDA 시장은 남아 있지만, 일반 소비자는 같은 가격이면 휴대폰 하나로 해결하는 게 낫다. 그러다보니 PDA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다.

김상범 : 일반 기능폰도 충분히 똑똑하다는 얘긴데, 굳이 스마트폰이라해서 구분하는 이유는 뭔가?

박형진 : 스마트폰의 장점은 명확하다. GPOS가 이용자나 개발자에겐 무궁무진한 기회를 준다. PC OS랑 비슷하다. PC에서도 개발자들이 OS 기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발전했듯이, 스마트폰도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걸 애플 앱스토어가 증명해준 거다.

최근 스마트폰 수용도 조사를 해봤는데, 예상대로 대부분 햅틱폰을 스마트폰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반 이용자는 아직 스마트폰과 일반폰 개념이 희박하다. 그러니 제조사 입장에서도 굳이 스마트폰이란 어려운 용어를 쓰려 하지 않는다. 실제로 T옴니아는 스마트폰이지만, 일반인이 쓰기엔 이것저것 설치할 필요 없이 여러 기능이 내장돼 있는 햅틱2가 더 편리할 수 있다.

일반 기능폰과 스마트폰을 구분할 때, 똑딱이 디카랑 DSLR에 많이 비유한다. 일반 똑딱이 디카도 요즘은 동영상도 촬영되고 MP3, DMB도 다 된다. 값싸면서도 해상도도 높다. 사람들은 DSLR 시장이 죽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DSLR 시장이 커졌다.

이유는 DSLR은 내 마음대로 렌즈도 바꿔끼고 수동으로 조작한다. 똑딱이 디카도 모든 기능을 제공하긴 하는데, 제조사가 이것만 쓰라며 콕 집어 넣어준 거다. DSLR은 조작하긴 어려운 반면, 이용자가 마음대로 쓰도록 자유도를 대폭 확장했다. 물론 요즘에는 ‘뽀대’ 때문에 들고다니기도 하지만. (웃음)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사용하기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스만트폰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

김상범 : 이른바 ‘터치폰’은 모두 스마트폰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적잖다.

서진호 : 휴대폰을 파는 쪽에서 기존 제품과 구분되는 마케팅 컨셉트를 보여줘야 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다보니 ‘이게 스마트폰이다’란 식으로 유도하는 경향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말하자면 기존 제품보다 나은 휴대폰이라고 설명하기에  ‘스마트폰’이란 용어를 앞세우는 게 딱 좋다. 기술적으로는 GPOS냐 RTOS냐의 차이다.

김상범 : 일반인이 이해하도록 좀 더 쉽게 구분할 순 없나?

서진호 :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보면 된다. 애플리케이션은 모바일 장터(마켓플레이스)에서 내려받아 설치한다. 개인이 자기 휴대폰을 꾸밀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RTOS는 미리 저장된 테마밖에 쓰지 못하는데, GPOS는 용량이 허용하는 만큼 테마나 컨텐트를 무한정 추가할 수 있다. 나만의 휴대폰을 만들 수 있는 게 가장 크다. 사실은 스마트폰을 쓰면 자기가 스마트해보이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쓰는 것도 있다. (웃음)

중요한 건, 업체에서 제공하는 획일화된 얼굴과 기능은 싫다는 것이다. 휴대폰도 성형수술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일반인 입장에선 나만의 폰을 꾸밀 수 있는 폰이라고 보면 된다.

도안구 : 두 분 모두 일반 기능폰을 쓰다가 스마트폰으로 바꿨을 텐데.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서진호 : 첫째는 컨텐트나 애플리케이션을 내 마음대로 설치할 수 있어 좋다. 비즈니스 면에선 회사 e메일이나 연락처 관리를 쉽고 편리하게 하는 것이 좋다. 오늘처럼 약속이 생기면 회사 익스체인지 서버에 저장하고 휴대폰으로 싱크(동기화)해 쓰는 식이다.

박형진 :  저도 지금 쓰는 스마트폰에서 원래 화면은 지웠다.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자체 UI를 내려받아 쓰고 있다. 약속을 잡아도 휴대폰으로 바로 입력해 쓴다. 연락처도 1천개 넘게 저장돼 있다. 저도 회사 서버에 정보를 저장해두고 스마트폰과 동기화해 쓴다. 저는 일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스마트폰만큼 좋은 게 없다. 업무 이력도 다 남는다.

정리하자면 ‘PIMS 기능+e메일 서비스’가 가장 큰 매력이다. 워낙 파워풀한 서비스라 제게도 의미가 크다. 여기에 덧붙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해 쓰는 것도 매력적이다.

김상범 : 두 분 말씀을 들으니 저도 당장 사서 써보고 싶은데, 가격 부담이 만만찮다.

서진호 : 대개 스마트폰은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지금 제가 쓰는 스마트폰은 20만원이 채 안 된다. 한국에선 특히 기기업체들이 고가 모델에 주력하고 있어 중저가 모델이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이 비싸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고가 모델인 만큼 기능이 좀 더 다양하다. 옴니아도 외국에선 DMB가 없는데, 국내에서 파는 T옴니아는 DMB가 들어가 있다.

bf_parkhj박형진 : 스마트폰이 좀 비싼 건 사실이다. (웃음) 실제 유통망에서 구매할 땐 좀 더 싸게 살 수 있다. 아이폰의 경우 출고가가 700달러다. 소비자에겐 199달러에 팔기로 이동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나머지 500달러 정도를 이통사가 맡는 식으로 판매가격을 낮춘 것이다. 그 대신 이통사인 AT&T는 월 100달러에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일반 기능폰은 이통사 장려금 정책을 활용하면 출고가보다 훨씬 낮게 구매할 수 있다. 제조사 입장에선 기능폰이 팔긴 좋지만 수익을 남기기가 열악하다. 스마트폰은 사양이 높으니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

그럼 비싼 돈 주고 스마트폰 사야 하느냐. 디카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일반 똑딱이 디카는 20~30만원이면 사는데 DSLR은 100만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DSLR을 쓰려는 사람은 있다. 프로그램을 깔아 쓸 일 없는 일반인이 비싼 스마트폰 단말기를 살 필요는 없다. 햅틱2가 더 편리한 사람에겐 스마트폰이 큰 의미가 없다.

김상범 : 그럼 제 처제에겐 스마트폰이 의미가 없다는 얘기죠? 성능 좋은 기능폰을 권유하는 게 낫겠군요.

일동 : 그렇죠. (웃음)

김상범 : 가격은 좀 더 기다리면 내려갈 수 있지 않나?

박형진 : 장려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나눠 부담하지만, 출고가는 고정돼 있다. 국내 시장 풍토를 보면, 경쟁 제품이 출고되면 마케팅 차원에서 장려금을 더 부담하는 경우는 있다. 그런 식으로 구매 가격을 내릴 수는 있지만, 단말기 가격 자체를 짧은 시간에 내리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은 구조상 비쌀 수 밖에 없다.

서진호 : 우리가 표현을 할 때 스마트폰이 더 비싸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10~20만원 차이다. 스마트폰 때문에 일반 기능폰과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건 아니다.

도안구 : 가전제품을 보면 TV가 100만원 미만이다. T옴니아나 넷북을 보면 TV와 가격이 비슷하다.

박형진 : 활용도를 생각하시면 된다. 취재를 하면서 일정관리를 스마트하게 하려면 스마트폰이 낫다. 햅틱을 사면 3년이 지나도 처음 살 때와 똑같은 프로그램을 써야 한다. T옴니아는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깔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김상범 : 애플리케이션 얘기를 많이 하는데, 특히 PC에서 쓰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식으로 들린다. 사실 그렇지는 않은 것 아닌가. 같은 소프트웨어라도 모바일에 맞게 다시 작업한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결국, 모바일 기기에 맞춘 애플리케이션이 굉장히 많아야 입맛대로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박형진 : 이미 많다.

서진호 : 윈도우 모바일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현재 어림잡아 10만개 정도 나와 있는데, ‘윈도우 모바일 6.1’만 놓고 보면 2만개 정도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그 가운데는 공짜도 있고 유료 SW도 있다. PC와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PC도 껍데기만 팔 순 없으니 OS를 얹고 그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얹는 업체가 있지 않나.

김상범 : 그렇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겠다 싶다. 애플리케이션 구매 비용이 더 커지는 것 아닌가?

박형진 : 그렇지 않다. DSLR 이용자도 필요에 따라 렌즈를 구매하는 것과 같다. e메일이나 웹브라우징같은 기본 애플리케이션은 탑재돼 있다. 더 필요하면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매하면 된다.

서진호 : 예전에는 애플리케이션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동호회나 특정 웹사이트처럼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젠 마켓플레이스란 통합 시장이 만들어졌다. 백화점으로 치자면 층마다 진열대가 있는 것처럼.

김상범 : 두 분이 일하는 업체가 운영하는 마켓플레이스는 어디인가?

박형진 : SK텔레콤 앱스토어 얘긴 들으셨을 거다. 이미 무료 애플리케이션이 400개 이상 올라와 있다. 리눅스가 처음 나올 때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많은 이들이 써주길 원했던 애플리케이션이 많다. 스마트폰용도 개발자가 무료로 써주길 원하고 내놓은 게 많다. 5월말에는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다.

국내에서도 SW 불법 복제가 심각하다. 일반 기능폰에선 MP3 음악파일을 구매하는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했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멀었다. 국내에서 단기간에 앱스토어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않을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는 게 우선 목표다.

애플의 앱스토어는 독점이다. 아이폰에 올라가는 애플리케이션은 무조건 애플 앱스토어에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MS는 윈도우 마켓플레이스를 OEM 제조사에게 개방해준다. 따라서 누구라도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판매나 유통을 위한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멀티샵’ 개념으로 운영한다. 국내에선 상용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열어도 이용자가 구매하려면 궁극적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해야 한다. 이통사는 휴대폰 결제란 무기를 갖고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장점이 많다. 한국MS와도 협력을 진행중이다.

bf_kimsb김상범 : 애플은 앱스토어만 독점 운영하는 건가.

서진호 : 그렇다. MS는 플랫폼 사업에 제일 먼저 투자한다.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인다. 제조사도 생태계군이고 망사업자도 마찬가지다. MS는 PC에서 보유한 수많은 제휴사가 있다. 우리에겐 큰 우군이다. 뿌리가 같은 OS이니, 개발도 훨씬 쉽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면 매킨토시를 구매해야 하는데, 우리는 쓰던 PC에서 그대로 개발하면 된다.

도안구 : 스마트폰이 통신 서비스에 결합할 땐 RTOS용 애플리케이션보다 개발 속도가 단축되나?

박형진 : 위피가 폐지됐다. 위피는 RTOS 위에 올라간다. 단말기 구조가 바뀌면 위피도 다 뜯어고쳐야 한다. 흔히 ‘포팅’이라고 말하는 작업인데, 소스코드까지 다 고쳐야 한다. 윈도우 모바일은 GPOS다. 단말기를 제조할 때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컨텐트 면에서도 글로벌하게 보면 스마트폰 컨텐트가 위피폰보다 훨씬 많다. 컨텐트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시간은 글로벌하게 소싱해 가져오면 훨씬 빠르다. 국내 위피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올리려다보면 대책이 없다.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개발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글로벌하게 검증된 서비스를 하나씩 끌어오면 된다.

김상범 : 하지만 그러다보면 이통사의 시장지배력이 약해지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박형진 : 사실 그런 측면도 있다.

김상범 : 그동안 국내 이통사의 폐쇄적 정책이 스마트폰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형진 :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통사가 소극적인 측면도 있었고, 윈도우 모바일폰이 기대에 못 미친 면도 있다. 스마트폰이 개방성을 특성으로 한다는 걸 이통사도 부정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예전처럼 폐쇄적 정책을 쓰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망 사업자도 모두 인지하고 있다. AT&T는 애플과 아이폰 독점계약을 한 것 뿐인데 결과적으로 불황기에 데이터 수익은 훨씬 늘었다. 애플에게 시장지배력은 빼앗겼을 지 모르지만, AT&T는 충분히 만족스런 장사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주도권 경쟁은 핵심에서 벗어났다.

현재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휴대폰 시장의 15% 수준이다. 장기적으로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선 스마트폰 계열로 가는 게 긍정적이라고 보고 라인업을 늘려가는 추세다. 제조사가 예전에 휴대폰 10대 중 스마트폰을 1대 만들었는데 지금은 4대를 만든다면 이통사도 어쩔 수 없다.

서진호 : 예전에 스마트폰이란 개념조차 희박할 때에도 가장 많이 쓰는 계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다. 그러다보니 일반 비즈니스 시장을 자연스레 겨냥했다. 아이폰은 10대도 많이 쓴다. 그러니 SW 업체도 더 편리하고 재미있는 걸 만들 수밖에 없다. 새 윈도우 모바일이 나오면 후발주자는 이를 분석해 더 좋은 걸 만들어야 하고, 안드로이드가 나오면 또 분석해서 더 나은 걸 만들어 보여줘야 한다. 윈도우 모바일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김상범 : 그럼 국내에선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모바일같은 GPOS를 직접 만들자는 얘긴 없었나?

서진호 : 리눅스가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OS를 만드는 게 예전처럼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끝까지 추진하는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업은 수익을 내야 하므로 목숨 걸고 추진하는데 학술단체나 정부는 아무래도 기업보다 동인이 떨어질 수 있다. 사양을 만들고 공개하는 데까진 되는데 비즈니스 단계까지 넘어가는 게 쉽지 않다.

김상범 : 결국은 기술이 아니라 시장 문제란 얘긴가?

박형진 : 그렇다. 제조사 입장에선 만들어봤자 많이 안 팔리는 제품이니, 애당초 많이 생산하지 않았다. 회사로선 지금까지 스마트폰에 덜 투자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일반 이용자도 굳이 스마트폰 필요성을 못 느낀 면도 있었다. 일반 기능폰에서도 웬만한 기능은 됐으니까.

김상범 : 소비자 입장에선 스마트폰이 단말기 자체도 좀 비싼데 월 이용 비용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박형진 : 요즘 지하철에서 아이팟터치를 쓰는 젊은이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단말기 가격만 30만원 정도다. 그 친구들은 대개 햅틱2같은 단말기나 넷북, PMP도 함께 들고 다닌다. 통신요금이 아까운 사람에겐 스마트폰이 적합한 제품은 아니다. DSLR 이용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통신요금을 지불하더라도 자기 가치를 찾거나 만족하는 사람에겐 문제가 안 된다. 아이폰으로 맥주 마시는 ‘iBeer’란 애플리케이션이 있었는데, 3달러 정도의 유료 애플리케이션임에도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내려받았다. 그저 남들에게 한 번 보여주려고 돈을 내고 내려받는다. 자기만족하거나 남에게 과시하려면 어떻게든 스마트폰을 잘 활용해야 하고, 그러려면 투자는 불가피하다.

서진호 : 그래도 국내 이통사 데이터 요금제는 아직도 비싸다. 스마트폰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이통사가 좀 더 요금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주면 좋겠다.

박형진 : 이통사로서도 좀 더 좋은 요금제를 제공하고 싶은데 대내외 경쟁환경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bf_toag도안구 : 우리나라는 MS 윈도우 모바일이 탑재된 스마트폰 일색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MS 윈도우 모바일 담당자들은 긴장을 안 해도 되는 건가? 또 SK텔레콤 입장에선 안드로이드에 리모, 노키아까지 수많은 모바일 OS가 나오니까 머리가 너무 복잡할 듯하다.

서진호 : 그런 현실이 곧 온다. 윈도우 모바일이 잘 한 것은 SK텔레콤이나 KT 등과 파트너 상생을 잘한 것이다. MS 입장에선 수많은 OS의 등장이 도전인 건 맞다. SK텔레콤 입장에서도 윈도우 모바일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다양한 OS를 적용하고 데이터 수익사업을 해야 한다. 그럼 MS는 뭘 해야 하나. 지금까지 상생 시스템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거다. 그런 점에서 SK텔레콤이나 MS는 같은 길을 가는 거다. 물론 우선은 스마트폰 시장이 커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다른 경쟁사 스마트폰이 나오는 건 환영할 일이다.

김상범 : 아이폰은 들어오나.

박형진 : 아무도 모른다. 이통사에서 일하는 저도 전혀 예측할 수 없다.(웃음)

김상범 : 그럼 현재 우리나라에는 윈도우 모바일 외에 다른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없나?

박형진 : 블랙베리가 있다. 조만간 안드로이드폰도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시장 논리에 의해 정리가 될 전망이다. 예컨대 팜은 예전보다 상당히 세력이 약해졌다.

도안구 : 아이폰도 써보셨을 텐데. 직접 써보니 어떤가?

서진호 : UI가 새롭다. 그걸 위해 투자를 많이 하고 관련 업체도 인수했다. 윈도우 모바일도 얼굴(UI)을 바꾸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결국 소비자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플랫폼은 사라진다. MS도 그래서 플랫폼에 계속 투자하고 생태계를 확대하는 것이다.구글도 똑같이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란 생태계를 밀고 있다. 결국 성패는 얼마나 많은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느냐이다.

김상범 :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얼마나 되나?

박형진 : SK텔레콤만 보면 PDA폰 빼고 스마트폰 이용자가 25만대 정도다. LG텔레콤과 KTF쪽 규모는 정확히 모르지만, 대략 이통 3사를 합하면 50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서진호 : 국내 전체로 보면 구버전까지 포함해 70만대 정도로 커뮤니티쪽에선 추산하고 있다.

도안구 : 블랙베리도 국내에 들어왔는데, 기업시장이 더 커질 확률은 없나?

서진호 박형진 :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서진호 : 문화적 차이다. 국내에선 휴대폰으로 e메일을 보내느니 전화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박형진 :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이후 법인폰이 거의 사라졌다. 임원이나 방문판매 사원 등 특정 직위를 빼고는 법인폰을 제공하지 않는 추세다. 외국 기업은 직원이 입사하면 회사 명의의 휴대폰을 하나씩 내준다. 회사에서 업무 도우미로 주는 휴대폰인데 일반 기능폰 주겠나. 스마트폰 준다.

서진호 : 우리나라도 그런 마인드가 형성돼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자산처리나 여러 면에서 아직은 보수적이다. 스마트폰이 기업시장으로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선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가 채 안 되는 것이다.

김상범 : 할 말이 더 많은데, 정해진 시간이 다 됐다. 두 분 말씀 들으며 오늘 많이 배웠다. 나도 이참에 스마트폰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포럼 끝나고 두 분께 제품 추천을 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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